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그림 같았던 밀양 삼문동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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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화요일 어머니와 함께 외할머니 집이 있는 밀양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외할머니 집에서 일을 다 마친 이후 밀양까지 온 김에 밀양에서 사람들이 자주 찾는 유명 벚꽃길을 찾아가 보기로 하면서 찾은 곳이 바로 밀양 삼문동 벚꽃길이다. 이곳 밀양 삼문동 벚꽃길을 밀양 3대 벚꽃길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는 명소 중 하나다.

 

 밀양 삼문동 벚꽃길은 강과 아파트 단지를 양옆으로 끼고 산책로와 함께 쭉 벚나무가 심어져 있는 길을 걸어볼 수 있는 길로, 주자창에 차를 주차하러 가는 순간에도 '와, 진짜 멋지다'라는 감탄이 나오는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이후 볼 수 있는 풍경은 마치 그림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 벚나무 아래에서 삼삼오오로 모여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차를 주차한 이후 볼 수 있었던 밀양 삼문동 벚꽃길의 모습은 마침 해가 기울기 시작한 시간이라 더욱 그 풍경이 두드려졌다. 흔히 사진은 빛을 활용한 예술이라고 말하는데… 딱 오후 5시가 넘어간 당시에는 굳이 우리가 빛의 양과 구도를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스마트폰을 꺼내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는 순간 예술이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벚나무 아래에서 삼삼오오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거기에 자연스럽게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벚나무들이 기울고 있는 해의 빛을 받아 보여주는 모습은 누구나 다 무심코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 한 장을 찍게 하는 놀라운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 밀양 삼문동 벚꽃길의 산책로

 

 이곳 밀양 삼문동 벚꽃길은 차도를 끼고 도는 산책로와 강을 끼고도는 산책로 두 가지가 있다. 어느 산책로를 돌아도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당시 어머니와 내가 차를 주차한 곳은 아래에서 도는 것보다 차도를 끼고도는 산책로를 돌았을 때 볼 수 있는 벚꽃과 풍경이 더 좋았기 때문에 차도를 낀 산책로를 걸어보았다.

 

 이 산책로를 걸으면서 볼 수 있는 벚꽃과 벚꽃이 핀 벚나무 아래에서 돗자리를 깔고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모든 고민을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 밀양 삼문동 벚꽃길의 풍경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나는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찍기 위해서 걷다 보니 어머니가 문득 "저기 봐라. 전부 남녀, 남녀, 남녀, 남녀다. 니는 언제 여자랑 이런 데 와볼래?"라며 살아온 나이=솔로 경력인 나에게 잔소리를 하시기도 했지만, 이런 풍경은 꼭 굳이 남녀 연인끼리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혼자 보더라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혼자 천천히 산책로를 걸어보면서 지는 해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벚꽃을 감상하며 벚나무 아래에서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무엇보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역시 사람은 끼리끼리 다니는 것보다 혼자서 이런 곳을 걸어보는 시간이 있어야 우리는 잠시 '관계의 굴레'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치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함께 밀양 삼문동 벚꽃길을 방문했던 어머니와 이모 두 사람은 차도를 낀 산책로가 아니라 강을 낀 산책로를 걷겠다며 내려가셨고, 나는 차도를 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 보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어쩌면 이렇게 산책로를 걸으며 볼 수 있는 풍경이 그림 같은 건지 모르겠다. 익숙한 풍경이 아니기에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 밀양 삼문동 벚꽃길의 풍경

 

 이곳 산책로를 걷다 보면 나처럼 혼자서 걸어보는 사람들의 모습만이 아니라 가까운 회사에서 휴식 차 여럿이서 함께 나온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차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벚꽃을 감상하거나 혹은 창밖으로 스마트폰을 내밀어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정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 밀양 삼문동 벚꽃길과 이어진 밀양강둔치공원

 

 한쪽 산책로를 따라 내가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은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하다 다시금 주차장으로 갈 때는 차도를 낀 산책로가 아니라 강을 낀 산책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 밀양강을 낀 공원의 산책로는 양옆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아래를 걷는 것과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걷는 재미가 있었다.

 

▲ 밀양 삼문동 벚꽃길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일부 공간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온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마치 동화 속 풍경처럼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건 바로 이런 풍경이 아닐까. 정말… 벚꽃잎이 흩날리는 벚나무를 멀리서 지켜보거나 벚나무 아래를 걷거나 잠시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흔히 우리는 행복은 너무나 멀리 있어서 요원한 것이라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지만, 이곳 밀양 삼문동 벚꽃길을 걷다 보니 세상 고민은 뒤로 하고 일단 눈앞에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을 즐기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게 행복인가 싶었다. 이러한 풍경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것 자체가 행운과도 같았다.

 

 평일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다소 걱정을 했지만, 오는 주말까지 비가 거의 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오는 주말을 맞아 밀양 삼문동 벚꽃길을 방문해도 위와 같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일부 벚나무에서는 벚꽃이 다 피지 않는 모습도 있었는데, 딱 지금이 올해 마지막 벚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밀양과 가까운 경남에 거주하고 있거나 혹은 오랜만에 KTX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는 밀양의 3대 벚꽃길 중 하나인 밀양 삼문동 벚꽃길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내가 블로그에 업로드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눈으로 보는 게 훨씬 더 환상적이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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