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담은 거북선의 위용과 학익진
- 문화/문화와 방송
- 2022. 7. 27. 14:19
영화 <명량>의 뒤를 이어 누적 관객수 1000만 돌파를 목표로 하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오는 7월 27일(수)을 맞아 정식 개봉을 했다. 이순신 장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영화인 만큼 많은 사람이 영화관을 찾아 한 번쯤은 영화를 볼 것으로 생각하지만, 영화 <명량>이 개봉했던 2014년과 <한산> 개봉한 2022년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누적 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영화 <명량>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유행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입소문을 타고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하지만 현재 2022년은 코로나가 아직도 종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여름을 맞아 다시금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영화 <한산>의 흥행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코로나가 다시금 유행을 하고 있어도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움켜쥘 수 있는 그런 완성도를 자랑한다면 충분히 영화관을 사람들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너무나 큰 기대를 하기보다 적당히 기대를 하고 보았을 때 비로소 만족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면서 적어도 10번은 들어보았을 한산도 대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순신이 올린 승리 중에서 적의 해상 보급로를 끊기 위해서 거북선을 활용해 적의 1/2 정도가 되지 않는 병력으로 적을 압도하며 승리한 한산도 대첩은 일본의 전선이 크게 휘청이는 결과를 낳은 전쟁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통해서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쟁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내용의 절반 이상이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려진 탓에 무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영화 <명량>도 내용의 절반 정도는 군영 내에 있는 내부 갈등을 규합해 적과 싸우기 위한 준비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태로 해당 장면들이 그려지면서 이후 벌어질 싸움을 기대하게 했다.
반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같은 경우에는 그런 긴장감이 살짝 약한 느낌이었다. 일본과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순신 진영에서 원균이 작게 내부 갈등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특별히 무언가 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린다거나 그렇지 않아도 수세에 몰린 전황이 더욱 절망적으로 변하는 모습은 없었기 때문에 큰 반전을 기대하게는 요소가 없었다.
오히려 일본 진영에서 와키자카 진영과 가토 진영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전장으로 임하는 와키자카를 연기한 변요한의 모습에 감탄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시사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개되었을 때도 와키자카를 연기한 변요한의 치밀한 연기가 돋보였다는 칭찬이 많았는데, 확실히 영화 <한산>은 변요한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렇게 소소한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인 끝에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드디어 지루한 시간을 보답받을 수 있는 한산 대첩이 펼쳐진다. 견내량이 매복한 일본군을 끌어내기 위해서 소수의 함대가 출격해 유인전을 펼치는 장면을 비롯해 우리가 익시 이름만 들었던 학익진 전략으로 한산도에서 일본군을 몰살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약 2시간에 달하는 분량을 가진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해당 장면을 보기 위해서 지루한 전반과 중반을 모두 참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종반에 해당하는 와키자카가 이끄는 함대와 이순신의 함대가 부딪히는 장면은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거북선의 활약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영화관에 앉아 있으면서 지루했던 시간을 꾹 참은 보답을 한산도 대첩이 그려지는 장면들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받고도 남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익진을 펼쳐 대승리를 거두는 장면도 조금 여러 인물을 번갈아 가면서 초점을 맞추다 보니 어지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영화 <명량>과 비교한다면 이 장면이 나는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꼭 한 번 정도는 볼 만한 영화다. 흔히 말하는 '국뽕'이 막 가슴에서 샘솟을 수 있는 영화인 동시에 많은 사람이 당시의 임금 세조보다 훨씬 더 위인으로 뽑는 이순신 장군이 펼친 기막힌 전술로 완성된 한산도 대첩의 승리는 우리의 가슴을 웅장하게 해 주었다. 역시 한국 역사 영화는 이런 맛으로 보는 법이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호불호가 다소 나누어질 수 있는 구도로 짜여져 있는 데다가 영화 <명량>이 개봉했던 시절과 상황이 많이 달라 누적 관객수 천만을 돌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영화 <범죄도시2>가 작품의 완성도와 입소문으로 천만을 돌파했으니, 영화 <한산: 용의 출현>도 내심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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