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후기


 나에게 ‘아마존’이라는 단어는 게임 회사 블리자드 <디아블로 2>에서 등장하는 화를 쏘는 게임 캐릭터의 이름에 불과했다. 세상 물정을 아무것도 몰랐던 10대의 나는 ‘아마존=활을 쏘는 궁수’라는 이미지 하나만을 갖고 있었고, 조금 더 교과서와 책을 통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밀림 아마존을 알았다.


 그리고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지금은 아마존 JAPAN 사이트를 가끔 둘러보면서 대형 인터넷 쇼핑 매체인 ‘아마존(AMAZON)’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단순히 ‘아마존’이라는 단어 하나가 가리키는 대상의 변화로 나의 10대 시절과 20대 시절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될 수 있는 거다.


 그만큼 대형 기업은 아마존은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며 오늘날에도 세계를 장악하는 기업으로 살아남았다. 아니, 살아남은 게 아니라, 아마존은 지금도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면서 지금을 보는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나아가고 있다. 아마존이라는 회사는 어떻게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을까?


 궁수 아마존에서 시작해서 밀림 아마존으로, 그리고 이제는 세계적인 대기업 아마존이라는 단어를 알아도 그 내역을 잘 알지 못했다. 그저 그런 기업이 있다는 사실만 알았고, 아마존의 역사는 나와 접점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단지 그뿐이었을 아마존을 이번에 한 책을 통해 자세히 읽어볼 수 있었다.


 그 책은 바로,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박정준은 평균 근속 연수가 1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12년을 근무했다. 12년이라는 근무 연수는 아마존 내에서도 근속 연수 상위 2퍼센트의 상위 2퍼센트의 사원이었고,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 일한 ‘한인’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나는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의 저자 소개를 읽으면서 아마존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고작 1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런 아마존을 12년이나 열심히 다니다가 그만둔 저자의 경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왜 아마존을 그만둔 걸까?


 솔직히 말해서 책을 읽기 전부터 감이 왔다. 아마존에서 일하며 터득한 노하우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고, 그 사업이 아마존에 다니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신과 가족의 입에 풀칠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에 그만두었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이런 책의 저자는 모두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잘 다니는 대기업에서 나와서, 그것도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나오는 사람은 딱 두 종류다.


 그 대기업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그 대기업에서 노하우를 익히며 작아도 내 꿈과 더 행복하게 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사람.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의 저자 박정준은 전적으로 후자에 해당했다. 저자 박정준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마지막에 이르러 이렇게 말한다.


좋은 회사지만 일개 사원인 나로서는 장기판 위의 말과 같다고 느껴졌다. 졸로 시작해서 포나 차가 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여전히 플레이어의 지시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말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내가 아마존의 성장과 함께하며 배운 것은 좋은 체스 플레이어의 덕목인데, 그것을 온전히 내 삶에 녹이기 위해서는 결국 나 또한 말이 아닌 플레이어, 곧 결정권자가 되어야 했다. (본문 293)


 저자는 말이 아니라 플레이어, 즉, 결정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고민을 하며 망설이다 둘째가 태어나고 함께 가족 여행을 하다 아마존에서 나갈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저자는 그 결심을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한 아마존 회장의 방식에 따른 결정이자 그간 아마존이 심어준 아마존 DNA라고 평했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책은 저자가 그러한 결심을 하도록 해준 아마존 회장의 방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아마존 DNA’란 도대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접한 아마존의 독특한 문화에 나는 한번 체험해보고 싶으면서도 작은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기업 ‘아마존이 취하는 개인의 자주성과 수평적 문화가 중심인 아마존은 그만큼 자유롭지만, 또 그만큼 개인이 벌인 일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는 뜻이다. 단순히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일을 하면서 촘촘히 짜인 매뉴얼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아마존 같은 정글에서 살아남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책을 읽으면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다’라는 장을 통해 저자가 어떻게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이야기한다. 그중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제가 항상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 중 하나는 ‘집중’과 ‘단순함’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더 오래 많이 일하는 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이미 도래한 디지털 노마드 시대는 더 짧은 시간 일하고 최대의 효과를 얻는 자의 것이다. 어릴 적부터 책상에 오래 앉는 훈련을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나는 짧은 집중력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존의 세 번째 리더십 원칙인 ‘발명하고 단순화하라(invent and simplify)’는 내가 일하는 방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자동화하고 단순화할 수 있을지 나는 지금도 매일 고민한다. (본문 277)


 혼자서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전적으로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와 일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아마존에서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게 중요했다. 때때로 박카스 12개입 한 박스가 필요할 정도로 야근을 하더라도 그 모든 걸 감수해야 했다. 빡센 만큼 또 나름의 자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동안 잘 알지 못한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어떻게 성장을 했고, 오늘날 말은 많이 들었어도 실제로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의 비화도 읽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마존’이라는 기업을 이제야 똑바로 알 수 있었다.



 아마존은 단순히 우리가 한국에서 종종 이용하는 오픈 마켓 같은 대형 인터넷 유통 업체 기업이 아니다. 아마존은 오픈 마켓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래를 보며 나아가는 기업이고, 능력 있는 인재들이 모여 기업을 들락날락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을 가진 기업이었다.


 저자는 책의 한구석에서 이렇게 아마존을 말한다.


다른 회사들이 발로 열심히 뛰고 있을 때 아마존은 멈춰 있거나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설계도를 그리고 부품을 모아 자동차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앞서 나가던 회사들이 프로그램의 덩치가 커질수록 숨이 차 허덕일 즈음 아마존은 자동차를 타고 나타나 이들을 저 마치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아마존 웹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그 자동차를 다른 회사에도 팔고 있다. (본문 170)


 이 말만큼 아마존을 잘 요약해서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이름만 아는 미지의 기업인 아마존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추천하고 싶다. 책에서 읽은 아마존의 원칙을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답이 어렵지만, 적어도 아마존은 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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