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릭터'가 보여준 강렬한 스릴러의 재미
- 문화/문화와 방송
- 2022. 10. 22. 08:53
지난 목요일에 나는 오랜만에 가까운 영화관 롯데시네마를 찾아 영화 <캐릭터>를 보고 왔다. 영화 <캐릭터>는 일본 영화이다 보니 아직 한국에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는 영화였다. 하지만 영화 배급사가 공개한 PV 영상을 본다면 해당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개봉 날짜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영화 <캐릭터>를 보았다.
영화 <캐릭터>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장면 그대로 만화를 그리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인공 야마시로는 유명 만화가의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자신의 만화를 그려서 만화가로 정식 데뷔를 하는 것을 꿈꾸는 만화가 지망생이었다. 그가 그린 만화는 몇 번이나 입선을 하거나 가작으로 선정이 되기는 해도 정식 연재 데뷔는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그림 실력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뛰어나도 만화의 필수적인 '캐릭터'가 약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체로 재미있게 보는 만화는 항상 눈을 사로 잡는 캐릭터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 캐릭터는 주인공일 수도 있고, 히로인일 수도 있고, 주인공과 히로인이 함께 상대해야 하는 악역일 수도 있다. 그런 강렬한 캐릭터를 갖지 못했던 거다.
하지만 어느 사건으로 주인공 야마시로의 작품에는 유례 없는 강렬한 인상을 지닌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캐릭터는 바로 4인 가족을 잇따라 살해하는 연쇄 살인마로, 이 캐릭터가 등장하게 된 계기를 두고 시작되는 이야기가 바로 영화 <캐릭터>다. 야마시로가 만화에 그린 연쇄 살인마 캐릭터는 실제로 그가 작품에서 목격한 연쇄살인마였다.
야마시로가 해당 살인마를 만났던 건 아주 작은 우연이었다.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서 배경으로 그릴 집이 필요해서 그는 늦은 저녁에 어느 저택의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그 저택에 발을 들이게 되는데 그곳에서 목격한 곳이 바로 너무나 끔찍한 4인 가족 살해 사건 현장과 4인 가족을 살해하고 떠나는 범인의 모습이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런 사건을 목격했을 경우 심각한 패닉에 빠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졌을 것이다. 주인공 야마시로 또한 처음에는 패닉에 빠진 상태에서 축 쳐진 상태로 있다가 그는 펜을 잡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적 없는 유례없는 4인 가족 살해 사건의 현장과 그곳에서 우연히 목격한 강렬한 살인마의 모습을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야미시로가 그리기 시작한 만화 '34(34살의 형사들이 모여 4인 가족 연쇄 살인범을 좇는 만화다)'는 크게 히트하면서 만화가 지망생 야마시로를 인기 만화가로 성장시킨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만화 '삼수사'를 보면서 진짜 연쇄 살인범 모로즈미가 그의 만화를 모티브로 재차 4인 가족 연쇄 살인을 벌이기 시작한 게 큰 문제가 되었다.
모로즈미는 야마시로가 그리는 만화의 4인 가족 연새 살인 사건을 현실에서 재현할 뿐만 아니라 직접 야마시로를 찾아가기도 한다. 이 모든 순간들이 아주 입에 침이 마르게 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 그려져 영화 <캐릭터>를 보는 몰입도를 높였다. 그리고 현실에서 연쇄 살인마 모로즈미를 쫓는 형사들의 모습도 무척 흥미롭게 그려졌다.
영화 <캐릭터>는 흥미로운 스릴러 사건을 그리는 동시에 '캐릭터'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하는 영화였다. 모로즈미가 일으킨 사건을 통해 '대거'라는 캐릭터를 만든 야마시로, 야마시로가 만든 캐릭터 '대거'를 보며 재차 4인 가족 연쇄 살인을 일으키는 모로즈미. 영화를 보면 우리는 야마시로와 모로즈미 두 캐릭터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그린 만화 '34'는 실제로 일본 유명 만화가 후루야 우사마루와 에노 스미가 참여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거기에 한국에서 종종 일본 영화를 본 사람들도 잘 아는 배우 오구리 슌을 형사로 만나볼 수 있고, 일본의 스타 배우로 손꼽히는 스다 마사키와 후카세 사토시가 열연을 펼치는 만큼 볼거리가 다양한 영화였다.
만약 오늘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려고 한다면 나는 이 영화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영화 <캐릭터>는 45회 일본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인 만큼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 더욱이 평소 일본 영화와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 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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