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를 읽으며 나를 찾은 고교 야구 이야기
- 문화/독서와 기록
- 2016. 10. 5. 07:30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지금 도대체 나는 어디에 서 있는 거지?'라는 질문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우리는 분명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어도 이 일이 옳은지 확신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상태라고 말하는데, 우리는 이 과정에서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사실, 큰 혼란이라고 말하더라도 갑자기 앞날이 어떻게 되는 게 아니다. 내가 재미있어서 시작한 일이 따분하게 느껴지고, 큰 꿈과 비전을 품고 시작한 일에서 더는 꿈과 비전을 볼 수 없게 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매너리즘은 우리가 삶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에게 이런 일은 드물지 않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음에도 이런 매너리즘에 빠지는 이유는 '새로움'이 없어서 정체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맞닥뜨리고, 새롭게 변화를 해야 좀 더 활기차게 다음 계단을 힘차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변화는 말로 하는 건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건 어렵다. 자칫 잘못된 선택을 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고, 현상 유지를 바라는 사람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지금 이대로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혁신을 통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설득과 비전 제시가 중요하다.
최근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아서 우리 사회에는 남들과 똑같은 일을 해서는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좀 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특히 청년 창업가 등장과 함께 <핸드 스튜디오>처럼 일순간에 한국의 구글로 뜬 기업처럼 '혁신'이 다음 세대의 중심이 된 거다.
모시이노, ⓒ노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노베이션과 기업가 정신 편>은 오늘날 필요한 '혁신(이노베이션)'과 '기업가 정신'을 다루고 있다. 경영학 관점에서 절대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개념과 활용을 이야기로 멋지게 풀어내고 있다.
전권 <모시도라>도 피터 드러커와 고교 야구를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정말 잘 그렸었다. 이번 후속 권 <모시도라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또한 피터 드러커의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전권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잘 그려냈다.
책의 주인공인 '유메'는 자신의 평소 활기를 느끼지 못하는 소녀였다. 그녀는 꿈도 없었다. 목표도 없었고, 뚜렷하게 하는 일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보낼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 '마미'를 통해서 <모시도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새롭게 입학한 아사가와 고교에서 놀라운 변화를 맞닥뜨리게 된다.
주인공 유메와 마미를 비롯한 아사가와 고교의 야구부는 오랫동안 쉰 상태로 야구 부원이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야구를 할 수 있는 그라운드는 잡초만 무성히 자라있었는데, 이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주인공들은 하나둘 혁신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 첫 번째가 그라운드 관리자를 선별하는 일이었다.
그 이후 야구부원인 동시에 매니저가 늘어나고, 새로운 야구부를 위해서 감독에 적합한 인물을 선임하게 된다. 야구 부원이 없는 학교에 많은 신입생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고시엔에 출전한 강팀을 학교 그라운드에 초청하여 연습시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혁신적인 방법을 시도한다.
그렇게 다시금 야구부에 사람들이 모이고, '고시엔에 매해 진출하는 것'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본격적인 혁신이 시작된다. 그 과정을 통해서 피터 드러커의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을 골고루 활용하고,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나에게 적용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는 고민을 해볼 수 있었다.
모시이노, ⓒ노지
나는 주인공 이름이 '유메'라는 점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일본어 '유메(夢)'는 '꿈(夢)'을 뜻한다.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이 있을 곳은 어디인지 찾지 못한 주인공 유메가 변화해가는 과정은 책에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아마 '유메'라는 캐릭터는 현 일본의 젊은 세대의 모습을 반영한 게 아닐까?
현재 일본은 젊은 세대가 상당히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무언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아니라 경쟁에 떠밀려 빡빡하게 살아갈 뿐이다. 그래서 한때 히키코모리가 증가해서 사회 문제가 되었고, 일본의 기업 또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마냥 일본의 이야기만 아니다. 지금 우리 한국 사회 또한 일본과 비슷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젊은 세대는 무한 경쟁에 떠밀려 있을 곳을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 안주하는 걸 선택한다. 얼마 전에는 외고 자퇴 18세 소녀가 9급 공무원에 합격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서 공무원이 되는 게 마냥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저 나는 이렇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꿈을 포기하고, 누군가에게 억지로 등을 떠밀린 것처럼 선택을 해버리는 일이 너무 안타깝다. '나는 정말 뭘 하고 싶지?'라는 고민을 포기하고, 너무 일찍 변화를 포기한 것 같아 우려된다.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 도전과 경험을 해보기보다 책상 앞에서 문제를 푸는 걸 배웠다. 불안정한 경기 흐름 속에서 최대의 선택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일이었다. 그래서 어떤 혁신적인 변화를 꿈꾸지 않고, 정해진 틀을 선호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려면 밖으로 나가서 보고, 묻고, 들어야 한다. 이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니자치지 않는다. (본문 198)
한국의 젊은 세대가 해외 취업을 꿈꾸고, 하다 못해 해외 자유 배낭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몸소 실천할 수 없었던 혁신을 겪어보고 싶어하기 때문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매일 같이 똑같은 일을 하면서 갇혀 있어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혁신과 변화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태니까.
<만약 고교야구 여자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의 주인공 유메는 <모시도라>를 만나고, 새로운 고등학교에서 학생들끼리 모여서 매니지먼트를 배워가는 과정을 통해서 갇혀있던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때로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마침내 변화를 끌어냈다.
책을 읽으면 '나를 위한 가장 좋은 혁신은 무엇인가?'는 고민을 하게 해준다.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앞으로 변화하는 흐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식으로 변화를 고민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을 고교야구를 재건하는 소년·소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정체되지 않는 삶을 꿈꾸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