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밀면 맛집 해운대 제면소에서 올여름 첫 밀면을 먹다
- 일상/일상 다반사
- 2021. 8. 2. 08:59
내가 사는 김해와 인근 부산에서는 여름이면 꼭 한번 먹어줘야 하는 음식으로 밀면을 꼽는다. 밀면은 냉면과 달리 밀로 만든 면을 활용해서 시원하게 냉면과 같은 형태로 먹는 음식으로, 부산에서 처음 만들어져서 부산과 인근 경남 지역에서 먹을 수 있는 지역 명물로 손꼽히는 메뉴 중 하나다.
서울 친구 한 명은 "난 솔직히 냉면보다 밀면이 더 맛있는 것 같아. 넌 안 그래?"라고 전에 한번 물었던 적이 있는데, 나는 솔직히 말해서 둘 다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냥 여름이면 냉면이나 밀면을 일종의 의무감을 가지고 한두 번 정도 먹는다고 해야 할까? 딱 그 정도의 수준에서 먹을 뿐이다.
올해는 아직까지 밀면을 먹지 못하고 있다가 어머니와 함께 납품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밀면으로 먹고자 했다. 처음부터 밀면을 먹을 생각이 아니라 다른 가게에 가려다 주차장에서 '해운대 제면소'라는 간판에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어머니와 함께 이번 여름을 맞아 아직 먹지 못한 밀면을 먹기로 했다.
▲ 밀면은 늘 이렇게 7천 원이 되지 않는 가격이다
원래는 다른 가게를 가려고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던 건데, 간판이 눈에 띄어서 이번 여름 첫 밀면을 먹기로 하면서 나와 엄마를 포함해 이모까지 세 명이서 해운대 제면소를 찾았다. 해당 가게는 포스기를 이용해서 각자 셀프 주문을 하는 시스템으로 굳이 메뉴판을 바라볼 필요 없이 포스기에서 바로 메뉴 확인이 가능했다.
해운대 제면소에서 판매하는 밀면 메뉴는 물밀면, 비빔밀면, 물비빔면(물이 좀 있는 비빔밀면)과 함께 찐만두와 교자 만두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뭐, 어느 밀면 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메뉴 구성이었다. 나와 어머니와 이모 세 사람은 모두 물비빔면으로 메뉴를 통일하고 교자 만두 한 개를 반찬으로 추가 주문했다.
▲ 곱배기는 양이 어마어마했다
당시 배가 상당히 고팠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오랜만에 곱빼기를 먹어볼까?' 싶어서 물비빔면 곱배기를 주문했다. 곱빼기로 주문하면 면이 두 덩어리 들어가 있는데, 이게 정말 양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한 그릇을 다 먹는 일이 어려웠다. 밀면은 곱빼기로 먹으면 맛도 떨어지고 양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걸 깜빡 잊고 있었던 거다.
보통 이런 밀면은 곱배기가 아니라 표준으로 시켜야 거기에 맞춰진 양념과 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면이 많아지면 양념의 양도 애매해질 뿐만 아니라 면이 너무 많아 솔직히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을 수밖에 없다. 너무나 더운 날에는 물밀면을 시켜서 시원한 맛으로 먹는다고 해도 당일은 그렇지가 않아서 나는 맛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대신 함께 식탁에서 밀면을 먹고 있는 어머니와 이모는 제법 맛있다면서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 밀면을 드셨다. 다소 밀면에 까다로운 어머니와 이모가 맛있다고 했으니 밀면 자체의 양념과 면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단지 내가 곱빼기를 주문해서 먹는 바람에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없었던 것뿐이다. (쓴웃음)
▲ 만두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주문한 만두도 밀면과 함께 먹으면 그 조화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내가 주문한 건 교자 만주인데 당시 식탁 위에 오른 건 찐만두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걸 밖으로 나와서 다시금 영수증을 확인하다가 '어? 맞다! 난 교자 만두를 주문했었는데!'라며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다. 참, 사람이라는 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찐만두도 만두피가 얇은 데다가 내부에는 만두소와 육즙이 가득 차 있어서 무척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곱배기로 주문한 밀면은 나에게 그냥 그런 맛을 잘 느낄 수 없는 맛이었지만, 찐만두 하나만큼은 분명히 맛있다는 걸 혀로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해운대 제면소 김해점을 찾는다면 꼭 만두를 추가해서 먹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에 또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한번 해운대 제면소를 찾는다면 곱배기가 아니라 정량으로 밀면을 주문해서 꼭 교자 만두로 먹고 싶다. 역시 여름은 관행상 한 번 정도는 이렇게 밀면을 먹어줘야 '아, 여름이다'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오늘도 너무나 더운 여름이 이어지고 있으니 더위 조심하도록 하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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