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들을 통해 본 그 시절의 공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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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년들' 중에서

 시간이 허락하면 직접 영화관을 찾아보고 싶었던 영화 <소년들>을 며칠 전 IPTV에 공개된 VOD를 구매해서 시청했다. 이 영화 <소년들>은 '완주 사례 나라 슈퍼 사건'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오랜 세월 동안 살인 누명을 쓰고 살다가 박준영 재심 전문 변호사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누명을 벗은 사건이다.

 

 영화 <소년들>을 본 박준영 변호사는 사실에 의거해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 호평했다고 한다. 현재 누적 관객수 천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었다지만, 아무래도 영화 <소년들>은 <서울의 봄>과 비교한다면 볼거리가 떨어지다 보니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영화 <소년들>도 영화 <서울의 봄>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들여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슈퍼 살인 사건을 기반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오는 과정이 탄탄하게 잘 갖춰져 있고, 억울하게 살인죄 누명을 쓰고 살아야 했던 소년들이 재심을 준비하면서 겪는 갈등이 잘 그려져 있다. 이 소년들은 어른들의 욕심에 희생되었을 뿐이었다.

 

영화 '소년들' 중에서

 지금은 개선이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이 공신력을 불신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무리 오늘날 권력을 쥔 사람들이 공정하게 권력을 휘둘러도 과거 군부 독재 시절부터 이어진 그 핍박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쉽게 믿지 않는 것이다. 영화 <소년들>에 담긴 억울하게 살인죄 누명을 썼던 소년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본다면 현빈을 취조하던 어느 인물은 "어이, 틈이 있어야 못이 들어간다고 생각해? 못을 박으면 틈이 생기는 거야. 여기는 못 박는 곳이야. 증거 따위 없어도 얼마든지 죄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 말이야."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은 북한만이 아니라 군부 독재의 영향을 받아 공권력이 강했던 한국도 다르지 않았다.

 

 오랜 세월 동안 피해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노력했고, 억울한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적도록 법을 개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불철주야 노력했다. 그런 사람들 덕분에 소년들은 살인죄 누명을 마침내 벗을 수 있었고, 그 이야기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이렇게 영화 <소년들>로 제작될 수 있었다.

 

영화 소년들 포스터

 나는 지금은 졸업한 대학교에서 특강을 위해 찾은 박준영 변호사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박준영 변호사는 영화 <소년들>의 바탕이 된 완주 삼례 나라 슈퍼 3인조 강도 살인 사건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 들었던 이야기가 정말 있는 그대로 옮겨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 <소년들>은 재현율이 높았다.

 

 물론,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 검사와 형사들의 이야기는 많은 부분이 각색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사건의 진범이 자수를 했어도 검사가 그 사건을 덮었던 사실까지 영화 <소년들>은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었다. 대학교에서 박준영 변호사의 그 이야기를 들은 게 2017년의 일이었는데, 설마 2023년에 다시 그 이야기를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놀라우면서도 신기했다. 영화 <소년들>을 보고 나서 블로그에 박준영 변호사의 강의를 듣고 후기를 올린 게 있어 검색을 해봤더니, 그때 내가 박준영 변호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자세히 정리해서 적어 놓은 걸 보고 웃음이 지어졌다.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렇게 변함없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다.

 

 영화 <서울의 봄>이 크게 흥행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IPTV VOD를 통해 영화 <소년들>도 한 차례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소년들>은 <서울의 봄>과 다른 의미로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야 할 공권력의 폭력을 기록한 영화이니까. 부디 오늘은 억울한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더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년들
이것이 무슨 수사여? 똥이제! 1999년 전북 삼례의 작은 슈퍼마켓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의 수사망은 단번에 동네에 사는 소년들 3인으로 좁혀지고,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내몰린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수감된다. 이듬해 새롭게 반장으로 부임 온 베테랑 형사 '황준철'(설경구)에게 진범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그는 소년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재수사에 나선다.하지만 당시 사건의 책임 형사였던 '최우성'(유준상)의 방해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황반장'은 좌천된다.그로부터 16년 후, '황반장' 앞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윤미숙'(진경)과 소년들이 다시 찾아오는데…
평점
8.1 (2023.11.01 개봉)
감독
정지영
출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김동영, 김시운, 유수빈, 조현도, 김경호, 김도엽, 서인국, 배유람, 박희진, 한수연, 하도권, 이호철, 이정현, 윤병희, 이요섭, 정예진, 이예원, 윤설, 이가경, 서예화, 조유하, 정원중, 박철민, 노진원, 조진웅, 박소이, 박원상, 이광연, 윤진영, 김재록, 주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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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재심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연대다." 대학에 다니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대학에서 개최하는 특강을 통해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명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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