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수제 와플 전문점에서 와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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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와플’이라는 음식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건 중학교 시절 애니메이션으로 본 <작은 눈의 요정 슈가>라는 작품을 통해서다. 당시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 채널 투니버스에서는 정말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 <작은 눈의 요정 슈가> 당시에 즐겨본 애니메이션 중 하나다.


 <작은 눈의 요정 슈가> 애니메이션은 독일을 배경으로 한 평범한 소녀인 사가와 날씨와 계절을 담당하는 계절 요정의 견습요정인 눈의 요정 슈가 두 사람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때때로 사건에 휘말려 웃거나 울기도 한다. 당시에 그 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재미있게 보았다.


 지금도 당시 작품에 사용된 OST 피아노곡인 <Memory of mother>를 좋아해서 피아노 악보로 연습을 해서 종종 지금도 치곤 한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밝은 에피소드가 그려지는 애니메이션<작은 눈의 요정 슈가>에서 자주 등장하는 간식이 바로 와플이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와플을 알았다.


 작품의 주인공이 사가와 눈의 요정 슈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에 함께 먹은 음식이 와플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주 먹었던 음식도 와플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아, 저렇게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와플을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참, 순수한 발상이었다. (웃음)



 그렇게 애니메이션으로 와플을 본 이후 내가 처음 먹은 와플이 언제였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에서 본 와플을 찾지 못해 마트에서 파는 롯데 와플 과자를 먹었고, 그 이후 몇 번 카페에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와플을 먹었던 것 같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아직 와플 앞에서는 설렌다. 하하하.


 그리고 얼마 전에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은 이후 근처에 있는 수제 와플 전문점에서 와플을 먹었다. 항상 점심을 먹는 식당 바로 옆에 와플 집이 있어서 ‘다음에 한 번 꼭 먹어보고 싶다.’라며 늘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갑자기 내가 어머니께 “우리 와플 한 개만 먹고 가면 안 되나?”고 물었다.


 당연히 나는 어머니가 “밥 먹었는데 무슨 와플이고. 마, 됐다. 그냥 가자.”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당일 어머니는 “돈 많나?”라며 살짝 부정적으로 말씀하시더니 “그냥 한 개 먹고 가자.”라며 츤데레처럼 와플을 사주셨다. 덕분에 나는 29년 인생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제 와플 전문점 와플을 먹었다.





 당일 들린 수제 와플 전문점은 김해 삼계에 위치한 ‘와플로아(Waffle Loa)’라는 가게로, 안에 들어갔을 때부터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와플로아 가게 근처에는 분성산과 산책 코스가 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내가 다녔던 분성 고등학교도 있다. 그래서인지 뭔가 반가운 기분으로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에서 주문한 와플은 애플 시나몬 와플 하프 사이즈, 블루베리 와플 하프 사이즈, 그리고 청귤 차 두 잔이다. 잠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드디어 주문한 와플이 나왔는데, 뻔히 카페에서 나오는 와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아도 갓 구운 와플을 보는 일이 즐거워 미소가 지어졌다.


 와플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와플을 보자마자 바로 사진부터 찍었다. 이미 겉모습부터 ‘맛있겠다는 감상을 할 수 있었던 애플 시나몬 와플과 블루베리 와플. 갓 구운 와플에 올려진 생크림과 사과, 블루베리는 역시 가장 좋은 조합이었다. 아쉬운 점은 와플을 먹기 위해서 와플을 칼과 포크로 자르니 이 모습이 다 망가졌다는 거다.


 그래도 매운 점심을 먹은 이후 달콤한 와플을 먹는 건 최고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다음에 또 이 와플 가게에서 와플을 먹어보고 싶지만, 또 언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살다 보면 또 맛있는 수제 와플 전문점을 만나 맛있는 와플을 먹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아니, 독일에서 먹고 싶을지도….


 꿈을 크게 가지자. 진짜 30대가 되기 전에 <작은 눈의 요정 슈가>의 배경지로 그려졌다고 하는 독일 로텐부르쿠를 다녀올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 독일을 찾아 독일의 와플을 먹어보는 것으로. 꿈을 가지는 일은 비용이 들지 않으니까. 매주 열심히 사는 소소한 로또 복권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도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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