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펜트하우스 시즌 3 8회가 의미하는 것
- 문화/문화와 방송
- 2021. 7. 31. 09:30
올림픽으로 인해 한 주 쉬고 돌아온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3 8회>에서는 괜스레 <펜트하우스 시즌 1>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 장면이 그려졌다. 그 장면 중 하나는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임하는 배로나와 하은별 등의 모습인데, 그녀들은 과거 민설아가 죽던 시기에 어른들이 입고 있는 유럽풍의 드레스를 입고 오디션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마 이 장면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와, 이거 완전 그때랑 똑같은데?'라며 <펜트하우스 시즌 1>을 떠올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에도 천서진과 오윤희는 보이는 쪽과 보이지 않는 쪽에서 갈등이 치열했는데, 이번에는 오윤희릘 대신해서 배로나가 천서진과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껏 천서진을 있는 그대로 쥐고 흔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배로나가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천서진에게 트로피를 받고, 포옹까지 직접 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천서진을 자극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이 '사이다'라는 발언을 아끼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하도 당하기만 했던 배로나였기 때문에 그녀가 하은별과 천서진 두 사람에게 통쾌하게 되갚아주는 장면을 보고 싶어 목이 말랐을 테니까.
그렇게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는 아이들이 성인으로 성장해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드레스를 입고 제2차전을 준비하는 모습을 통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쓰러뜨려야 할 악역은 여전히 천서진과 주단태라는 두 사람이 되었고, 오윤희 역할을 담당하게 될 배로나는 심수련과 함께 트로이 목마 역할을 자처한 주석훈과 함께 복수에 나설 것 같다.
▲ 심수련(이지아)에 대한 복수의 계기를 회상하는 천서진(김소연)
그리고 이어진 에피소드에서는 천서진이 심수련에게 왜 그렇게까지 악랄하게 복수를 하려고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 수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이유 또한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1>에서 그려진 장면 중 하나로, 재력으로 꺾은 오윤희와 달리 쉽게 꺾을 수 없었던 심수련을 악착 같이 이기고 싶었던 그녀의 자격지심이 있었다.
성공한 남편의 와이프이자 늘 모든 것에서 여유 있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준 심수련에게 천서진은 이유 없는 악의를 깊게 품고 있었던 거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오래전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악의>가 떠올랐다. 해당 작품을 읽어본다면 단순히 자신과 달리 너무나도 크게 성공한 전 친구를 시기 질투해 커다란 사건을 벌인다.
소설 <악의>에서 주인공이 벌인 사건은 단순히 전 친구의 목숨을 빼앗는 것만이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명예까지 모두 산산조각내려고 했다. 마치 지금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3>에서 볼 수 있는 천서진처럼 말이다. 참, 이렇게 돌아보면 사람이 자격지심을 통해 한 없이 커다란 악의를 품었을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당신의 마음 속에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깊디깊은 악의가 잠재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악의가 이길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게 되겠지요." (소설 <악의> 중)
자신의 모든 악의를 드러낸 천서진은 로건 리를 이용해서 심수련과 백준기, 주단태를 모두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로건 리의 손바닥 위에서 철저히 계산되어 있었다는 걸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 8회>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보여주면서 피의 복수가 시작될 다음 <펜트하우스 시즌3 9회>를 기대하게 했다.
과연 난공불략의 주단태와 천서진은 어떻게 무너지게 될까?
나는 개인적으로 천서진은 자신의 파놓은 함정에 스스로 빠져서 무너질 것 같고, 주단태는 오윤희와 관련된 경악할 만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 1회>에서 볼 수 있었던 그대로 자살을 통해 생을 마감할 것 같다. 아마 그 경악할 만한 진실은 오윤희가 사실은 어릴 때 죽은 줄 알았던 친여동생 '백준희'라는 진실이 아닐까?
과거 드라마 <유령>을 통해서도 난공불락의 악역인 조현민 역할로 출연한 엄기준은 자신이 저지른 되돌릴 수 없는 잘못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면이 엔딩으로 사용되었다. 두 드라마의 작가는 다르지만, 나는 어쩌면 그렇게 드라마 <펜트 하우스 시즌3>가 희대의 악역 중 한 명인 주단태의 마지막을 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어디까지 나의 개인적인 줏대 없는 추리이니 다음 주에 전파를 탈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 9회>를 기다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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