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로 읽는 팩트체크, 사이다 같은 명쾌한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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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사실로 읽고 듣는 이야기는 정말 사실일까? 그 사실을 탐사하다!


 한참 머리가 커지면서 공부를 할 때는 교과서에 실린 내용과 뉴스를 통해 읽는 내용은 거짓말이 없다고 생각했다. 늘 많은 사람이 보는 언론과 책에 거짓말을 담아 사실처럼 포장한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보는 뉴스는 뉴스의 배후에서 누군가 조정한 내용으로 구성되고, 우리가 읽는 교과서 또한 정부와 시대에 따라서 중요한 관점이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건 정부의 홍수 속에서 거짓과 사실을 판별하는 힘'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그 탓에 나는 늘 보이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았고, 조금 수상쩍은 냄새가 날 때는 뉴스 보도 또한 있는 그대로 믿지 않았다. 20대가 되고 나서 더욱 우리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나는 이런 비판적인 태도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진실만 보도한다고 믿었던 뉴스는 매체별로 한 사건에 접근하는 방법이 너무 다른 데다가 정치인들은 늘 거짓말을 섞어서 시민을 선동하기 여념이 없었다. 그런 얄팍한 거짓말에 속아 논쟁거리가 되거나잘못된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차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어른이 하는 말은 무조건 들어야 한다는 방식의 교육과 '어린 녀석이 뭘 안다고 설치느냐?'는 비판을 통해서 기존 의견에 토를 다는 게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괜히 불편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이 이 글을 적는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너무 익숙하다.


 <비정상회담 100회 특집>에 출연했던 벨기에 비정상대표 줄리안은 한국 사람들이 너무 무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언제나 다수를 따라가려는 모습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마 당시 <비정상회담 100회>를 시청한 사람들은 그의 의견에 상당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비록 우리 사회는 아직도 힘을 가진 언론이 권력과 재계와 연계해서 왜곡보도를 하는 일이 잦지만, 요즘에는 새로운 자주 모습이 보인다.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사회에는 대안 언론이 급격히 부상했고, 타 거대 언론이 추적하지 않는 사실을 추적한 JTBC 뉴스룸은 많은 인정을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손석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뉴스룸> 내의 코너 <김필규 기자의 팩트체크>는 책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팩트를 추적했고,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문제의 정확한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동안 숱하게 집중 조명 없이 '그렇다고 하면 그냥 믿어라.'는 말을 처음으로 파고든 것이다.


 <김필규 기자의 팩트체크> 코너는 2014년 9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1년을 지나 200회를 넘어서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그동안 지나쳐온 팩트체크를 읽어보는 일은 정말 유익했다. 우리가 어떤 정치적·사회적 현상을 마주해 판단할 때마다 중요한 맥락을 집어볼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팩트체크를 통해서 다룬 건 정말 많다.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정치와 사회'편으로 요약이 된 편이다. 책을 통해서 우리가 많은 우려를 표시했던 역사 교과서 논란과 김무성 전 새누리 대표가 말한 '노조와 쇠파이프만 없었다면 국민소득 3만 달러 넘었을까' 등의 다양한 사례를 다루고 있다.


항상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게 한국에서는 선진국 진입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앞서 전경련 설문조사에서도 '언제를 선진국 진입으로 생각하나' 물었는데, 실제 많은 응답자들이 '1인당 GDP 3만 달러'를 그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세계적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선진국과 다른 나라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바로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신뢰 기반이 없는 나라는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 것"이라고도 했는데, 그러면서 대표적인 '저신뢰 국가'로 꼽은 게 바로 한국이었다.

한국 역시 어느 시점에서 분명 1인당 GDP 3만 달러를 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 진입'이란 문제는 3만 달러라는 수치와는 무관하다는 점, 잘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본문 81)


 윗글은 그저 잘 먹고 잘살면 선진국으로 들어간다는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는 글이다. 김무성 저 새누리 대표는 한국의 노조를 비판하면서 3만 달러를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그에게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현 정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서 우리의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 불신과 맞물려서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가 이루어지기도 했고, 필리버스터는 한국의 정치가 다시금 많은 시민의 관심을 끄는 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다. 비록 총선 이후 보여주는 정치인들의 태도는 다시금 퇴보를 거듭하고 있지만, 사실을 향한 시민들의 관심이 드러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책 <팩트체크 정치·사회편>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정치인들이 연일 사실처럼 보도하는 거짓말 속에서 진짜 사실을 파악하는 힘이다. 팩트체크 팀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논란 속에서 사실을 추적했고, 우리가 집중해야 할 포인트를 명확하게 조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책은 한 번에 다 읽어도 되고, 관심이 있는 문제를 먼저 읽으면서 두고두고 읽어도 된다. JTBC 뉴스룸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페이스북 팩트체크 페이지를 방문하면 그동안 방송으로 나간 자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굳이 책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팩트체크의 내용에 우리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갖은 찌라시에서 흘려 나오는 믿을 수 없는 정보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해서 갖다 붙이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듣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무비판적인 자세가 아니라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렇게 말했을까?'는 질문을 통해 바로 읽는 힘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앞으로 <팩트체크> 코너가 더욱 오랫동안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과 진실의 명확한 관계를 밝혀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앵커브리핑> 코너도 이렇게 책으로 집필되어 나오면 좋겠다. 손석희 아나운서가 말하는 촌철살인과 같은 그 말 또한 책으로 간직해서 읽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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