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버닝썬 게이트 의혹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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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맞아 피는 벚꽃의 아름다운 모습과 달리 너무나 추악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사건이 있다. 바로, 연예인 승리가 운영한 클럽 버닝썬과 그 운영에 관련한 절친인 정준영 등을 비롯한 몇 인물들의 사건이 그렇다. 그 인물들은 경범죄가 아니라 너무나도 악질적으로 중범죄를 저질렀다.


 그것도 한두 번에 그친 게 아니라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같은 범죄를 저질러왔고, 그 범죄를 감추기 위해서 경찰 혹은 다양한 권력과 손을 잡는 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호, 사업 좀 할 줄 아는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을 벌였지만, 그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불법이었다.


 언젠가 승리는 ‘위대한 승츠비’라는 과분한 별명으로 불리면서 연예인 중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몇 안 되는 인물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전혀 알지 못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참, 이 녀석 대단한 놈이군.’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꼈다. 도대체 그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손을 댔을까?


 마약, 성 접대, 성폭행, 뇌물 공조, 탈세 등 큼직한 범죄의 이름만 아니라 작은 위법 사항까지 합친다면 그는, 아니, 그들은 최소한으로서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는 가지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돈을 벌고 추악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갖은 범죄를 반복해왔으니까.


 지난 3월 23일(토요일)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버닝썬 게이트 사건을 보도하며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부분을 공개했다. 많은 사람이 방송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리면서 ‘무슨 저런, 인간대우도 아까운 녀석들이 다 있어!?’라며 격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너무나 가증스러웠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 감정적으로 접근하고, 어디까지 ‘우리는 선이다.’라는 의식으로 접근했을 때 내릴 수 있는 판단이다. 그들이 강남에서 클럽을 운영하며 지금까지 저질러 온 많은 범죄는 사실 한국 사회에서, 특히 큰돈이 오가는 강남이라는 지역에서 크게 일을 벌이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일이다.


 강남의 그 비싼 호텔과 룸살롱을 비롯한 클럽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리가 없다. 항상 거기에는 탈세와 함께 갖은 비리가 숨겨져 있고,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우리 눈에 안 보이니까 문제가 없는 거지.’라며 애써 외면하며 ‘강남은 놀이의 메카다!’라며 화려하게 포장된 겉만 보려고 하는 거다.


 막상 그 화려하게 포장된 강남을 까보면 이렇게 버닝썬처럼 너무나도 추잡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사건 하나만으로 클럽 등 승리와 비슷한 업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싸잡아서 비판하는 일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리는 이게 불편한 진실이라는 걸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유흥업소 전체에 탈세 조사를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미 언론 보도가 되기 전부터 끄나풀을 가진 사람들은 대대적인 준비를 해두고 있었을 거다. 이중장부를 만들거나 승리 일행이 한 것처럼 현금 박치기 매출을 숨긴 탈세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갖은 수를 썼을 거다.


 원래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그렇게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데에 도가 튼 사람들이고, 그 전문가들은 선의의 편보다 악의 편에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기에 쉽게 전문 지식을 선뜻 빌려주기도 한다. 이건 우리 인류 역사가 지금까지 반복해온 일이고, 앞으로도 절대 바로 잡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승리 버닝썬 게이트 사건은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계속 나올 사건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전·현직 경찰이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만 아니라 정황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이건 단순히 강남 경찰서와 경찰청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는 그야말로 특검이 필요하다. 특별 검사 제도를 통해서 승리의 불법 사업과 조금이라도 연루된 관계자들을 모두 조사할 필요가 있고, 경찰 내부를 세밀히 파헤칠 필요가 있다. 지금 경찰이 저지른 일은 가해자를 조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보자 속출을 위해 압수수색까지 하지 않았는가?



 이게 한국의 현실이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이 똑바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한국은 조사가 들어가도 가해자보다 피해자, 혹은 내부고발자를 조사하며 사건 자체를 덮으려고 한다. 당연히 약자는 강자의 공격을 버틸 재간이 없어 승부조차 되지 않는다. 불법을 저지르더라도 강자라면 살아남는 거다.

 

 지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사건은 모든 시민이 함께 촛불을 들고 나서면서 진상이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그 정도로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정치적 사건도 아니고, 무엇보다 ‘좀 노는 놈들이 지들끼리 놀다가 벌어진 사건’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이 짙어 버닝썬 게이트의 깊숙한 진상은 묻혀버릴지도 모른다.


 아니, 오히려 그럴 확률이 훨씬 더 높다. 만약 관련 업계의 사람들과 강남 일대의 사람들, 그리고 정준영, 승리 등 잘 알지도 못하는 그 연예인들의 팬이 촛불이나 팻말이라도 들고 “제대로 조사해서 처벌하라!”라며 거리 시위를 하거나 다양한 언어로 SNS에서 퍼뜨리지 않는 이상 뒤집힐 확률이 낮다.


 더욱이 강남 일대 사람들과 관련 업계 사람들은 이번 일로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하며 입을 다물 것이고,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된 일을 아는 사람들도 자신에게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침묵하는 일을 선택할 것이다. 경찰은 거기서 빈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하게 내다 서서히 끝내지 않을까?


 나는 이번 사건도 그렇게 흘러갈 확률이 높다고 본다. 그게 우리 한국이고, 승리가 단체 카톡방에서 말한 “X 같은 한국법. 그래서 사랑한다.”라는 말의 이유이기도 하니까. 어쩌면, 그래서 한국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참 살기 좋은 나라인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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