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최종화, 정치 패러디의 획을 그은 최고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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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 유착을 고발한 드라마 김 과장, 마지막까지도 최고의 재미를 선사했다


 우연히 주말에 재방송을 보고 나서 관심을 끌게 되어 꾸준히 본 수목 드라마 <김과장>이 어제 30일 방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기업 내의 자회사에 빨대를 꽂아 직원들의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사회 문제를 지적한 드라마 <김과장>은 마지막까지 정말 화끈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김과장> 최종화는 TQ 그룹 박 회장을 체포하는 장면부터 숨 가쁘게 그려졌다. 김 과장이 전 검사장을 찾아 거래를 했고, 전 검사장의 도움이 없어진 걸 알게 된 박 회장은 곧바로 미국 비행기 티켓을 끊어 도망칠 준비를 했었다. 아슬아슬하게 출국하기 전에 박 회장이 잡힌 후 본게임이 시작했다.


 박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박 회장은 조 상무와 대질신문을 하면서도 "모릅니다. 저는 관련이 없습니다. 모두 조 상무의 과잉 충성입니다."로 일관했다. 조 상무는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박 회장을 모습을 보면서 눈을 떨었는데, 문득 어떤 인물이 떠올랐다.


 모두가 예상하는 최 씨일 수도 있고, 똑같은 박 씨일 수도 있다. 나는 어디까지 본명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두 사람 모두의 모습이 살짝 보인 것 같기도 하다. (웃음) 박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구치소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것은 민주주의 검찰이 아닙니다!"고 외치는 장면이 그려졌으니까.



 저 장면에서는 TQ 본사에서 보도 방송을 보는 청소부 아주머니가 "염병하네!" 하는 장면까지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속 시원한 웃음을 자아냈다. 굳이 어떤 인물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가 언론을 통해 본 어떤 사건이 너무나 명확히 떠올랐다. 참, 작정한 듯 보이는 이 모습이 너무 재밌었다.


 박 회장은 구속이 되었어도 발 빠르게 사후 대처를 하기 시작했다. 스위스 계좌에 있는 비자금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TQ에 닥친 위기는 극복할 수 없는 상태인 걸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장 대표에게 자신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거래를 제시하기도 하고, 조 상무에게도 당근을 던지면서 죄를 쓸 것을 제안했다.


 스위스 계좌 비자금 확보가 불가능한 이상 김 과장과 서 이사는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박 회장 아들 박명석이 중간에서 멋진 활약을 하며 상황이 역전되어버렸다. 여기서 박 회장 스위스 계좌 잔고에 29만 원을 남겼다는 걸 김 과장이 말하는 장면은 웃음이 저절로 터졌다.


 아마 이 장면에서도 많은 사람이 어떤 인물을 떠올렸을 것이다. 드라마 <김과장>은 최종화에 들어서 너무나 재미있는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이어오는 동안 대기업 갑질을 고발하는 등의 내용이 많았지만, 현실 정치를 교묘히 풍자한 최종화는 그 어떤 화보다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드라마 <김과장>은 어디까지 허구다. 우리가 <김과장>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즐거워한 까닭은 단순히 현실 정치 문제를 풍자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현실에서는 너무나 더디게 진행되는 책임 규명과 처벌의 과정에서 풀지 못한 답답함을 드라마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하고 외친 현실의 어떤 인물은 여전히 자신의 죄를 부정하고 있고, 지난 30일 법원에 출두하여 영장 실질 심사에 임한 어떤 인물 또한 전혀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증거는 여기저기 널려 있어도 서로 모른다고 대답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을 뿐이다.


 드라마 <김과장>의 조사 과정을 보면서 정말 그 두 사람의 대질 신문 과정이 있었다면, 오늘 우리는 조금 다른 결과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끝까지 특검 조사에 임하지 않은 어떤 인물은 '파면'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하나부터 열까지 모른다며 책임을 외면하고 있으니까.


 박 회장을 판결하는 판사의 모습에서도 우리는 현실 정치에서 있었던 모습을 짧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에 이르러 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드라마 <김과장>. <동네변호사 조들호> 이후 정말 오랜만에 멋진 드라마를 보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에 최종화 재방송이라도 챙겨보는 건 어떨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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