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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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라 더 좋았던 이야기


 보통 사람들이 영화를 볼 때 기대하는 것은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기대한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외모와 연기와 함께 우리가 ‘와아!’라는 감탄을 하게 만들수록 우리는 그 영화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에 우리는 영화를 본다.


 하지만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같은 영화는 몇 종류를 보면 금방 지루해지기에 십상이다. 때때로 현실에서 벗어나 하늘을 날고 싶은 기분으로 <해리포터>를 보더라도 판타지는 정해진 결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결말을 착한 사람은 행복하고 나쁜 사람은 불행한 권선징악 결말이라고 흔히 말한다.


 권선징악 형식의 결말 때문에 오히려 영화 같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런 이야기는 어디까지 우리가 공감보다 ‘재미’를 우선한 결과다. 만약 이러한 요소 없이 아주 담백한 이야기,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가 담긴 영화라면 어떤 감상을 하게 될까? 재미있다? 웃기다? 감동적이다? 좋았다?


 나는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할 필요 없이 “그냥 좋았다.” 한 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에서 만난 일상. 하지만 어떤 첨가물을 마구잡이로 뒤섞은 영화보다 훨씬 더 깊은 울림과 감동이 있었던 이야기.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그런 편한 이야기가 나는 무척 좋다.


 이번에 극장을 찾아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작품이 바로 그랬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를 보게 된 이유는 등장하는 배우에 ‘이병헌’이라는 흥행 보증 배우와 함께 <윤식당 2>의 뛰어난 셰프 윤여정, 그리고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단어와 ‘피아노’라는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액션이나 스릴러 같은 장르가 아닌 가족 일상 영화라는 점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영화관에서 본 <그것만이 내 세상>은 기대 이상의 작품이었다. 확실히 코믹한 느낌이 적잖게 들어간 이야기이지만,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평소 보내는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장면에서 웃음을 주었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는 게 아니라 그냥 편하게 보면 됐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한때 복싱 챔피언으로 나름 이름을 날렸지만, 심판 폭행 사건 이후 스파링 상대를 하거나 전단지를 돌리는 주인공 이병헌(김조하 역)이 어릴 때 헤어진 엄마 윤여정(주인숙 역)과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이복 동생 박정민(오진태 역)을 만나는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이복동생 박정민(오진태 역)은 피아노에 특출한 능력이 있었다. 악보를 전혀 읽지도 못하는 데다 피아노 레슨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를 통해서 들은 피아노곡을 곧바로 건반 위로 옮길 수 있었다. 피아노를 연습하는 사람으로서는 참 부러운 재능이었다. (웃음)



 그저 아무것도 없이 사는 것처럼 보였던 박정민(오진태 역)이 거리에 놓여진 피아노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치는 모습에 놀란 이병헌(김조하 역)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조금 더 사이가 가까워지게 되는데, 이병헌이 우연한 사고로 만난 피아니스트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싶다. 하지만 그 우연을 통해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박정민(오진태 역)가 보여주는 화려한 무대는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모종의 과정을 통한 마지막 엔딩 공연으로 가는 장면이 숨을 삼키고 지켜보게 했다.


 역시 피아노와 함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은 멋지다고 생각했고,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가진 이야기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격정적인 쇼팽과 겹쳐지는 절대 쉽지 않은 삶을 산 주인공들의 이야기. 여기서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를 보고 나올 때는 어떻게 소감을 적어야 할지 망설여졌다. 피아노 연탄이 무척 멋졌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공연이 환상적이었다, 소박한 일상의 웃음이 너무나 정겨웠다 등. 하지만 그 어떤 말로 감상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냥 좋았다.”라는 말로 요약하고 싶다.


 아직 영화관을 찾아 <그것만이 내 세상>을 보지 않았다면, 맥없는 하루에 소박한 즐거움과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면, 지금 바로 영화관을 찾아 <그것만이 내 세상>을 보자. 어쩌면 ‘그것만이 지금 나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제목도 <그것만이 내 세상>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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