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가 하반기 선두 도약을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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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엔씨는 선두 기아를 제치고 첫 정규 리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구단 엔씨는 타팀과 비교하면 역사가 짧지만, 타팀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강팀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창단 첫해에는 7위를 기록했고, 이후 3위를 두 번 기록한 이후에 2위를 기록하며 명문 구단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렇기에 엔씨 야구를 보는 팬은 늘 즐거움이 컸다.


 올해 엔씨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테임즈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며 불안한 시선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해갔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맨쉽은 미국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음에도 전반기 마지막 시합을 제외하면 전승을 거두었고, 스크럭스 또한 기량이 뛰어났다.


 한때 기아를 상대로 스윕승을 가져오며 공동 선두로 올라가기도 했지만, 엔씨는 팀 내에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인지 가파르게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역시 기아를 상대로 운은 두 번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듯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3승을 갖다 바쳤다.


 7승 이후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맨쉽의 복귀가 있었음에도 1승조차 거두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는 기아와 마지막 3연전이 엔씨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약점을 모조리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불펜의 방화와 젊은 투수진의 이닝 이터 능력의 상실일 것이다.


[각주:1]


 <엔씨가 기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라는 글을 통해서도 짧게 언급했지만, 지금 엔씨의 주축은 젊은 투수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맨쉽과 해커 두 사람이 선발 투수로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수 두 사람을 제외하면 끝까지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구창모, 이재학, 장현식, 최금강 네 사람을 비롯하여 이민호, 강윤구 등 선발을 맡을 수 있는 투수가 존재하지만 어느 누구도 안정적이지 못하다. 특히 이재학은 작년부터 영점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한국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제는 4선발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전반기 초기 구창모, 장현식, 최금강 세 사람이 무척 잘 던져주면서 엔씨의 상위권을 지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부상으로 빠진 맨쉽의 빈자리를 채워주면서 차기 에이스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세 사람 또한 영점이 잡히지 않을 때가 많았고, 후반에는 조기 강판을 번번이 당했다.


 그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경험이 없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여름 더위에 체력이 벌써 방전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된다. 여름에 들어와 창민 불패의 신화도 깨지면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고, 마지막 기아전에서는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야구 해설진을 말을 빌리자면 엔씨는 불펜의 자책점이 상위권이라 선발이 어느 정도 이닝을 버텨주고 타자가 점수를 내주면 이길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확실히 엔씨는 '극장'이라는 이름이 수시로 붙는 타 불펜에 비해서 탄탄하다. 하지만 자책점이 낮은 건 또 그만큼 많이 던졌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이민호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투구수에 따라 이닝을 소화했고, 초기부터 자주 등판했던 중간 투수 원종현과 김진성은 힘이 떨어졌는지 전반기 막판에 힘을 좀처럼 쓰지 못했다. 임정호를 비롯한 타 투수 또한 잘 던지는 시합이 있으면 오히려 그 배에 달하는 수만큼 엉망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불펜이 단단하다고 말해도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투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그것이 야구라는 게임의 특징이겠지만, 그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최근 연이어 연타를 당한 게 무척 아쉽다. 지난 전반기 10경기 중 엔씨는 고작 2승을 거두는 데에 그쳤고, 1위는 멀어진 데다 3위와는 크게 좁혀졌다.


 지금 상황은 마치 두산에게 정규 리그 우승을 손쉽게 내준 모습과 비슷하다. 당시 두산이 워낙 압도적으로 승부를 끌어온 터라 헤집고 들어갈 틈이 좀처럼 없었지만, 기아는 엔씨와 달리 불펜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분명히 약점을 노출했다. 하지만 기아는 타선과 선발의 힘으로 이겨나가고 있다.


 덕분에 엔씨는 기아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홈런으로 무장한 SK에게 무섭게 따라잡히면서 투수진들의 불안감도 더욱 커졌다. 아직 어린 투수는 홈런 한 방에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법이다. 과연 SK를 상대로 지금도 불안한 제구를 보여주는 어린 투수들이 시합을 제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다행히 7월 후반기 첫 시작은 비교적 약팀인 한화를 맞이하지만, 한화는 늘 뜬금없이 물고 늘어지는 시합을 자주 보여주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그리고 한화와 3연전을 치른 이후에는 SK를 만나게 된다. 팀 홈런 153개의 압도적인 파워 스윙을 상대로 엔씨는 본격적인 테스트를 맞이한 셈이다.


 후반기 첫 주의 시합을 어떻게 마치느냐에 따라 후반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엔씨 팬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엔씨가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나가면 좋겠지만, 솔직히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요소가 너무 많아 보인다. 적어도 위닝시리즈. 딱 그 정도의 기대가 적당할 것이다.


 엔씨가 하반기 선두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어린 투수들의 체력 안배와 성장이 필요하고, 스크럭스가 돌아올 타선에서 새로운 활력이 생기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댓글을 읽어보면 팬층 사이에서 '어느 주전 선수가 복귀하고 나서 연패가 시작됐다.'라는 말도 있는데, 그 정도로 타선은 기대 이하인 거다.


 부디 한화를 상대로 홈런포를 재가동해 자신감을 얻은 타선이 흔들리는 투수진에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저녁 6시 30분에 치러질 한화와 엔씨의 시합은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윤규진과 이재학의 선발 승부. 모두 모 아니면 도인 투수들의 시합이니 타선이 중요하다!


  1. 엔씨 다이노스 페이스북 사진첩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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