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보충 수업 때문에 고작 방학은 3일
- 시사/학교와 교육
- 2017. 7. 28. 07:30
방학인데도 학교에서 오후까지 수업을 한대요, 학생들의 자율권은 어디있습니까?
7월은 조금 방학이 늦은 학교도 여름 방학을 본격적으로 맞이하는 시기다. 그리고 딱 지금 시기인 7월 말과 8월 초는 많은 사람이 여름 휴가를 떠나는 휴가철인데, 이미 뉴스를 통해서 해외여행을 준비해서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명 관광지에는 인산인해이지 않을까?
어른들은 여름방학이 없다고 하지만 아직 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을 포함하여 대학생은 여름방학이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일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하고, 부모님과 여행을 떠나거나 대학생은 친구들끼리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정말 방학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방학이 조금 불편한 사람들도 있다. 방학을 맞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모으기 위해서 노력하는 대학생들도 적지 않고, 학원에 틀어박혀 마치 방학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학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고등학교에서는 방학 인데도 학교에 가는 경우가 있다.
일명 여름 방학 보충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추가 수업이다. 여름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똑같이 학교에 등교하여 점심을 먹은 이후에 오후 수업까지 하는 고등학교의 수업이다. 이 교육은 사교육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이루어질지도 모르지만, 심각하게 학생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
보통 여름 방학 보충 수업은 강제성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상 학교에서 보충 수업을 진행하면 선생님과 학생의 선택권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녔던 8년 전에도 그랬는데, 이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간 사촌 동생 또한 그렇다고 한다. 방학 인데도 방학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10대~30대 정도의 세대에 해당한다면, 모두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녔던 시절에는 약 3주간 방학 보충을 하면서 남은 시간이 방학이었는데, 최근에는 주 5일 수업으로 인해 줄어든 방학 탓에 더 방학이 적은 상황이다.
방학이 적은 상황 속에서 보충 수업 기간은 더 늘어난 탓에 실질적인 방학은 2~3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름만 여름 방학이지, 사실상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수업의 연장선에 해당하는 보충 수업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하면서 10대 청소년의 놀 권리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문제는 만약 방학 보충 수업을 하지 못 하게 한다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직 경쟁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많은 학부모가 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그냥 노는 것을 곱게 지켜보지 못한다. 집에 있으면서 컴퓨터 게임만 하는 것보다 학교 보충 수업을 하라는 거다.
실제로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방학 동안 아이들의 늘 신경 쓰기 어렵거나 다른 학원에 보내지 못해 오히려 보충 수업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여전히 청소년 본인의 의견이 아니라 부모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따라가야 하는 모습이 안타깝지만, 한국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모습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 완벽히 '자율성'이 보장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 학교에서 행해지는 야간 자율 학습 또한, 이름만 자율이 들어갈 뿐이지 실제로 자율은 허락되지 않는다. 이미 많은 청소년이 10대 시절부터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제약에 익숙해지고 있다.
방학인데도 오후까지 수업하는 일이 과연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굳이 학교에서 방학 보충 수업을 해야만 한다면, 평소 학기 중 등교 시간보다 등교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늦추는 동시에 하교 시간은 앞당기는 게 어떨까? 방학은 아이들에게 주어진 권리이고,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아직은 어른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통제할 수 있을까?'는 질문으로 접근하는 교육 시스템은 가야 할 길이 멀다. 방학인데도 어두운 표정으로 방학한 것 같지 않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이제는 점점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우리 교육도 교육을 받는 아이가 중심이어야 한다!
- 질문을 한 학생의 심정이 너무나 안타깝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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