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 문화/독서와 기록
- 2020. 10. 9. 09:12
운동. 어릴 적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싫어도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학교에 오갈 때는매번자전거를 타고 오갔고, 학교 내에서 있는 체육 시간에는 여러 가지 운동을 내 의사와 관계 없이 배우면서 다양한 운동을 했다. 그중에서 나는 배드민턴과 농구 두 가지를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집에서 왕복 약 3시간이 걸리는 길을 통학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걷기 운동이 되었다. 덕분에 나는 일부러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운동을 한 셈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나가는 일이 없어지자 조금씩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먹는 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데 운동량이 급격히 줄어드니 살이 무서운 속도로 찌기 시작한 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갈 때도 운동량이 줄어서 살이 찐 적이 있지만, 학교에서 일부러 살인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살이 빠졌고, 공익 생활 2년 동안에도 고생한 탓에 살이 쭉 빠졌다.
하지만 대학 4학년이 되어 수강 과목에 여유가 생기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어머니 일을 돕는다고 해도 온전히 집에서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운동량이 부족했다. 운동량이 부족해지니 살이 찌는 것만 아니라 몸 여기 저기가 아팠다. 특히 장시간 앉아 있다 보니 허리와 목이 너무나 아팠다.
그래서 나는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조금씩 스트레칭을 매일 아침마다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요가 영상을 통 해 배운 고양이 허리 자세만 3분 정도 하다가 이제는 90초 플랭크와 함께 고무 밴드를 활용한 동적 스트레칭을 섞어서 아침마다 하고 있다. 이게 하고 안 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었다.
이번에 읽은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의 저자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과 달라진 것은 자신의 몸이 건강해진 것을 느낀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동을 통해서 근육을 우락부락 키우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 하면 일어나는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운동의 진짜 효능은 살이 빠지는 것 혹은 자기 관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운동과 사랑에 빠지는 일의 진짜 효능은 ‘살이 찌든 빠지는 내가 내 몸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본문 21)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왜 그럴지 한번 생각해보았다. 그 이유는 바로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할 때 내가 들 수있는 덤벨의 무게를 늘려가고, 내가 10회를 겨우 했던 운동을 30회도 거뜬히 할 수 있으면 희열을 느끼게 된다.
마치 어릴 적에 내가 농구를 좋아해서 매일 같이 드리블과 3점슛을 연습하면서 주말마다 3점슛 50개 넣기 도전을 할 때 빗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었던 것과 같다. 운동은 어떤 의미로 보면 자기 도전에 해당한다.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보다 자기 도전을 이어가는 게 애착이 생긴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목적에 맞는 운동 방식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게 있어 가장 큰 목표는 더 많은 근육과 건강이다. 식이 조절에 있어 절도를 지키는 극기는 본받을 만한 것이지만 내게 가장 행복한 삶의 방법이 무엇일지에 따라 ‘클린한 식단’을 거의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그것마저도 운동을 아예 안 하고 그만두는 것보단 훨씬 나을 테다.웬만한 운동 관련 조언들은 다 겸허하게 받아들였지만, 식단과 관련해서만큼은 비장하게 내 의사를 전달했다. 행복한 삶, 지속 가능한 운동 라이프를 위해.
“쌤. 이것만큼은 물러설 수 없습니다. 홈런볼과 치느님은 내 삶의 이유예요. 대신 유산소 30분씩 할게요.” (본문 49)
사실 운동을 한다고 하면 식단 조절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게 정해진 규칙 중 하나다. 식단 조절 없이 운동만 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살을 빼거나 보기 좋은 몸을 만들 수 없다. 반대로 운동 없이 식단 조절만 할 경우 살은 뺄 수 있어도 보기 좋은 몸을 만들 수 없다. 그렇기에 두 가지 일은 함께 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바로 보아야 할 것은 ‘내가 운동하는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우리가 이 질문에 ‘나는 단기간에 살을 빼서 좋은 몸을 만들겠다’라는 대답이라면 극단적인 식단 조절과 함께 운동이 필수다. 그런데 ‘나는 그냥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가 대답이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운동을 해서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는 건 살을 빼서 탄탄한 몸을 가지겠다는 뜻과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는 목적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의 저자는 더 많은 근육을 붙여서 건강해지는 걸 1순위로 삼았다.
그렇기 때문에 닭가슴살을 먹더라도 1일 3끼를 닭가슴살을 먹으면서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식단 조절을 하면서도 평소 먹고 싶은 것을 먹고자 했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 그대로 치킨을 먹는 대신 유산소 운동 30분을 하면서 내가 먹은 에너지의 양만큼 소비를 하는 것으로 등가교환했다.
나는 이러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는 운동을 하면서 저자가 달라진 부분에 대해 읽어볼 수 있기도 하지만, 저자가 독자에게 운동을 반드시 해야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그저 저자가 운동을 좋아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털어놓을 뿐이다.
저자의 그 이야기를 책으로 읽고 있으면 ‘나도 가볍게 한번 시작해볼까? 내 몸을 내가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지만 저자가 책에서 말한 그대로 5~60분에 5~6만 원의 비용이 드는 PT는 솔직히 부담이 되어 그럴 수 없었다. 역시 일상 속에서 하는 운동이 제격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매일 1일 3회씩 하는 스트레칭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이제는 정말 자전거를 좀 타면서 중고등학교 시절만큼 움직일 필요가 있다. 컴퓨터 앞에서 해야 하는 일이 많아 하루의 2/3를 책상 앞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영상 편집을 하면서 보낸다. 이제는 생활에 정말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20대 초반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30대가 되고 나니 몸이 나날이 굳고 배가 나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무작정 빠르게 살을 빼는 게 아니라 정말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내 몸을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이 글을 마무리하고 나서 아침 시리얼을 먹고 오늘 스트레칭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평생 운동과 나 사이에 쌓은 담을 이제야 조금씩 허물어가며 생각했다. 운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 몸을 돌보는 것이다. 차가 굴러가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최소의 기름칠을 해주어야 하듯 말이다. (본문 166)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