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로 만난 책과 사람을 읽는 일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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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채널 예스 10월 호에서 만난 책과 사람의 이야기


 나는 책을 좋아한다. 책을 좋아한다고 온 사방에 떠들고 다니고, 끼리끼리 어울려 놀러 다니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20대 대학생과 달리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서 항상 책을 옆에 끼고 산다. 하지만 나는 책을 골고루 읽지 않는다. 언제나 내 주변에는 내가 관심이 있어서 읽는 책만 읽을 뿐이다.


 오늘 이 글을 쓸 때도 <월간 채널예스 10월호>한 권과 라이트 노벨 한 권이 내 가방에 들어가 있었다. 고전이나 인문 등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책도 자주 읽지만, 역시 학교에서 짬짬이 시간을 내어서 읽고 싶은 책은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소설, 에세이, 라이트 노벨을 자주 읽는다.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자신이 원하는 걸 얻는 행위의 연장선이다. 누군가는 지식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감정을 자극받고 싶어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웃고 싶어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나는 웃을 수 있는 즐거움과 사람과 책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월간 채널 예스 10월호>는 따로 구매를 한 책은 아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할 때마다 적립되는 포인트 중 일부를 차감하여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여기에는 인터넷 서점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채널에 기고되는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번 <월간 채널 예스 10월호>의 메인 모델은 김제동이다. 김제동은 지난 10월에 <그럴 때 있으시죠?>라는 제목으로 에세이 형식의 책을 냈는데, 그 책은 <김제동의 톡 투유>를 비롯하여 그가 토크 콘서트를 통해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의 책이라고 한다. 아직 나는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월간 채널 예스 10월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그가 책에 무엇을 담고 싶었는지 읽을 수 있었다. 평소 JTBC 채널을 통해서 <김제동의 톡 투유>를 즐겨보고, 직접 녹화장을 찾아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상당히 인상 깊었다. 그중에서도 아래의 글이 눈을 잠시 멈추게 했다.


"그럴 때 있으시죠?" 김제동이 자주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수면 위로 끌어내주는 일, 그는 참 좋아한다. 어떤 감정도 나쁘지 않고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 감정에 잘 주목해주면 울던 아이도 순간 방긋 웃는다. 김제동은 "이 감정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힘든 거다. 끝나는 걸 알면 덜 힘들다. 그리고 고나는 벼락처럼 끝난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견딜 수 있는 건 6교시가 있기 때문이에요. 언제 끝나는지 알면 견딜 힘이 생겨요. 저는 약한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에요. 누군가를 도울 기회를 얻을 수 있잖아요. 나보다 못난 사람, 힘든 사람에게 위로를 받자는 게 아니에요. 너도 그렇구나, 나만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만 알아도 사는 게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사실 지금 맞닥뜨린 감정과 아픔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인생은 늘 힘들다. 조금만 더 가면 도착점이라는 깃발 표시만 있어도 막바지 힘을 내서 열심히 전력질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의 인생에는 그런 표시가 없다. 그저 달려야만 할 뿐이다.


 이 와중에 어떤 사람은 일찍 성공하고, 일찍 돈과 명예를 손에 쥐고서 떵떵거리며 살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조금만 더 가면 나도 하나를 이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해버릴 때가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는 걸 잊지 않는다면, 좀 더 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대학에 들어와서 강의를 듣는 일이 종종 힘들 때가 있다. 왜냐하면, 대학에는 고등학교 때와 달리 강의가 끝나는 시간에 종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묵묵하게 PPT 자료로 강의하거나 화이트 보드에 열심히 쓰는 교수님의 강의를 따라만 가다 어느 순간에 '언제 끝나!?'라며 지쳐버릴 때가 있다.


 자기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해서 대학에서 종소리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대학에 강의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있다면 조금 더 강의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종소리가 들리면 강의가 끝나고 잠시 쉴 수 있다는 것으로 학생은 힘이 나기 마련이니까. (웃음)





 <월간 채널 예스 10호>는 김제동의 이런 인터뷰를 시작으로 하여 다양한 작가와 책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는 땡스북스에서 일을 하다가 자신의 서점을 개점한 북디렉터 정지혜 씨의 이야기도 있었고, 왠지 책 매거진에 어울리지 않는 마늘 튀김 떡볶이 레시피와 이야기도 읽을 수 있었다.


 그 많은 이야기 중에서 굳이 한 장면을 더 언급하자면, 나는 가수 김창완 씨의 인터뷰 "일상의 포말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글을 잠시 말하고 싶다. 가수 김창완 씨를 나는 솔직히 잘 모른다. 그의 모습을 종종 TV 드라마를 통해서 본 적은 있지만, 젊었을 적에 그가 어떤 가수였는지 별 흥미가 없었다.


 하지만 KBS <책을 보다>의 진행자이자 독서를 즐기는 사람으로 종종 글을 읽은 적이 있고, 요즘에는 어떤 모바일 게임을 홍보하는 모델로 그의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그의 인터뷰 이야기는 흥미를 느끼고 읽었는데, 역시 내가 덜 성숙한 맛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깊은 맛이 우러나는 이야기였다.


 <안녕, 나의 모든 하루>라는 제목으로 나온 그의 새로운 책은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하면서 직접 쓴 오프닝 멘트를 묶은 책이라고 한다. 그의 라디오를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짧다고 말할 수 없는 인터뷰 기록을 읽어보면서 어떤 내용일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 인터뷰 중에서 이 부분을 잠시 가져오고 싶었다.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좋은 점이 한 개도 없을 수 없다"는 말이 있어요.

어떤 고통이 있을 때, 그 고통이 우리를 무조건 갉아먹는 건 아니에요. 당장은 쓸지 몰라도 언젠가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될 수 있고 타인과의 관계를 극복하느 힘이 되기도 하죠. 모든 악을 악으로써 사고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경직되겠죠.


일상이 더 중요하잖아요.

탈무드에 흔히 나오는 이야기인데, 옛날에는 너무 흔했지만 요즘은 또 안 나오는 말이에요, "가장 소중한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이라는 이 중요한 말을 우리는 잊고 살아요.


 어느 책을 읽더라도, 어느 강연을 우연히 듣더라도 한 번쯤 듣게 되는 심심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우리가 분명히 마음에 새겨둘 가치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나쁜 일은 우리를 미칠 듯이 괴롭히지만, 우리는 그 일을 통해서 '다시 해서는 안 된다.' 혹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지.' 교훈을 얻는다.


 흔한 이야기다. 흔한 이야기이기에 여기에 무거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이라는 말도 흔한 말이지만, 우리는 종종 멀리 있는 성공과 언제가 될지 모르는 행복한 삶을 손에 넣고 싶다는 말을 통해서 지금 내 앞에 있는 작은 성공과 행복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성공과 행복이 우리가 원하는 그릇에 꽉 차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건 그 작은 성공과 행복을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 비로소 우리가 말하는 절대적인 성공과 행복이 되어가는 법이다. 겨우 27살의 대학생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나는 인생은 그런 법이라고 믿는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만나는 책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색다른 월간지. 이런 월간지를 읽다 보면 소개된 어떤 책을 읽고 싶어지기도 하고, 미처 알지 못한 사람들과 책을 만날 수 있어 즐겁다. 평범한 독서가로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나는 이 길을 멈추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웃음)


 걷는 걸 포기하지 않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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