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선임에 실소가 나왔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9. 2. 28. 08:51
지난 2월 27일(수)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루어지는 날, 한국의 한구석에서 ‘한국 없는 정전 협의는 무효!”라며 자격도 없는 인물이 미국을 겁박하는 모습마저 보여준 자유한국당이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치렀다. 그야말로 딱 거기에 관심 있는 사람만 보는 그런 수준.
이미 당 대표가 되기 위해서 출마한 인물들이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세 사람이라는 점에서 ‘ㅋㅋㅋ 개그콘서트 준비하냐?’라는 비아냥거림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한없이 진지했고, 한없이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며 오늘날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극우 정치 홍보를 펼쳤다.
덕분에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총리를 역임한 황교안이 당대표로 선출되는 그림이 그려졌다. 이 결과에 많은 사람이 실소를 금치 못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박근혜 탄핵에 동참하며 당을 나와서 새롭게 당을 조직까지 하기도 했던 세력들은 대체 어떤 기분일까?
정말 지금 당장 할 수만 있다면, 김무성 의원과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판과 자유한국당을 친박 세력에서 벗겨내고자 한 정치인들을 만나 그 심정을 물어보고 싶다. 과연 그들은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앞으로 어떻게 할 방침인지도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된 황교안은 “문재인 정권 폭정과 치열한 전투 시작”이라고 운을 떼며 취임사를 했는데, 이 장면을 페이스북으로 공유된 영상을 통해 보며 참 기가 막혔다. 폭정은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일이고, 현재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부가 싼 똥을 치우느라 뭐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더욱이 그 똥을 싸지른 곳에 또 새로운 똥을 싸지르는 인물들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다. 그들은 국회를 인질로 삼아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자, 잘못을 바로 잡히는 걸 막고자 갖은 고집을 피우면서 이제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민주화를 위해 걸어온 길마저 부정하면서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여기서 질문해보자. 도대체 폭정을 저지르고 있는 건 누구인가? 문재인 정부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독재 시절부터 손에 쥔 권력을 지금껏 유지하는 자유한국당 같은 극우 세력인가?
다섯 살 먹은 아이도 범인이 ‘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제 은퇴해야 할 노년 세대의 인물들이 아직도 정치판에 어슬렁거리면서 군부 독재 시절에 잘 먹고 살았던 세력들과 결탁해 혐오를 퍼뜨리고 있다. 무엇보다 그런 혐오를 부추겨 지지도를 높이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게 꼴불견이다.
황교안은 아마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 같은 인물이 되리라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극우 세력을 부추겨 힘을 키우고, 여당과 일반 시민의 기를 꺾어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큰 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홍준표 대표가 미처 이루지 못한 한국의 트럼프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황교안이라는 인물보다 홍준표가 더 나은데, 친박의 상징 같은 황교안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혀를 차는 인물들이 이번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사실이 참 가관이다. 아니, 어쩌면 이 정도의 수준이 바로 자유한국당이 가진 수준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황교안 신임대표와 함께 자유한국당이 친박 비박이 의기투합해서 앞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다시 한번 당 내부에서 친박과 비박이 부딪히며 붕당을 겪게 될지 궁금하다. 참, 한국 정치 잘 돌아간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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