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당첨 복권 번호를 그대로 사보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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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보여준 1년 전 당첨된 로또 복권, 그대로 올해 또 사보았더니


 나는 아직도 매주 로또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권을 구매하는 일에 대해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가난한 학생이자 글을 쓰는 자가 욕심을 품어도 되는 작은 도박이 복권이다. 더욱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한국에서 복권 판매율은 계속해서 급증하고, 나도 거기에 일부 기여하고 있다.


 복권을 구매할 때마다 매번 똑같은 번호로 사면서 '이 번호로 지난번에는 5등과 4등이 되었으니 분명히 2등이나 1등도 될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는다. 그러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숫자의 운이 다했다고 생각해서 새롭게 숫자를 적어서 또 몇 개월 동안 같은 번호로 산다.


 이번에도 나는 어김없이 늘 구매하는 똑같은 번호로 구매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번호로 로또 복권을 한 장 구매했다. 그 번호는 페이스북이 보여주는 1년 전의 추억을 통해 확인한 '작년에 당첨된 로또 복권 번호'다. 작년 12월 5일은 토요일이었는데, 나는 그 당시에 4등에 당첨됐었다.



 페이스북은 위 사진과 같은 형태로 종종 1년 전의 추억을 보여주는데, 12월 5일이라는 날짜가 기막히게 월요일과 겹쳐졌다. 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만약 이 번호를 그대로 올해 12월 5일에 사면 어떻게 될까?'는 호기심이 들어서 이번에는 평소 그대로 구매하는 복권에 작년 번호를 추가해서 구매했다.


 그렇게 구매한 복권을 딱히 애지중지 여기지는 않았다. 그냥 재미였으니까. 내가 재미있게 복권을 구매한 것은 절대 잊지 않았지만, 지난 일주일은 시험을 앞두고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 버려서 솔직히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알 수가 없을 정도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은 커다란 사건이 있기도 했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지칠 때마다 소설을 읽고, 소설을 읽다가 문득 지갑에 넣어둔 로또 복권이 떠올라 '아, 이번에 복권 당첨되면, 시험 끝나고 바로 서울 올라가야지.'라는 상상을 하며 보냈다. 바보 같다고 볼 수 있지만, 너무나 답답한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 역시 헛된 망상은 어쩔 수가 없었다. (웃음)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에 발표된 복권은 아니나 다를까 역시 큰 행운은 기대할 수 없었다. 작년에는 5만 원의 당첨행운을 줬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쓰레기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기부를 한 거야!"라는 말로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도 그냥 5천 원을 자동으로 사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머니도 이번에 사신 모든 복권이 숫자를 1~2개 맞추는 데에 그치면서 허탕을 치셨다. 내가 사는 김해 장유에서 1등 당첨이 한 명 나왔는데, 아무쪼록 그러한 행운이 나에게도 꼭 찾아왔으면 좋겠다. 뭐, 헛된 욕심이라는 건 알지만, 이렇게 살아가면서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게 사람의 삶이니까.


 지난해에는 로또 복권 3등에 당첨되기도 했었다. 그 복권 또한 굉장히 아쉬웠는데, 아무쪼록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 또 한 번의 행운이 있었으면 좋겠다. 박근혜 탄핵안이 가결되고 사람들은 무언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굶주림에서 쉽게 벗어나는 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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