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수리남, 명배우들이 이끈 실화 바탕 범죄 드라마
- 문화/문화와 방송
- 2022. 9. 11. 23:28
오늘 월요일(11일)은 오후부터 밤까지 약 6시간 동안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을 보는 데에 시간을 할애했다. 원래는 이 드라마를 볼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들과 주고받는 단체 카카오톡방을 통해서 친구 한 명이 지금 드라마 <수리남>을 보고 있는데 너무 재밌다는 호평을 해서 한 차례 보고 싶은 호기심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점심으로 피자를 시켜 먹으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을 틀었는데, 처음에는 주인공 강인구 역할을 맡은 하정우가 보여주는 '가장으로서의 삶'이 그려졌기 때문에 가족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강인구가 돈을 벌기 위해서 '수리남'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작은 나라로 향하면서 이야기는 180도 달라지게 된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강인구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로 바꿔 놓을 수 있는 귀인… 같은 범죄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 범죄자는 독재국가의 지도자와 손을 잡고 마약을 독점 판매하는 마약왕 전요환으로, 전요환을 연기한 황정민이 보여주는 모습은 실로 완성도가 놀라워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황정민, 진짜 대박!'이라는 감탄만이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은 그 마약왕 전요환을 통해 인생이 쫑칠 뻔했던 강인구가 국정원의 제안을 받아 전요환을 체포하기 위해 함정 수사에 동원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좋게 말한다면 국정원의 비밀 요원 혹은 국정원의 밀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연히 평범히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마약왕을 상대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단히 평범한 사업자라면 강인구는 아무리 국정원의 지시와 보호가 있다고 해도 결단코 마약왕 전요환과 맞서 대등한 협상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인구는 어릴 때부터 가장으로서 무게를 지니고 살아왔을 뿐만 아니라 단란주점(좋게 말하면? 그렇지만 그냥 유흥업소다)을 운영하며 갖은 인물을 상대하는 데에 이골이 난 인물이었다.
거기에 자신의 소중한 친구가 목숨을 잃은 데다가 자신이 수리남에 와서 하던 사업까지 전요환 때문에 망했으니 그에게 한 방 먹여주고 싶다는 호기로운 오기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면서 '강인구'는 국정원 팀장 최창호의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마약왕 전요환과 대등한 협상을 벌이게 되고, 그의 신뢰를 얻는 데에 성공한다.
드라마 <수리남>은 그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는 게 아니라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서 그리고 있어 이야기의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의 큰틀은 어디까지 국정원과 전요환의 밀당이었고, 그 밀당의 세기와 타이밍을 조절하는 중간 역할이 바로 강인구이기 때문에 이것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덕분에 드라마를 보는 우리 시청자도 강인구가 확실한 명분을 쌓아가는 동시에 전요환의 신뢰를 얻으면서도 중국 마약상 첸진에게 적절히 이간질을 시키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이게 만약 2시간 짜리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영화 <범죄도시2> 같은 느낌으로 제작되어 빌런 전요환과 국정원의 대담한 승부수 대결로 그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수리남>은 어디까지 각 회당 1시간에 육박하는 분량을 가지고 있는 총 6회로 구성된 드라마였다. 그렇다 보니 조금 더 시간을 들여야 하는 부분은 세밀하게 시간을 들여서 보여주고자 했고, 확 치고 나오지는 않아도 천천히 고조되는 긴장감이 주는 그 재미에 우리는 입맛을 충분히 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드라마를 보았다.
연휴 마지막 날인 월요일(12일)을 맞아 쌓인 명절 피로를 풀기 위해 그냥 TV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을 1회부터 6회까지 모두 한꺼번에 시청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실제 사건을 찾아 대조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 사건을 찾아 본다면 우리는 드라마 마지막에서 볼 수 있는 전요환 목사가 받은 형량이 어처구니 없어서 헛웃음이 새어 나올지도 모른다. 그만한 일을 저지르고도 고작 10년? 차라리 마약왕으로 살다 죽게 내버려 두거나 미국에서 처벌을 받게 해서 100년 정도는 형량을 받아야 마땅한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아닐까?
그리고 드라마 <수리남>을 보다 보면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사건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 사건 중 하나는 전요환 목사가 자신을 숭배하는 신도들을 늘리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가스라이팅을 한 사건으로, 이 사건은 며칠 전에 뉴스를 통해 보도된 브라질에 있는 한국인 집단농장의 사이비 종교 돌나라를 떠올리게 했다. 와, 진심 소름이 돋았다.
아마 이러한 사건은 사건기록이 존재했던 과거의 사건 혹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허구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이비 종교를 통한 사람들의 세뇌는 한국의 대표적인 몇 종교 단체만 보더라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정도면 현실이 더 영화 같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감상을 해보는 것도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을 보는 재미이니, 자세한 건 직접 드라마 <수리남>을 모두 감상하고 나서 직접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적어도 나는 드라마를 보는 데에 할애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드라마의 내용 자체도 재밌었고, 드라마를 장식한 명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곳 없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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