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좋은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소규모 독서 모임에 추천하고 싶은 '퇴근길 인문학 수업'


 최근 독서 모임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과 언론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요즘처럼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저녁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직장의 일’에서 벗어나 색다른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독서 모임은 가장 이상적인 모임 중 하나다.


 왜냐하면, 독서 모임에는 새로운 사람과 만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 토론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토론하지 않는 읽은 감상을 이야기할 뿐인 독서 모임이라고 해도 그 독서 모임은 ‘새로운 생각의 공유’라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어서 큰 인기를 끄는 중이다.


 사람은 늘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뿐만 아니라 나와 똑같은 걸 접한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는지 궁금한 법이다. 그런 면에서 독서 모임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면에서 새로운 지식 습득과 새로운 사람과 만남, 좀 더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서 더욱 성숙한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지 않을까?


 어디까지 내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한다는 건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많은 사람이 크고 작은 독서 모임에 참여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그러한 독서 모임에 참여하거나 혼자서 조금 생각에 빠지고 싶은 사람에게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퇴근길 인문학 수업>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퇴근길에 읽을 수 있는 인문학을 목표로 한 책으로, 크게 ‘생존과 공존’ ‘대중과 문화’ ‘경제와 세계’ ‘철학과 지혜’라는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를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고, 그저 읽고 싶은 파트의 읽고 싶은 글부터 읽으면서 생각할 수 있도록 책이 구성되어 있다.


 그래도 제일 먼저 ‘생존과 공존’ 파트를 펼쳐서 읽어본다면, 동물들의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우리가 사는 삶이자 사회를 말하는 부분에서 살짝 놀라게 된다. 얼마 전 대학 수업을 통해서 ‘유아 살해를 하는 범고래’ 이야기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었는데, 여기에도 그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른바 하렘 사회를 구성하는 수컷 무리 사회에서 ‘암컷은 약자인가?’라는 질문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는 흔히 이리저리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사람을 좋게 말하면 ‘바람둥이’라고 말하지만, 감정을 담아서 말하면 ‘쓰레기’ ‘성범죄자’ 정도로 마이너스 의미가 강하다.


 수컷의 유전자를 퍼뜨리고 싶은 본능, 즉, 성욕을 조절하지 못해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과 재혼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아동 학대 사건을 접하며 우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욕을 한다. 특히 어떤 사람들은 동물보다 못하다며 욕을 하는데, 동물 사이에서도 이런 일이 흔한 무리가 적지 않았다.


 앞서 말한 범고래의 유아 살해 사례도 그렇고,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에서 언급한 일본원숭이 올리브 바분 같은 동물이 그렇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인간 사회의 사례가 아니라 생태계에서 볼 수 있는 인간 사회와 유사한 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민할 부분을 지적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렇게 생태계에서 본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오늘날 화제가 되는 미투 운동, 동성애, 사이코패스 등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을 다루면서 독자에게 끊임없이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책을 읽으며 과연 퇴근길에 읽을 수 있을까 싶었다.


 내 주변에도 페미니스트와 전쟁을 선포한 대학 후배가 있고, 나 또한 솔직히 이러한 문제가 워낙 민감한 상황이라 쉽게 입을 떼지 못한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에서 던진 화두 중 그나마 쉽게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꼰대’라 불리는 기성세대와 오늘날 ‘욜로’로 불리는 젊은 세대 간의 다툼이 아닐까?


 <퇴근길 인문학 수업>에 실린 저자의 의견을 짧게 가져오면 다음과 같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뜻하는 ‘꼰대’ 정신도 바꿔야 한다. 꼰대 정신은 자신의 옛 경험이나 가치를 아랫사람에게 강요하는 식으로 나타난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꾼다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그들은 안하무인이다. 힘을 이용해 불의를 자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투 운동도 넓게 보면 꼰대질에서 출발한다. 상대의 의사를 무시하고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인 만족을 추구한다면 꼰대질과 다를 바 없다. 나를 찾은 젊은 환자 중에는 기성세대들이 자행하는 여러 형태의 꼰대질로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례들이 많다.


정치판 돌아가는 상황에 빠삭한 50대가 있다고 치자. 대학 다닐 땐 정작 민주화 운동을 못 본 체 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스펙도 쌓았다. 고속 승진으로 50대에 기업의 임원이 된 그는 이제 정치에 대해 갑론을박한다. 그러나 정작 회사에서 사건이 터져 부하 직원이 불이익을 받고 힘들어할 땐 옳은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소중하게 여긴다.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의 이익은 손톱만치도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 그에게 정의는 박제된 채 입만 살아 움직일 뿐이다. 내가 속한 공동체의 불의도 못 본 척하고 이익만 챙기면서 겉으로만 국가의 대의를 논하고 정의를 말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본문 63)


 이 부분은 여러 세대가 섞인 독서 모임에서, 혹은 서로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끼리 종일 토론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른바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나도 썩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 시대가 변한 만큼 정치와 제도, 사회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들은 여전히 옛날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조언한다면서 “왕년에 내가 말이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지금도 ‘태극기 부대’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왕년에 왕년에 왕년에”라는 말을 하거나 차마 하지 못할 때는 “ 박정희 시절 때는” “박근혜 시절 때는”이라며 오늘날 변화하는 사회에 맞추려는 정치를 부정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그냥 세대 갈등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여기서 최선을 다해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적극적으로 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물론, 그 목소리를 내고자 할 때는 확실한 자기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저 꼰대의 먹잇감이 되기 좋을 뿐이다.


 오늘 소개한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이렇게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직접 생각하도록 부추기는 책이다. 글에서 소개한 부분 이외에도 ‘연극의 기원에서 만난 인간의 본성’ 부분과 ‘유교를 통해 배우다’ 등 포스트잇을 붙여 말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렇지 않을까?


 조금 더 생각하는 책 읽기, 조금 더 많은 말할 거리를 찾는 책 읽기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퇴근길 인문학 수업>을 추천해주고 싶다. 소규모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면, 다음에는 이 책을 가지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 ‘싸움’이 아니라 ‘토론’을 하기에 무척 좋은 책이다.


 더욱이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요일별로 나누어져 있다. 덕분에 평소 두꺼운 책을 읽는 일이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도 요일별로 하루 한 파트 씩 읽어나가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퇴근길 인문학 수업>을 참고해보기를 바란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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