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유시민이 번역한 박근혜 담화문의 실체
- 문화/문화와 방송
- 2016. 12. 3. 07:30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혼란에 빠진 국정
지난주, 나는 주말 정도가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위한 기초적인 부분에서 야당과 비박이 협의하여 강력하게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나의 의견에 대해서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한사코 부정하셨는데, 정말 어머니의 말 그대로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엄청난 폭탄을 국회와 우리 시민 사회에 던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는 전반부에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하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메시지를 반복했고, 후반부에서는 자신의 진퇴를 위한 결정을 국회에서 내리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발언이 이후에 여당은 내부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힘을 잃어가던 친박은 다시 한번 힘을 얻어서 대통령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나섰고. 일부 비박 의원들은 '그래도 탄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비박과 친박에서 줄타기하던 의원들이 우왕좌왕하고 말았다.
썰전 유시민은 이에 대해서 '똑똑한 놈이 붙었다.'고 말했고, 전원책은 '탄핵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패널의 의견대로 목요일까지 많은 변화가 정치권에서 생겼다. 김무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야당 내에서도 갈등이 생겨 사실상 탄핵이 어렵게 되어버렸다.
ⓒJTBC 썰전
지난 목요일 저녁에 방송된 썰전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담화 이후 긴급 녹화를 한 분량을 방송했는데, 유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에 대해서 아주 명확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3차 담화문은 번역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담화문에 쓰인 단어와 의도에 대해 분석하며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이번 담화문은 가장 정밀하게 짜여있고, 박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뜯어보면 자기 자신과 법, 정치와 국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대통령이 정직하게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것은 지독한 나르시시즘이고, 나는 애국자라는 확신이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대통령은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다."
박근혜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직접 잘못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주변에 사람을 잘못 둔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의심한 적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유시민은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을 통해서 이 부분을 정확히 캐치해서 해석했다.
이후 유시민은 전원책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걱정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분노가 무뎌져 가는 현상이다. 과거 세월호 사건은 이념 논쟁이 되면서 금세 사람들의 분노가 갈등으로 변해 식어버렸는데, 이번에도 그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시민은 '대통령의 특정 행위 자체가 아니라 인격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한, 시민들의 분노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 명의 대통령에 대해서 시민들이 불같이 화를 내는 일이 없었기에 이때까지와 다른 양상을 띨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유시민은 현재 우리나라의 상태가 압력솥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솥이 끓어오르면 이 열기를 배출해야 하는데, 그 배출수단인 하야와 탄핵 두 가지 모두가 막힌다면 압력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열기가 저절로 사그라지면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오른다면 결국은 폭발하게 되니까.
ⓒJTBC 디지털 뉴스룸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흔들리는 여당과 야당의 모습과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탄핵안에 대해서 시민들은 심각히 분노하고 있다. 서울의 각 대학은 동맹 휴업에 들어가 집회에 나선다고 발표했고, 지방에서도 여러 대학과 각 노동 단체가 동맹 휴업을 통해서 촛불 집회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늘 2일 열리는 촛불 집회에는 지난주 촛불집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야당 측은 촛불집회에 함께 하여 시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 새누리당을 압박한다고 하는데, 과연 비박계가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신경 쓰인다. 썰전의 두 패널이 예상한 대로 물 건너 가버리게 될까?
탄핵안 결정을 앞둔 토요일. 여전히 시민의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국회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은 일단 아무런 사건·사고 없이 평화롭게 촛불 집회가 열려 차디찬 겨울바람에도 시민의 촛불이 꺼지지 않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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