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포역 일식 돈까스 전문점 카츠와라
- 일상/일상 다반사
- 2019. 1. 30. 07:30
요즘은 SNS 타임라인에서 꽤 언급되는 횟수가 줄었지만,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이 터진 한 돈까스 가게가 있다. 그 가게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이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양과 맛은 끝판왕에 가깝다.’라고 칭찬한 돈카 2014에서 판매하는 돈까스다.
돈까스를 좋아하는 돈까스 덕후 중 한 명으로서 꼭 그 돈까스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솔직히 돈까스 하나 때문에 서울까지 간다는 건 미친 짓이라 포기하고 있었다. 그 대신 타임라인에서 퍼지는 소문을 보면서 ‘내 주변에는 비슷한 비주얼을 가진 돈까스가 없을까?’라며 돈까스 맛집을 종종 찾아보았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 유일하게 평점 4점 이상을 받으며 꾸준히 많은 사람에게 ‘맛집’으로 소개된 ‘카츠와라’라는 일식 돈까스 전문점이다.
카츠와라는 부산 전포역 77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있다. 부산에서 맛있는 여러 돈까스 집을 검색하다 이 돈까스 집이 상당히 인기가 많은 것 같았고, 무엇보다 치즈 돈까스 비주얼이 굉장히 맛있어 보였다. 돈카 2014 정도는 아니라도 가격 대비 상당히 만족스러워 보였다.
그래서 언젠가 한 번 방문해서 돈까스를 먹어보려고 벼르고 있다가 지난 토요일(26일)에 카츠와라를 찾았다.
당시 가게 앞에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는데, 토요일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가게에 남은 테이블이 없어서 먼저 온 사람들이 대기석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설마 대기까지 해야 할 줄은 미처 상상도 하지 못해 살짝 놀랐다. 또, 한편으로 도대체 얼마나 맛있으면 대기까지 해서 먹는지 궁금했다.
다행히 사람들이 다 먹어가는 시점에 나와 일행이 도착했는지, 5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빈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다. 카츠와라에서 제공하는 메뉴는 다음과 같다.
나는 망설임 없이 치즈 돈까스를 주문했고, 함께 간 일행인 아는 형은 등심 돈까스와 우동이 함께 나오는 1인 세트를 주문했다. 처음에는 돈카 2014에서 사람들이 먹는 것처럼 카레도 추가해서 먹어볼까 싶었는데, 미처 가격은 알아보고 오지 않았던 터라 치즈 돈까스가 만 원이라는 사실에 그냥 포기했다.
가게를 천천히 둘러보면서 이래저래 윾튜브 사건과 관련된 유튜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주문한 메뉴가 차례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나온 건 우동과 돈까스 소스, 그리고 밑반찬이다. 그다음에 등심 돈까스가 나왔고, 제일 마지막에 이르러 내가 주문한 비주얼이 좋은 치즈 돈까스가 나왔다.
우동과 등심 돈까스를 보면 뭔가 크게 맛있어 보이는 느낌보다 ‘평범한 일식 돈까스다.’라는 느낌이다. 솔직히 말해서 먹었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형이 등심 돈까스 한 조각을 줘서 먹어볼 수 있었는데, 굳이 맛집으로 호들갑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그냥 시중에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돈까스 정도일까?
맛없는 집보다 확실히 돈까스는 바삭하게 잘 튀겨져 나왔다. 치즈 돈까스는 그래도 좀 특별하게 ‘“맛있어!”라는 감탄을 저절로 하게 될 맛일 거야.’라며 내심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처음 치즈 돈까스를 받았을 때는 꽤 만족스러웠다. 왜냐하면, 비주얼이 ‘절대 맛이 없을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을 보라. 이 비주얼만 보면 절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치즈 돈까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돈까스와 함께 나온 밥은 돈까스를 올리기 전에 미리 올려놓았는지 겉표면이 벌써 딱딱해져 있었고, 치즈 돈까스의 맛도 처음 한 입 먹었을 때 ‘와, 맛있다!’라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맛집이라며 호들갑을 떨면서 아는 형과 함께 왔던 건데, 처음 한 입을 먹는 순간 ‘ㅋㅋㅋㅋㅋ 미친.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만 들었다. 비주얼은 상당히 좋아 보이지만, 그냥 시중에서 7~8천 원 정도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치즈 돈까스와 비교해 유달리 맛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그냥 평범했다.
일식 돈까스의 특징인 바삭한 튀김과 촉촉한 고기와 치즈라 어우러져 환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치즈 돈까스. 카츠와라에서 먹은 치즈 돈까스는 맛없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다른 사람에게 막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진심 사심 없는 100% 솔직한 후기다.
이 가게에서 형과 살짝 어두운 얼굴로 돈까스를 먹고 있으니, 한 유튜버가 돈카 2014을 갔다가 “뭐,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진짜 맛있는 돈까스 집이 있어요.”라고 말한 C 카츠 가게에 가보고 싶었다. 다음에 서울을 방문할 일이 있으면 그때는 합정역에 있는 C 카츠를 꼭 가봐야지.
그런 결심을 하게 한 부산 전포역 돈까스 맛집 카츠와라. 다시 말하지만, 맛이 없는 건 아니다. 평범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다. 하지만 막 만 원이나 주고, 대기 좌석에 앉아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가며 먹을 정도로 맛있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의문형이다.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하기를 바란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