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

할 말이 없어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사람을 위한 대화법 10가지


 나는 글을 쓸 때는 편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과 마주 앉아서 이야기해야 할 때는 편하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보통 친밀한 친구라면 어느 정도 말없이도 그냥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 당황할 때가 많았다.


 대학에 다니면서 참여한 교류 프로그램에서 일본 학생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을 때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요?” “어떻게 일본어를 배우게 되었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도 비슷하게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요?” “어떻게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나요?”라고 질문한다.


 보통 대화를 잘 이끌어가는 사람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나처럼 말재주가 서툰 사람은 짧게 대답을 해버리며 대화를 이어갈 여지를 나도 모르게 끊어버릴 때가 많다. 소재가 끊어지면 질문한 당사자와 답한 당사자 모두 어색해지고 만다.


 지난겨울에 참여한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나를 비롯한 몇 명이 속한 조는 죽음의 조로 불릴 정도로 대화가 없었다. 몇 후배가 우스갯소리로 “형님들 있는 곳이 불편해서 일본인분들이 다른 조로 가버리셨잖아요.”라고 말할 정도다. 참, 그때도 ‘난 왜 이렇게 대화를 못하 는 걸까?’라며 씁쓸해했다.


 오늘은 나처럼 ‘커뮤증(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려워하는 증상. 또는 그 증상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제목부터 제법 흥미가 샘솟을지도 모르겠다.



 보통 대화를 잘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말을 걸거나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에 계속 대화를 나누며 맥이 끊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집착하는 순간, 불필요한 말을 해버리거나 대화의 포인트를 제대로 집지 못할 때가 많았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상대방이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이 이야기가 정말 지금 이 자리에서 필요한 이야기인지, 이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야기인지 파악하지도 못한 채 주절주절 말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의 인상을 좋아질 수가 없다. 너무 말이 많은 사람이라며 기피를 당할 확률이 높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자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호감도를 올리는 일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있는 말 없는 말을 하며 상대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으면, 결코 호감도는 좋아질 수가 없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상대방과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저자는 책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 시작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과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엄밀히 말해서 완전히 다른 존재다. 말 잘하는 사람이 ‘전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호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라는 차이가 있다.

… 말을 잘한다는 건 까딱하다가는 ‘내 이야기’만 많이 하는 사람이 되기 쉽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호감은커녕 아첨꾼이나 비호감 딱지가 붙는다. (본문 6)


 정말 저자가 한 말 그대로다. 대화가 끊어지지 않기 위해서 내 이야기만 한다면, 우리는 자칫 비호감 혹은 자만심이 강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 저자는 말주변이 없는 사람이라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51가지 원칙을 책을 통해 소개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지금 딱 나에게 필요한 원칙 몇 가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모두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주변 사람에게 들은 경험담과 직접 경험한 일에서 ‘이것만큼은 알아두면 손해 보지 않겠다.’라고 생각한 저자가 말하는 51가지 원칙 중 10가지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세상은 넓고 소심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거래 첫 미팅에서 명함을 교환한 후 대화가 제자리걸음인 상황을 가정해보자. 어정쩡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뚝뚝 끊어지고 상대도 어색함에 쩔쩔매고 있다. 이런 경우는 내가 먼저 긴장감을 고백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최고다.


 “아, 오늘 일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긴장이 되네요.”

 “제가 횡성수설했죠? 긴장이 돼서 그만.”


 이렇게 말을 하면 정색하는 상대는 없다. 열이면 열, 모두 “저도 그런걸요”라며 받아분다. 내가 얼마나 긴장했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상대도 덩달아 긴장을 풀 수 있다. 재미있게도 ‘우리 한번 힘을 합쳐 봅시다!’라는 동지 의식까지 생긴다. (본문 21)


 2. 웃으며 인사하면 대화가 되돌아온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 말을 걸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면 살포시 미소를 짓고 있기만 하면 된다. 너무 짧게 1초 정도 웃고 그치면 상대를 비웃는 듯한 인상을 준다. 최소한 3초 정도는 상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야 제대로 호의를 전달할 수 있다. 일단은 좋은 인상을 남겨야 어떤 식으로든 상대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본문 26)

 

 3. 아무데나 앉지 마라. 좌석 선택도 전략이다.


