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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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나나츠키 타카후미 신작 로맨스 소설,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


 일본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많은 사람에게 주인공과 히로인의 사랑 이야기를 절절한 감동과 함께 전해준 작품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던 건 나만이 아닐 거다. 색다른 요소로 <나는 내일>의 사랑 이야기는 긴 여운이 남았었다.


 이번에 바로 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작가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새로운 신작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는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책을 샀다. 새롭게 나온 소설은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라는 제목을 가진 사랑 이야기다.


 제목만 읽었을 때는 문득 어떤 소설인지 쉽게 짐작이 가지 않았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은 시간의 축이 다른 주인공과 히로인을 등장시켜 그들이 맺었던 ‘인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에서 만날 주인공과 히로인에게 어떤 인연이 숨어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소설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에 부착된 띠지의 뒷장에는 작가가 전하는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에 대한 소개가 간략히 적혀있다. 그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나에게 기대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내일」을 좋아해 주신 분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신작은 어떤 것일까 하고.

‘러브스토리’이면서 ‘비밀’이 있고, ‘그것이 밝혀졌을 대, 인상이 바뀌는 줄거리의 책’이 아닐까.

그래서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 이 글을 읽고, 작가의 전작인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줄거리를 떠올려보면 조금 더 쉽게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에서 작가가 감추고 있는 비밀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비밀을 들춰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곧바로 소설을 읽어보는 게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 시작은 주인공 신카이가 증조할머니 댁이 있는 ‘이마바리’라는 시골 섬으로 내려와 학교에 다니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흔하지 않은 도쿄에서 온 전학생이지만, 과거 그는 이 섬에서 초등학교 시절의 절반 정도를 보냈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풍경과 소꿉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예상치 못한 인물이 한 명 있었다. 바로, 그 인물이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에서 히로인을 담당하는 ‘호즈키 유카’다. 그녀는 또 한 명의 전학생으로 주인공 신카이가 있는 반으로 전학을 왔다. 평범한 전학생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그녀에게는 ‘날개’가 달려 있었다.



 더욱이 그 날개는 누구에게나 다 보이지 않았고, 주인공 신카이에게만 보이는 날개였다. 처음에는 자신이 보는 게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호즈키 유카와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의 날개가 진짜로 달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는 “천국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있다.”고 주인공에게 말한다.


 갑작스레 등장한 천사 소녀에 신카이는 당황했지만, 남의 어려운 사정을 모른 체 하지 못하는 신카이는 유카를 돕기 위해서 그녀와 함께 이마바리의 곳곳을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그 장면이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의 표지 일러스트로 장식되어 있다. 이야기가 딱 일러스트 분위기 그대로였다.


 신카이와 유카 두 사람이 보내는 시간을 읽으면, 마치 직접 ‘이마바리’라는 작은 시골 섬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자연스레 바람이 불어오는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푸른 하늘과 맞닿은 검푸른 바다가 따스한 햇볕에 반사되는 풍경이 어느새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러한 묘사 하나하나가 정말 ‘나나츠키 타카후미답다.’라며 감탄하게 했다.



 이야기 묘사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 이야기는 유카의 날개가 신카이 외에도 신카이의 연인인 소꿉친구 ‘나루미’와 또 한 명의 소꿉친구이자 야구부 소속인 ‘켄고’ 두 사람에게도 보이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때부터 활기찬 분위기 속에 약간의 뭉클한 감정이 맴돌기 시작한다.


 신카이 일행과 함께하며 유카가 지었다가 금방 지워버리는 어딘가 슬픔에 담긴 표정. 이 장면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히로인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내일>의 히로인이 눈물을 머금은 이유와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의 유카가 슬픈 표정을 지은 이유는 닮아 있었다.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는 유카의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부터 작가가 말한 대로 줄거리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유카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는 시간을 재촉하고, 마치 독자가 등을 떠밀린 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게 된다. 히로인 유카를 응원하는 마음과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다음을 재촉한다.


 유카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이야기하면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나츠키 타카후미 작품이었고, 전작 <나는 내일>의 여운이 강하게 느껴진 작품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살짝 결말이 아쉬울지도….


 나나츠키 타카후미가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를 통해 독자에게 들려주는 신카이와 유카 두 사람의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직접 읽어보기를 바란다. 가을을 맞아 감성이 고픈 사람에게 <천사는 기적을 갈망한다>은 딱 좋은 소설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자전거를 타고 막 달리고 싶어졌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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