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서지안, 세상에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다른 길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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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통해 본 '내 삶을 걷는 주인공'의 이야기


 우리는 삶을 살면서 다양한 길을 걷게 된다. 어떤 때는 경쾌하게 걸을 수 있는 편한 길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험한 길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지는 빙판길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자연의 정취를 맡으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기도 하다.


 오늘 당신이 걷는 길은 어떤 길인가? 오늘까지 내가 걸었던 길은 어떤 길인 걸까?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이 말한 대로 앞서 간 사람들이 아스팔트 포장을 잘 해놓은 길을 걸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도대체 내가 어디를 가고 있는지 고민하지 않은 상태로 무작정 길로 나섰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포장된 도로를 달리다 보니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들었다. 어떤 사람은 포장된 도로 위에서 외제차를 몰고 쌩쌩 달렸지만, 어떤 사람은 열심히 두 발로 걷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짐을 끌었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길에 주저앉아 빛을 잃어버린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 길이 정말 성공으로 가는 길인지, 이 길이 정말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인지 알 수 없어졌다. 주변에서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디를 향해 그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나요?”


 그랬더니 그들은 “저도 몰라요. 일단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면 무언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답하며 땀을 훔쳤다. 그 사람들 중에서는 낙오자도 있었지만, 그들은 낙오자를 일으켜 함께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 그런 정신으로 아무것도 못 해!”라며 핀잔을 주며 떠났다.


 나는 도무지 이 길이 정상적인 길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내가 걷고 싶었던 길은 부유한 도시의 네온사인이 가득한 길이 아니라 소박한 경치와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비인간적인 길을 걸어야만 똑바로 사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던 걸까?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안은 “네가 지금 재미를 찾을 나이는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오빠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나, 집에서 사라졌을 때 죽으려고 산에 갔었어. 죽는 순간에 지나온 인생이 보인다고 하잖아? 그런데 후회만 되는 거야. 내가 왜 그렇게 살았을까? 뭘 위해서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했나? 왜 내 인생 청춘의 몇 년을 그렇게 보냈나? … 죽어가는 순간에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고 후회만 남는 거면 내가 인생을 잘못 산 거잖아.”


 드라마의 사소한 대사일 수도 있지만, 이 대사는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우리가 자주 읽거나 듣는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다루는 책이나 강연에서는 항상 ‘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는 쉽사리 그 질문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길을 달려왔는데, 도중에 잘못된 길이라 는 것 알게 된다고 해서 기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온 많은 각오와 시간과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질문 하기를 포기해버린다.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계속 가다 보면 분명히 손에 넣는 재미와 행복이 있을 거라 믿고 우직하게 다시 앞을 보고 달리기 시작한다.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지금의 노력이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왜 그때 나는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나?’라는 막연한 후회일 수도 있다.


 어디까지 가정의 논리일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스스로 선택한 일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에 대하는 자세는 너무나 달라진다. 스스로 선택한 일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그래도 과정이 재밌었으니까.’ 덤덤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깊은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황금빛 내 인생>의 서지안은 그의 오빠와 나누는 대화에서 이후 “내 마음이 편한 일이 최고더라고. 세상에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다른 길도 많더라.”라고 답한다. 그 말에는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이후의 경험이 담겨 있었다. 세상에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다른 길도 많다. 무척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흔히 우리 사회에서는 출세에 욕심이 없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을 나왔으면 적어도 어느 정도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기업에 다녀야 하고, 남 부럽지 않게 살기 위해서는 공무원 시험이라도 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일’을 선택해야만 한다.


 과연 거기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때때로 그 과정에서 놓인 미지의 행복을 손에 넣을 수도 있겠지만, 한사코 나는 후회라는 감정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은 ‘만약 그때 내가 ~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후회하는 생물이다. 내가 스스로 원해서 선택한 길에서도 후회하는데, 어쩔 수 없이 남의 기준으로 선택한 길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서지안이 말한 대로 세상에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다른 길도 많다. 우리는 그동안 틀에 박힌 교육을 통해서 오로지 사회가 공통으로 ‘인정’하는 길만 선택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놀라울 정도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이 스스로 길을 선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늘 당신은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나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바쁜 일상을 보내는 와중, 드라마 핑계를 대서라도 한번 나에게 물어보자. 이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이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질문하는 자만이 답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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