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게임, 여름에 읽기 좋은 공포 추리 소설

왕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복종하지 않으면 벌을 내린다.


 요즘 시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행운의 편지' 혹은 '불행의 편지'로 불리는 우스꽝스러운 글이 있었다. 그 편지글은 글을 읽은 사람이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10명에게 보내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저주가 있었는데, 제법 그 시절에 유행했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일종의 해프닝 같은 미신을 어릴 때부터 믿지 않았다. 그 시절에는 인터넷을 통해 사이트를 돌아다녀도 비슷한 글을 읽을 수 있었는데, 그때도 '참, 사람들이 할 일도 없이 논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미신이라는 건 사람의 나약한 부분이 만들어낸 것이고, 그것은 정신적인 착란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런 미신을 믿지 않더라도 나는 괴롭힘을 당한 적이 많아 두려움과 불안을 꽤 많이 가지고 있었다. 특히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공포 영화 같은 작품을 전혀 볼 수가 없었는데,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그나마 조금 내성이 생겨서 <학교 괴담> 같은 애니메이션과 몇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마 내가 고등학생이 되어서 공포 장르에 익숙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감정'을 다스리는 부분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어른이 되어갈수록 자신의 감정을 속이는 법을 알게 된다. 괜히 여자 친구 앞에서 무서워도 무섭지 않다고 허세를 부리거나 재미있지 않아도 재미있다고 말하는 거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가리켜 '사회화'라고 말하며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익숙해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도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일에 불과하므로 우리는 감정을 쉽게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이성을 잃을 때가 많다. 특히 공포 앞에서는.


왕 게임, ⓒ노지


 이번에 나는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흥미롭지만, '만약 내가 저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한 이야기를 다룬 <왕게임>이라는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평소 MT 같은 여행을 통해서 즐기는 '왕게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인데, 분위기는 절대 즐겁지가 않다.


 이야기 시작은 어느 날 반에 단체로 한 메시지로 시작한다. 그 명령은 '남자 출석번호 4 이노우에 히로후미, 여자 출석번호 19 나카오 미나코 두 사람이 키스한다.'라서 대부분 장난스럽게 왕게임을 넘어간다. 이후 두 사람이 짧은 키스를 하자 '복종 완료'라는 메시지가 도착하며 종료가 되었다.


 두 번째도 가벼운 명령 메시지가 날아왔고, 세 번째 메시지는 명령의 대상 중 한 명이 학교를 결석해 명령을 수행할 수 없었다.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남은 시간이 왔고, 시간 동안 왕의 명령을 실천하지 않자 메시지로 두 사람에게 목을 매는 벌을 내린다는 메시지가 도착하며 주인공을 당황하게 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다음날 학교에 갔지만, 실제로 그 두 사람이 목을 매달고 죽어있었다는 사실을 담임 선생님에게서 듣게 된다. 이때부터 '설마?'하는 의심은 왕게임이 시작된 반 내에서 불안과 공포가 퍼져나가게 되었고, 네 번째 명령 또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명령이라 상당히 결정이 어려웠다.


 그 명령은 남자친구가 있는 여학생에게 다른 남학생과 섹스를 하는 일이었다. 공기가 '쩍' 얼어붙었지만, 두 사람은 왕의 벌에 대한 공포를 두려워해 복종을 해버렸다. 다음날 남자친구에게 명령권이 가자 그 남자친구는 격분하여 자신의 여자친구와 한 친구에게 '목을 매달고 죽어.'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다음 날에 그 명령을 받은 친구는 실제로 목을 매달고 죽어버리고 말았고, 일파만파로 왕게임에 대한 공포가 번지게 된다. '죽음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과 불안 앞에서 감정적으로 변해버린 인간은 다툼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소설 <왕게임>의 이야기는 이 장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저 우스운 장난으로 여긴 왕 게임의 명령에 사람의 목숨이 오가게 된 것이다. 성인이라도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들은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왕게임에 따르기만 하면서 당했지만, 점차 주인공 노부아키는 '왕의 정체'를 찾기 위해서 단서를 모으기 위해 움직인다.


 13일 동안 무려 같은 반에 있는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서로를 의심하면서 데스 게임이 되어버린 왕게임은 읽는 동안 소름을 돋게 했다. 특히 왕 게임의 정체에 다가갈수록 놀라운 일이 밝혀졌는데, 이 소설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살아남는 자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왕 게임의 시작이었다.


 단순한 왕게임을 치명적인 데스게임으로 다룬 소설 <왕게임>. 공포와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본능에 의존하는 사람의 감정을 조종해 죽음으로 몰고 가는 데스게임으로 다룬 소설 <왕게임>은 그 섬세하고 치명적인 묘사에 이끌려 이야기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했다. 전율이 돋았다.


 예기치 못하게 찾아오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무너진 사람, 그리고 그 속에서도 어떻게 해결하기 위해서 힘껏 발버둥 치는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 인간관계는 무너지고,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 여기에는 모두를 구해주는 히어로는 없다. 정체를 파악하기에는 그 왕의 존재는 너무나 절대적이었다.


 <왕게임> 소설은 7편까지 이어지는 듯하다. 과연 7권을 읽으면 이 비참한 왕 게임의 진정한 목적을 알 수 있을까? 이번 1권을 소설로 읽으면서 나는 그 목적이 궁금하다. 이렇게 인간들이 본연의 추한 모습을 드러내고, 서로 소중한 것을 잃는 동시에 자학적인 생존을 하게 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역시 다음 이야기를 읽어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여름을 맞아 더위를 잊을 정도로 매서운 작품을 찾는 사람에게 <왕게임>이라는 이 소설을 추천해주고 싶다. 만화책으로도 이 작품은 발매되어 있지만, 흡입력이 원체 강한 소설이라 소설 또한 빠르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글을 마치는 시점에서 문자가 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혹시 왕 게임의 명령이 오지 않았을까?'는 두려움이 든다. (웃음) 진정한 왕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왕의 명령 : 지금부터 크게 웃으면서 지내라. 복종하지 않으면 불행해지는 벌을 내린다.' (풉)


* 이 작품은 AK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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