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하고 10년 동안 배울 수 있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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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이 끝나고 내가 제일 먼저 시작했던 일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이었다. 수능이 끝났으니 사람들은 이런저런 전략을 세워서 내가 가진 수능 점수로 어떻게 대학을 가야 할지 고민이 먼저였을 텐데, 나는 그런 고민을 하는 것보다 먼저 그동안 도전해보고 싶었던 블로그 운영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내가 블로그 운영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분명하지 않다. 그냥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블로그에 적힌 여러 글을 읽다가 '나도 이런 곳에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작은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평소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서 생각 없이 만들었던 인터넷 서점 블로그 등에 짧게 글을 써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가장 핫한 블로그 플랫폼으로 불린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나면서 나는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글을 써보고 싶었다. 당시 티스토리 블로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티스토리 블로거의 초대장이 필요했는데, 이 초대장을 받았을 때는 왠지 모르게 특별함을 느끼면서 얼른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그저 소소하게 내 일상과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썼다. 이후 내가 읽은 책의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면서 블로그는 점차 '책'을 주제로 확실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가지의 주제로 글을 쓰다 보면 어느새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다양한 글을 쓰는 데에 도전했다.

 

 블로그를 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해 사진과 글을 섞어서 에세이 형태로 글을 쓰기도 하고,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갖은 이슈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하면서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내가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했던 것은 바로 학교 폭력에 관한 일과 우리 학교의 현장과 관련된 문제였다.

 

 왜냐하면, 나는 학교 폭력을 당했던 피해자였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다. 학교 폭력은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는데, 사실 학교 폭력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 중 하나다. 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장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은 시끄럽게 떠드는 게 아니라 그 실상을 제대로 아는 일이었다.

 

 학교 폭력은 사건이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날 때도 피해자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지만, 사건이 종료된 이후 남아있는 후유증도 피해자에게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커다란 후유증을 준다. 나는 그 후유증으로 인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어려웠으며, 내심 속으로는 사람들 모두가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사람을 싫어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학교 폭력과 관련된 사건이 뉴스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어도 사람들이 진짜 중요한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내가 당했던 학교 폭력의 종류와 학교 폭력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후유증을 남겼는지 블로그에 글로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글들이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글을 읽기 시작했고, 해당 글이 티스토리 블로그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메인 화면에 게재되면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런 주목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글로 썼다.

 

 그렇게 글을 쓰면서 나는 무서워서, 아파서, 두려워서 외면하고만 있던 내 상처를 마주 보면서 차근히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지금도 그 당시만 떠올리면 이가 갈릴 정도로 화가 나기도 하고, 혹시나 살면서 그런 일을 또 다시 겪게 될까 봐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나는 조금 더 용기 내어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를 마주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는 블로그를 통해 내 인생에서 '처음'이라는 글자가 붙는 다양한 일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사적인 블로그 모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처음으로 나 스스로의 의지로 어떤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람이 싫은 내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은 사실 큰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곳에만 가도 복통이 심해서 행사가 개최되는 일정 동안 물만 마시면서 행사를 취재해서 블로그에 글을 썼다. 그리고 점차 나아지면서 이제는 행사가 개최되는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 함께 가볍게 음료를 마시거나 밥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나아졌다.

 

 만약 내가 블로그를 통해서 나를 마주보며 나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만약 인생에서 내가 도전해서, 시작해서 가장 값진 경험이 무엇이었는지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블로그를 시작한 일이라고 답할 수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저 한 없이 주변 사람과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기만 했던 시선이 달라졌고, 사람과 얽히는 일이 끔찍할 정도로 싫어서 사람을 피하던 내가 여러 행사에 참여해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을 품을 수 있었다. 이건 그야말로 '마법'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은 경험이었다.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나는 대학에 복학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지도 못했을 거다. 대학에 복학해 다양한 일본 홈스테이 프로그램과 인턴십 프로그램,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욕심도 품지 못했을 거다. 만약 그 모든 것을 하지 않고, 할 수 없는 상태로 삶을 살았다면 얼마나 내 삶이 재미가 없었을까?

 

 블로그는 내 인생을 바꾼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블로그를 통해서 나는 그동안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많은 응원을 받았고, 올해의 블로그로 5년 연속 선정이 되면서 더할 나위 없는 쾌거를 누리면서 나는 조금 더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은 진짜 20대 청춘이 될 수 있었다.

 

 올해 2021년으로 나는 내가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로 약 10년 하고도 5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여전히 나는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면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내 꿈은 나만의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해 성공하는 일이다.

 

 이 일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보다 조금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에 도전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비록 재능 있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성장이 더뎌서 고민에 빠질 때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이 일을 통해서 잘 해내고 싶다. 이런 욕심을 품게 된 것도 모두 블로그 덕분이다.

 

 블로그를 운영해서 자리 잡고 제대로 결과를 만드는 데에는 약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유튜브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고 이제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내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할 것이다. 아직은 조금 더 이 도전을 이 악물고 늘어질 생각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10년 동안 나는 처음으로 하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이제는 처음으로 내 얼굴을 드러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소개하는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고 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처음으로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그때도 분명히 두려움이 앞서겠지만, 그래도 나는 계속 도전해서 결과를 손에 쥐고 싶다.

 

 이 도전을 응원해준다면 진심으로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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