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자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문장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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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80자로 상대방에게 전하는 문장 기술


 대학에서 일본어 수업을 듣다 보면 종종 한국에서 만나지 못한 좋은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지난 금요일에는 한 일본어 수업에서 '비즈니스 인간의 새로운 상식, 80자로 상대에게 전하는 문장 기술(ビジネスパーソンの新常識。80文字で相手に伝わる文章テクニック)'이라는 글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비즈니스에서 일하면서 상대방에게 명확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한 80자의 기술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아주 짧은 문장으로 상대방의 흥미를 끌고, 특별한 가치를 상대방에게 전해야만 하는 시대다. 한국에서는 이런 트렌드를 '스낵형 콘텐츠 시대'라고 부른다.


 오늘 우리가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때 130자의 기적으로 불린 트위터의 급진적인 성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굳이 긴 문장이 아니더라도 130자 이내로 훌륭한 소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기업의 투자도 급격히 늘었다.


 덕분에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긴 글을 적는 나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블로그는 스낵형 콘텐츠보다 메인 요리에 가까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네이버도 스낵형 콘텐츠를 메인에 배치하면서 블로그 카테고리가 뒤로 밀려나 블로그 시장은 불황이다.



 하지만 블로그의 콘텐츠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토리 채널 등의 매체를 통해서 짧은 글로 정하는 기술이 있는 사람은 틈새시장을 잘 이용하고 있다. 다음 메인 페이지에 소개되는 글도 제목과 사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의 흥미를 끌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80자 문장의 법칙은 이때 무척 유용하다.


 일본어로 읽은 80자로 상대에게 전하는 기술'의 저자는 80자로 명확히 소통할 수 있으면, 의사소통의 효율이 높아지는 데다가 영어로 번역하기 쉬운 메시지가 된다고 말한다. 요즘 유튜브 자막을 통해서 모국어와 영어로 소통하는 사람이 많다. 80자면 그 범위를 더욱 쉽게 넓혀갈 수 있는 거다.


 '80자로 상대에게 전하는 기술'의 저자는 5가지 법칙을 강조한다.


 첫 번째, 80자 이상의 글이 있으면 분할하라.

 두 번째, 한 문장 내의 주어와 목적어를 확인하라.

 세 번째, 따로따로인 글은 접속사를 이용해서 적절히 연결하라. 또는, 접속사를 사용하지 않고 연결하라.

 네 번째, 논리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하라.

 다섯 번째, 문장의 논리와 완성을 다시 한번 검토하라.


 이 다섯 가지의 법칙을 통해 우리는 80자 문장의 법칙을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이 법칙을 읽으면서 '군더더기를 없애고, 짧게 써야 좋은 문장이 된다.'는 글쓰기 법칙이 떠올랐다. 하지만 글이 마냥 짧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짧게 글을 적더라도 제대로 문장이 갖춰지지 않으면 엉망이 되어버린다.


 말과 글은 짧을수록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길게 설명해야 하는 것을 짧은 문장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문장 내의 주어가 분명해야 하고, 논리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렇게 해야 사람들은 짧은 한 문장을 읽고도 저자가 말하는 걸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80자 문장의 기술은 소셜 미디어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서도 충분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에도 80자 이내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할 수 있다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역시 소통은 서로 이해하기 쉬워야 통하는 법이다.


 대학에서 우연히 들을 기회가 있었던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교수님도 문장은 단문으로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당시 강의를 통해 들은 내용을 짧게 정리해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문장은 최대한 짧게 짧게 써야 한다. 처음 생각난 것이 길게 나온다면 토막을 내보면 된다. 토막을 내면 문장의 주술 관계가 맞지 않게 될 확률이 줄어든다. 단문으로 글을 쓰게 되면 읽는 사람도 쉽다. 진짜 고수는 단문으로만 쓰면 읽는 사람의 호흡이 빨라지기 때문에 장단의 조합을 갖추게 된다."


 글을 쓰는 데에 있어 장단의 조합을 갖추는 건 아주 매력적인 일이다. 피아노를 연습할 때도 음의 장단을 맞추어야 조금 더 완성도를 갖춘 연주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쓰는 글에서도 이 법칙은 똑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오늘 지금 내가 쓴 글은 장단의 조합이 갖춰진 화음이 되었을까?


 늘 문장이 길어지면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쓸데없이 접속사가 많이 들어가면 대체할 수 있는 문장을 적고자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똑같은 말이 반복되면 사전 검색을 통해서 동의어를 찾아본다. 글의 완성도를 갖추는 동시에 짧고 명확하게 뜻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스마트'라는 이름이 붙는 기술이 더욱 일상 깊숙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지금도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우리는 더욱 짧은 문장을 쓰고 있다.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지면서 오프라인 소통은 낯설어지고, 온라인 소통 또한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그러한 시대를 맞아 80자로 상대방에게 전하는 기술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80자 문장의 기술'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납득시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는 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이렇다', 'XX가 말하기를'처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빌려 말하더라도 자신의 가치는 올라가지 않는다. 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80자의 법칙은 유효하다. 이 법칙을 몸에 익히는 것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그 힘은 언젠가 당신이 세계에서도 통하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줄 것이다.


 공감하는 능력. 앞으로 우리 시대에서 필요한 건 얼마나 효율적으로 상대방과 소통하여 공감할 수 있는지가 평가받는 시대다. 짧은 문장으로 매력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시대에서 80자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힘. 이 힘은 마케팅만 아니라 취업과 기획, 인간관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80자로 정리해서 말할 수 있는가? 때때로 우리는 A4 한 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수식어로 글을 완성하지만, 막상 핵심만 따져보면 겨우 80자 내외로 끝날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천천히 80자로 내 의견을 정리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


 대학 일본어 수업을 통해 우연히 만난 '비즈니스 인간의 새로운 상식, 80자로 상대에게 전하는 문장 기술(ビジネスパーソンの新常識。80文字で相手に伝わる文章テクニック)'. 앞으로 내가 블로그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페이스북, 스토리 채널 등에서도 80자의 법칙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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