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논란 속에서 잠수 타기 위해 군입대 하나
- 시사/사회와 정치
- 2019. 3. 9. 11:42
한동안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한 B 클럽 사건으로 비리, 마약, 성 접대, 탈세, 뇌물 공조 혐의를 의심 받고 있는 승리(본명 이승현)이 오는 25일 군 현역 입대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그는 원래 의경으로 군 복무를 할 예정에 있었는데 돌연히 현역 입대로 방향을 바꿔 비난을 자초했다.
많은 사람이 ‘지금 상황이 이 지경인데 도망치려고 군대에 가는 거 아니냐?’는 비난을 가하자, 승리가 속한 YG 측은 원래부터 예정되어 있던 입대라는 공식 성명을 내면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YG와 승리 측 의견과 달리 그동안 많은 연예인이 그렇게 잠수를 탔기 때문에 논란은 커지고 있다.
예로부터 한국은 어떤 사건이나 논란의 당사자가 되면, 해야 할 일은 딱 순서가 정해져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의혹이 발생한 데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하고, 몇 번 성실히 조사를 받는 척하다 “저는 사건에 대한 제 견해를 밝혔습니다. 결과를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하며 조금씩 말을 줄인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하면 일단 입을 다물고, 직접 나서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성명 발표를 통해 “의혹일 뿐이다.”라며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말하며 잠수를 탈 준비를 시작한다. 여기서 변명을 하면 기름에 불을 끼얹는 셈이고, 사과를 하면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한동안 사람들이 열심히 잘근잘근 씹으면서 “저런 놈은 당장 구속해야 해!”, “어떻게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이 다 있지!”라며 욕을 퍼붓고 있을 때는 그냥 무시하면서 잠수를 탄다. 잠수를 타는 선택지로 지금 거주하는 곳을 잠시 떠나거나 해외 출장으로 포함한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금까지 많은 사건 사고의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연예인, 정치인, 경제인이 모두 같은 방식을 취해 왔다. 그중에서도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연예인은 ‘군 입대’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난 군대 갔다 올게. 갔다 오면 다 정리되어 있을 거야.’라는 미소를 지은 채 유유히 잠수를 탄다.
그렇게 사건의 핵심 당사자가 조용해지면 언론은 2~3주 정도 지나면 이미 사건의 단물이 다 빠지기 시작했다고 판단해, 사건의 조사 과정과 혐의 입증 과정을 포함한 결말에 대한 보도도 잘 나오지 않는다. 더욱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받은 사람 자체를 대중들은 서서히 잊기 시작한다.
한국은 늘 똑같은 방식으로 사건의 당사자들이 사건과 관련된 대중의 비판을 회피해왔다. 무엇보다 당사자의 몰락이 직접 자신의 이익이 되는 사람이 거물이 아닌 이상, 사건은 그렇게 조용해지면서 지나고 보면 ‘어? 그런 일도 있었지.’라며 마치 아련한 추억을 돌아보는 듯한 느낌으로 종료된다.
아마 지금 각종 의혹을 받는 승리와 YG 측이 노리고 있는 건 바로 이런 이상적인 전개이지 않을까 싶다. 애초에 한국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그것도 판이 큰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뇌물 공조, 성접대 등 다양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모두가 눈을 감고 있을 뿐이지, 그런 일은 흔한 일이다.
더욱이 승리가 손댄 사업 중 이번에 논란이 터진 분야는 클럽이다. 각종 선정적인 유흥과 오락이 판치는 클럽에서 당연히 성추행, 마약 같은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돈이 좀 있는 정신 한쪽이 나간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노는 곳이 멀쩡한 곳일 리가 없다. 그런 곳은 그저 쓰레기 매립지 같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업소의 실질적인 경영자로 지목받는 승리를 비롯해 승리가 몸담고 있는 YG 측은 에둘러 변명할 거리가 별로 없다. 어차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기 마련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들은 잠수를 선택했다. 과연 승리와 YG 측은 어떻게 될까?
뭐, 시나리오 결과 3개월 후 "그런 일도 있었죠."라며 웃는 모습이 이미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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