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담보, 참된 가족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다
- 문화/문화와 방송
- 2020. 10. 29. 08:42
지난달 영화관에 개봉했을 때부터 꼭 한 번 영화관을 찾아서 보고 싶었던 영화 <담보>가 VOD로 올라와 있길래 IPTV를 통해서 보았다. 영화 <담보>는 영화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성동일이 주연을 맡고 있고, 영화 <국제수사> 등에서도 큰 조연으로 활약한 김희원이 함께 출연을 했다.
영화 <담보>는 사채업자 밑에서 일하는 주인공 박두석(성동일 역)과 종배(김희원 역) 두 사람이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어떨결에 담보로 9살 소녀 승이(박소이)를 데려오게 된다. 승이의 어머니는 다음 날에 그녀를 찾기 위해 돈을 빌려서 그녀를 데리러 가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갈 수 없었다.
자신의 전 남편이 일하던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불법 체류자 신고를 하게 되면서 조선족인 승이의 어머니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강제 송환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이고 말았던 거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안 두석은 이미 홀로 도망친 승이를 찾아 헤매대가 부랑자에게 납치될 뻔한 승이를 구했다.
그렇게 두석과 종배, 승이 세 사람은 가족으로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승이의 큰 아버지라고 하는 사람이 승이 어머니가 빌린 돈을 갚은 이후 그녀를 데려가겠다고 했는데, 그 큰 아버지는 승이를 데려와서 도로 돈을 받고 팔아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승이가 팔려간 곳은 무려 룸싸롱이었다.
영화 <담보>는 어렵게 승이와 연락이 닿은 두석과 종배 두 사람이 룸싸롱에서 승이를 구해낸 이후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 승이가 초등학교에 가게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면서 이제 완전히 두석과 종배 두 사람은 가족이 되어 지내면서 함께 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
보통 이 과정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영화 <담보>는 그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하기 보다 빠르게 시간이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승이가 점차 어른이 된 모습을 빠르게 그렸다. 오히려 그 덕분에 영화를 보면서 ‘가족으로 산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는 감상을 할 수 있었다.
가족으로 함께 한 두석과 종배, 승이 세 사람은 피가 전혀 섞이지 않았어도 다른 가족들 이상으로 돈독한 가족이었다. 그 과정에서 두석과 승이 두 사람은 승이의 어머니로부터 연락을 받아서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장면도 있고, 승이가 자라서 두석을 “아빠”라고 부르게 되는 장면도 있다.
성동일이기 때문에 표현이 가능했던 감정 묘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영화 <담보>가 그리는 이야기에 끌려간 독자의 감정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두석이 승이로부터 “아빠”라는 말을 들은 이후 괜스레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다가 그녀를 데리러 가는 모습이 무척 가슴 깊이 와닿았다.
영화 <담보>는 두석이 승이를 데리러 가는 장면 이후 잠시 암전을 맞이한다. 어른이 된 승이가 종배와 함께 두석이를 찾는 에피소드가 영화 <담보>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그려진다. 어쩌다 담보로 맡아 딸처럼 한 소녀를 책임지고 기르면서 남에서 소중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담보>.
이 영화는 오늘날 재혼한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가정 폭력의 끔찍한 사건을 접하며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영화였다. 아마 현실에서도 이런 애틋한 가족은 드물지 않을까? 제 자식에게도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번번이 일어나는 비정한 오늘을 맞아 영화 <담보>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비록 극장에서 보지 못했지만 VOD를 통해 감상할 수 있었던 영화 <담보>. 오늘 당신에게 작은 따뜻함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영화 <담보>를 한번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장면에서 괜히 참지 말고 그냥 울어보자. 나도 모르게 가슴에 쌓인 상처가 조금은 여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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