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 철회를 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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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했던 사드 배치 철회, 하지만 사드 배치 철회를 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 왜?


 얼마 전에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로 성주 골프장에 배치되면서 사드 포대 한 대가 기능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졌다. 이번 사드 발사대 4기 반입을 놓고 성주 시민과 경찰 사이에서는 또 한 번 갈등이 빚어졌고, 성주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왜 약속한 사드 철회를 지키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만든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면서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사드 배치를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사람들은 평화를 희망했다. 사드는 환경만 아니라 국제 정서에도 맞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수소 핵폭탄 실험까지 강행하며 유례없는 위협을 주변 국가에 가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강하게 반발하며 추가 조치를 계획했고, 한국은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시절에 약속한 사드를 가지고 북한을 견제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선택지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에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사람 중 일부는 "문재인 정부 지지를 철회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번 사드 배치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단독으로 움직이기에는 중국과 미국, 일본, 북한, 러시아 같은 주변 국가만 아니라 국내 정치 상황도 무척이나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 철회를 전면으로 나섰다면, 김정은 같은 수준의 지도자인 트럼프는 또 한미 FTA를 비롯한 다양한 정치적 사안을 걸면서 한국에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더욱이, 지금도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빨갱이 정부라는 허튼소리를 자유한국당은 매국노라는 말도 서슴지 않을 거다.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마치 역사적 퇴물 같은 정당이 되어버렸는데, 그들이 차지하는 의석수는 무엇을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비록 문재인 정부가 자유한국당과 미국의 눈치만을 보면서 사드 배치를 하더라도 쌍수 들고 환영하며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 문화와 경제 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흔들리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정의당은 중국과 관계 악화를 걱정하며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를 비판하고 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를 놓고 철회하거나 환영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사드 배치를 주도한 것은 어디까지 박근혜 정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하기 전까지는 사드 배치 찬반을 놓은 화살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부 인사에 갔지만, 지금은 모두 문재인 정부가 받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중국 눈치를 보면서 사드 철회를 선택하면 자유한국당은 입에 게거품을 물면서 "한국의 안보를 버렸다."라고 주장하면서 탄핵을 외칠지도 모른다. 만약 미국의 눈치를 사드 배치를 선택하면 "국민을 배신했다."라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임시 배치'라는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북한이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강경한 제재안 앞에서 꼬리를 내리면 '사드 배치' 카드 또한 새롭게 활용할 수 있겠지만, 짖어대는 걸 멈추지 않으면 선택의 폭은 좁아지게 된다.


 안보를 챙기면서 미국의 지지를 받을 것이냐, 주권을 챙기면서 중국의 지지를 받을 것이냐. 북한의 행동에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오로지 이 두 가지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보다 응원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정치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사드 배치 문제는 일반인이 보더라도 선택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걸 분명히 알 수 있다. 독일과 스위스처럼 전 국민이 토론해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를 국민 스스로가 선택하기에 아직 한국은 민주주의와 국민 의식이 성장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북한이라는 미친개가 꼬리를 내리고 조용해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게 떠넘긴 폭탄 같은 사드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침을 질질 흘리면서 호시탐탐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고 있다. 당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재인 정부가 왜 사드를 철회하지 않느냐며 비난하기 전에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박근혜 정부가 저질렀던 무능한 외교는 앞으로 도대체 얼마나 우리나라를 막아서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어 걱정이다. 과연 몇 번이나 더 위험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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