 대화 상대가 되는 기본은 다른 사람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밝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 가까이에 있을수록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게 될 확률이 높다. 지금 당장 주변 사람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자리를 지켜보자. 반드시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 (본문 42)


 4.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짧은 대답이나 묵묵히 고개만 끄덕거리는 맞장구는 상대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는 느낌보다 기계적으로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찜찜함만 남긴다. 말하는 사람도 맥이 빠지고 대화가 영 재미없게 흐르게 된다. 그래서 맞장구를 칠 때는 상황에 따라 긍정적이고 성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본문 79)


 5. 눈빛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약간 시선을 올려 상대를 바라보면 상대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훨씬 겸손하고 공손해 보여서 상대에게 호감을 주고 내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파티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혹은 이성 간 만남에서 이 기법을 활용하면 사근사근한 이미지로 기억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상대의 눈이나 코 주변을 올려다보고 미소 짓는 연습을 해보자. (본문 97)


 6. 겸손하게 배우고자 하는 태도는 호감을 사는 일등 공신이다.


 겸손하게 질문을 하는 태도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우선 깊이 있는 대화를 유도하기 훨씬 수월하다. 누구나 자기보다 조금 부족한 사람 앞에서는 마음이 편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은 가르쳐달라거나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설명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남들에게 인정과 존중을 받고 싶은 ‘인정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 좀 가르쳐주실래요?”,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하고 가볍게 물으며 상대에게 다가서면 백발백중 반갑게 말문을 연다.


 7. 중요한 자리일수록 때로 침묵이 필요하다.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는 것이다. 그러고선 뒤돌아서 ‘왜 그런 쓸데없는 말을 했지…….’ 하면서 후회한다.

 말이 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조바심을 내지 말고 기다리자. 중요한 이야기일수록 정적을 참는 습관을 기르라. 초조한 마음에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서 실수를 저지르는 것보다 단 몇 초라도 숨을 돌리는 것이 낫다. (본문 131)


 8. 화제를 재활용해 대화 불씨를 되살린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화제가 동이 났다면 가장 만만한 방법은 바로 ‘리바이벌’ 즉, 다시 앞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억지로 새 화제를 짜내는 대신 두 사람의 대화 중 나왔던 화제로 돌아가며 된다. 리바이벌의 기본은 ‘가장 재미있었던 화제’다.


“그런데 아까 그 얘기 정말 재밌었어요.”

“참, 아까 그 이야기 다음엔 어떻게 됐어요?”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해당 화제를 다시 꺼낸다. 이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당신 이야기가 재미있어요”라고 직접 말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 상대는 내가 자기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기억해주었다는 데서 기쁨을 느끼고 기꺼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본문 150)


 9. 본격적으로 대화하기 전 짧은 질문으로 멍석을 깐다.


 하나의 화제를 길게 가져가기보단 짧게 끊어 주고받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막연한 질문을 하거나 시시콜콜한 것을 캐물어서는 안 된다. 상대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난감해버리면 말문이 막혀버릴 수 있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도 바로 답을 할 수 있어 부담이 없는 데다, 빠르게 말을 주고받다 보면 대화가 서서히 궤도에 오르게 된다. (본문 165)


 10. 고수는 화내지 않고 의견을 전달하고, 잘못은 깨끗이 인정한다.


 사람은 모두 생각이 다르고 대화의 스타일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 누구와 대화하든, 오해가 생길 수 있고 화를 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여전히 당신과 마주 보고 대화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야 더욱 건설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본문 189)


 51가지 법칙 중 이 10가지 정도라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대화가 끊어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스트레스받는 일 없이 조금 더 당당히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일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당연히 거기에는 상대방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먼저 질문을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적절한 호감을 표시하며 흥미롭게 듣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화제를 다음으로 옮겨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물론, 질문도 부담 없이 빠르게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질문이 최고다.


 오늘 당신은 마주 앉은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혹시 대화가 좀처럼 이어지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멀뚱멀뚱 바라보다 호감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가? 만약 대화를 조금 더 이어가고 싶다면, 호감도를 조금 더 높이고 싶다면, 스마트폰이 아니라 상대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소개한 10가지 법칙은 정말 간단히 소개한 부분이니,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을 참고하자. 나처럼 커뮤증 때문에 낯선 사람과 대화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이 책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이 자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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