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줍쇼 일본 신주쿠 특집을 통해 완성된 엔딩
- 문화/문화와 방송
- 2017. 7. 27. 07:30
한끼줍쇼 일본 특집 마지막 에피소드는 신주쿠에서 함꼐 한 가족과 두 명의 유학생
일본은 나에게 참 가까우면서도 멀리 있는 나라다.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는 일본어를 전공하며 일본어를 사용하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집에서는 일본어로 적힌 만화책이나 소설을 짧게 읽고, 애니메이션과 쉬운 NHK 뉴스를 시청하며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듣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본어다.
일본도 벌써 세 번을 방문했지만, 학교에서 일본에 목표를 두고 공부하는 학생들과 비교하면 아주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 비록 일본 방문 횟수는 적어도 일본어를 통해 생활하는 데에 조금 자신이 붙어 있는 상태다. 가을이 되면 일본을 방문하고 싶지만, 현실의 지갑은 너무나 얇아 고통스럽다.
그래서 늘 학교에서 조금 부담을 덜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거나, 방송을 통해서 일본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는 편이다. 이번에 본 <한끼줍쇼>의 일본 신주쿠 특집은 일본 생활을 꿈꾸는 나에게 있어 너무나 멋진 에피소드였다. 정말 딱 일본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 들게 했다.
<한끼줍쇼> 글로벌 특집 일본 편은 총 두 편으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지난주에는 일본 요코하마를 방문하여 한인이 거주하는 곳을 오직 이경규와 강호동 두 사람이 찾아 헤맨 편이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산다라 박과 이홍기 두 사람이 밥 동무로 출연해 함께 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가는 관광지로도 유명한 신주쿠는 '동경 한인 학교'가 있어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한끼줍쇼>를 통해 본 신주쿠의 모습은 마치 서울의 이태원과 닮은 느낌이었다. 신오쿠보역 근처에는 한국어로 적힌 간판이 즐비했고, 여러 한류 상품이 배치되어 있었다.
외국인이 자주 드나드는 서울의 이태원과 달리 일본에서 외국인이 자주 드나드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방송을 통해 아주 짧게 보았지만, 한국의 여러 문화 상품이 일본에서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새삼 새롭게 보였다. 왜냐하면, 내가 일본에 갔을 때는 '딱 일본 문화'만 보았기 때문이다.
만약 방송이 아니었다면 동경 한인 학교와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외국인 거주자를 위한 외국 학교가 있는데, 일본에서 운영되는 동경 한인 학교가 이 정도 규모일 줄은 몰랐다. 역시 일본에 건너가 사는 사람이 잠시 부럽기도 했다. (웃음)
<한끼줍쇼 신주쿠 편>은 그렇게 신오쿠보역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짧게 담았고,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밥 동무로 만난 어느 한 가족과 기숙사 생활을 하는 유학생들의 사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 두 밥 동무는 오늘과 내일, 혹은 과거와 오늘로 묘하게 겹쳐졌다.
강호동과 이홍기가 방문한 이미 일본에서 가정을 이루어 거주하는 가족의 모습은 너무나 단란해 보기가 좋았다. 일본에서 생활하게 된 계기와 함께 일본 직장에서 겪은 점심시간 문화 차이 등 일본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사람들의 여유가 보기 좋았다. 역시 이것은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인 걸까?
강호동과 이홍기가 방문한 가정을 통해 여유를 보았다면, 이경규와 산다라 박 두 사람이 방문한 유학생들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살아가는 치열함을 볼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이 막무가내로 일본으로 건너와 일식 요리를 배우기 위해 공부하는 청년과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일본으로 건너왔다고 하는 청년.
두 사람의 이야기는 다른 누구도 아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였고, 지금 글을 쓰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는 고민을 멈추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였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대포로 일본이라는 낯선 곳을 갈 수 있다는 게 무척 놀라웠다.
나의 사촌 여동생 중 한 명도 조금 하는 영어만 가지고 호주로 건너가 워킹 홀리데이를 하고 있다. 나는 좀처럼 그런 용기를 갖기가 어렵다. 늘 머릿속으로 그리는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같은 작품이지만, 실제 손으로 그리는 그림은 아직 백지에서 선 하나 긋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역시 청년 세대의 가장 큰 힘은 일단 부딪힐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나는 그 용기가 부족해 지금처럼 조용히 글을 쓰는 일에 머무르고 있지만, 자신을 낯선 곳에 노출해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그 모습이 너무나 눈부셨다. 어쩌면 내 마음속에서는 그들을 향한 작은 질투와 시기심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끼줍쇼> 일본 특집 두 번째 에피소드 신주쿠 편은 갓 일본에서 도전하는 청년들의 모습과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가족을 통해 의미 있는 결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주 사소한 우연으로 만난 이 이야기는 분명히 많은 사람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오늘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어떻게 보았는가?
나는, 정말 나도 일본으로 건너가 반년이라도 생활해보고 싶었다. 내년에 나는 일본 대학에 짧게라도 머무를 기회를 얻을 수가 있을까? 그저 생각만 하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듯, 조금 더 구체적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과 꿈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일이 나에게 필요하다. 하하하.
다음 주는 <효리네 민박>을 통해 방송계에 복귀한 이효리가 밥 동무로 나온다고 한다. 그편은 일본 특집과 또 다른 재미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대된다. 언젠가 <한끼줍쇼>가 김해를 방문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현재 투표 중인 여러 지역 중에서 <한끼줍쇼>는 어디를 가게 될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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