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시험이 끝나고 로또 복권 당첨의 행운까지
- 일상/일상 다반사
- 2016. 12. 19. 07:30
대학 2학기 종강과 함께 맞이한 소박한 행운에서 내일을 기대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괴로운 시간을 너무나 길게 느끼고, 행복한 시간은 너무나 짧게 느낀다. 행복한 시간은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지만, 괴로운 시간은 '도대체 이 시간이 언제 다 지나가나?'라며 시곗바늘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시간의 상대성 이론이다.
지난 16일에 나는 대학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방학을 맞이했다. 6년 만에 다시 다니게 된 대학은 너무나 낯설었고, '행복'이라는 시간보다 '괴로움'이라는 시간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내가 대학을 꾸준히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것은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대학은 4년의 기간 동안 필요한 학점을 획득하고, 일정한 졸업요건을 갖추면 졸업을 할 수가 있다. 이렇게 결말이 쉽게 보이는 괴로움은 버틸 수 있는 법이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이렇게 결말이 기다리고있는 괴로움을 버티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제법 대항력이 생겨 혼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다.
2학기 동안은 1학기에 하지 못한 수업을 들었고, 짧게라도 다른 학생과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수업을 통해서 몇 명의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러한 관계를 지속하는 일이 어려워 시간이 지나면 그저 얼굴만 아는 사이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대학 공부를 통해서 무엇을 얻었느냐고 묻는다면, '얻을 수 있었던 건 있었다.'고 대답하고 싶다. 내가 잘하고 싶은 분야에서 좀 더 실력을 쌓을 수 있었고, 내가 알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좀 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혼자서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짙어서 지난 16학년도 2학기 수업은 모조리 혼자서 할 수 있는 수업들이었다. 아, 물론, 일본 유학생과 팀이 되어 여러 이야기를 하는 수업은 예외다. 그 수업은 대화를 통한 새로운 이야기를 얻는 게 목적이라 꽤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지난 목요일에는 그 수업의 성과 발표회가 있었는데, 역시 나와 달리 그곳에 초대된 발표팀들을 보면 모두 돈독한 친분을 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게 부럽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나와 그들의 다른 점을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밝은 표정으로 자주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그러한 일이 아직 서툴러서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마지막 성과 발표회에서 '아직 나는 너무 멀었다'는 걸 체감하는 동시에 '이제 정말 이 힘든 1년이 끝났구나!'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쓴웃음)
대학에서 친분을 넓히지 못하는 일은 어쩌면 괴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혼자 지내는 일이 나쁘지 않기에 괴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선택하지 못한 선택지를 통해서 친구가 된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다른 선택지를 선택했다면 난 어땠을까?'는 상상을 해볼 뿐이다.
그러한 바보 같은 생각을 했던 2학기 마무리가 다가올 때쯤에 나는 복권을 구매하기도 했다. 바보 같은 상상을 하면서 내가 선택할 수 없는 미지의 길을 고민하는 걸 멈추고, 현실적인 돈에 대해 상상하면서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 자산을 불러나가며 내 꿈을 실천해나갈지 고민했다. 그게 또 복권이었다.
이번에 아주 운이 좋게도 구매한 복권이 모두 당첨이 되는 행운을 얻었다. 물론, 큰 금액이 아니라 모조리 5등 당첨이라는 아주 소박한 행운이다. 그러나 뿌린 대로 거둔 만큼 나는 이 당첨 복권 또한 2학기 종강과 함께 꽤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왠지 대학 생활도 뿌린 대로 거둔 것 같았다.
어머니가 산 복권은 조금 더 높은 금액에 당첨되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첫 번째 사진의 복권 세 장이 내가 구매한 복권이고, 두 번째 사진의 복권 두 장이 어머니가 구매한 복권이다. 어머니는 4등과 5등에 하나씩 당첨이 되셨는데,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렇게 소박한 행운은 짐짓 반가운 법이다.
이번 제733회 로또 복권은 1등이 고작 4명밖에 나오지 않아 솔직히 아쉬움이 더 크다. 그런데도 이렇게 작은 당첨이라는 소박한 행운이 쌓여서 어쩌면 내년에는 더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원래 인생이라는 건 소박한 행운을 누릴 수 있을 때, 더욱 큰 행운이 온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이번 기말고사가 끝난 이후 19일부터 학교에서 시행하는 한일교류 시스템에 참여하기에 9일 동안 일본에 가게 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선택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포기하고 싶었다. 마지막 정리를 앞두고 우병우 전 수석처럼 잠수를 타고 싶었다.
그 괴로움에 머리를 쥐어 싸며 끙끙 앓고 있을 때 그나마 웃게 해준 로또 복권의 소박한 당첨. 대학 2학기가 끝나고 나서 괴로움에서 해방될 것 같았지만, 쓸데없이 참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직 괴로움이 이어지는 오늘이다. 이 작은 행운이 오늘의 괴로움을 참고 버틸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미 이 글이 발행되었을 때쯤에는 김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준비를 하고 있을 것 같다. 19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일본 일정은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까? 그저 세 장의 5등 당첨 복권처럼 뿌린 대로 거둘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건 새로운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한 작은 성장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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