닥터 슬럼프 10화 후기 함께 나아가는 시간
- 문화/문화와 방송
- 2024. 2. 26. 09:40
요즘 JTBC에서 방영하는 주말 드라마 <닥터 슬럼프>를 무척 재미있게 보고 있다. 처음 드라마가 방영하기 직전에 의학 드라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 <슬기로운 의사 생활> 같은 느낌의 작품이거나 혹은 <낭만닥터 김사부>와 같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두 작품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그리는 의학 드라마였다.
이름 그대로 '슬럼프'에 빠진 '닥터(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였다. 고등학교 때 라이벌로 지냈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의사가 되어 재회했을 때 두 사람은 모두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남자 주인공은 잘 나가던 성형외과 의사에서 의료 사고로 바닥으로 추락했고, 여자 주인공은 갑질을 겪으며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이 위험하고 흔들릴 때마다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보통 사람이 사랑을 하기 쉬운 시기는 자신이 힘든 상황에 있을 때 그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을 때라고 말한다. 남자 주인공 여정우와 여자 주인공 남하늘 두 사람의 슬럼프는 그 시기였다.
누구에게 차마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자신의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그동안 노는 방법이나 노는 것을 몰랐던 남하늘이 여정우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웃고, 지쳤던 마음을 회복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그리고 여정우도 그렇게 남하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어려운 시간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 보내면서 슬럼프를 점차 극복하기 시작한다. 지난 드라마 <닥터 슬럼프 10화>에서 두 사람은 같은 수술실에서 한 명은 성형외과 의사로, 한 명의 마취과 의사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서 여정우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에 이유가 필요하다면 너보다 더 큰 이유는 없어."
이 대사를 드라마로 보았을 때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두 사람의 그린라이트는 일찌감치 켜져 있었지만, 두 사람이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이 멋졌다. 아마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달달하다고 느끼는 게에 그치는 게 아니라 멋지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좋은 연인이라는 것은 한쪽이 한쪽을 일방적으로 의지하고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연인이라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지지해 줄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가 종종 볼 수 있는 연인 관계가 틀어져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리는 일은 그런 관계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닥터 슬럼프 10화> 마지막 장면에서 볼 수 있는 다음회 예고를 본다면 남하늘의 독백을 통해 "예전엔 미처 몰랐다. 별 거 아닌 일들이 다, 우주만큼 크게 다가온다. 연애를 하니 사소한 일들이 별처럼 반짝인다."라는 대사를 들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될 여정우와 남하들의 앞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이야기는 추후 방영될 드라마 <닥터 슬럼프 11화>를 보도록 하자. 멜로 드라마라고 해도 그냥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공중파에서 볼 수 있는 재벌집과 가난한 집의 막장 사랑 이야기가 아닌, 아주 건강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드라마 <닥터 슬럼프>는 더 좋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아직 드라마 <닥터 슬럼프> 시리즈를 보지 않았다면 꼭 한번 이번 기회에 볼 수 있도록 하자. 드라마 <닥터 슬럼프>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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