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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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과 미국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지켜본 정상회담이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과 트럼프’라는 두 괴상한 대표자가 만나 자신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웃긴 일이라는 신랄한 평가가 미국에서 나오기도 했고, 한국에서도 좋지 않게 보는 여론이 꽤 많았다.


 특히 한국당은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먼저 설레발을 치면서 “한국 없는 종전 협의는 있을 수 없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 북미 정상회담이 커다란 진보를 이룰까 걱정을 했다. 왜냐하면, 지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북한군 개입 논란을 일으키며, 북한과 관련된 논란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내심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트럼프와 김정은 두 대표의 공동 성명 발표가 결렬되었다는 소식에 부둥켜안을 정도로 좋아했을 거다. 물론, 언론 앞에서 그들은 표정 관리를 했지만, 지금이면 술 한 잔을 주고받으며 하하, 허허 웃고 있지 않을까?



 공동 성명 발표가 취소되기 전에 일찍 회담장에서 나온 김정은과 트럼프의 모습, 그리고 정확한 확인이 되기 전부터 국내의 오른쪽 언론들은 ‘박차고 나갔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협상 결렬을 보도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 회견장 앞에서 박차고 나간 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그저 뜻이 맞지 않아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걸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북미 정상 회담의 의의를 전했다.


 물론, 이건 그저 허울 좋은 포장에 불과하다. 현재 미국 내에서 자신과 관련된 인물이 청문회를 받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 또한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북미 정상회담에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 한두 장 정도는 손에 쥐고 돌아가고 싶었을 거다.


 그런 이유로 김정은과 트럼프 두 사람 사이에서 이견 조율은 서로가 바라는 이상점이 달라서 미룰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로서는 밑지는 장사를 할 수는 없었을 테고, 그렇다고 해서 ‘소득이 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결국에는 어느 정도 결과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게 트럼프의 입장이다.


 참, 정치라는 게 늘 주변 상황에 따라 똑같은 결과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어렵다. 지금도 북한이 심야에 기자회견을 하며 미국 트럼프 측의 의견을 반박하기도 했다. 원래 서로가 결과가 필요로 하는 협상이라는 게 급할수록 서로의 합의점을 찾기 어렵고, 양보 또한 하기 어려운 거니까.


 그래도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을 기약한 소득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중국과 베트남을 돌아보며 개방이 필요성과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며 비핵화 추진에 더 의사를 가질 수 있었을 거고, 트럼프는 일단 보기 좋은 이름표는 다 얻을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돌아가는 길에 청와대에 연락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성과가 있었고, 앞으로도 중재 역할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에 다시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이야기를 나눌 날과 함께 여기에 트럼프까지 함께 하며 나눌 자리가 마련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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