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재발견, 걷기는 삶의 질의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문화/독서와 기록
- 2016. 6. 20. 07:30
걷기의 재발견, 오늘 당신은 얼마나 걷고 계신가요?
나는 하루에 약 3,000걸음 정도 걷는다. 3,000걸음은 버스와 지하철, 택시를 타고 가야 하는 대학에 가는 날을 기준으로 걷는 걸음이라는 게 조금 모순점이다. 평소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하루 걷는 걸음 수가 700걸음이 채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거의 집에서 꼼짝달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몇 걸음을 걸었는지 알 수 있는 이유는 아이폰에 있는 '건강' 앱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건강 어플은 특정한 스마트 밴드가 없더라도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만보기' 역할을 하며 오늘 하루 동안 내가 걸은 걸음 수를 보여주고, 매주 혹은 매달 평균이 요약된 그래프로 쉽게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10,000걸음 정도 걷게 되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여름을 맞아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걷는 사람이 자주 있고,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좀 더 험한 걷기를 할 수 있는 곳에 자신을 노출해서 복부에 쌓인 내장 지방을 태우고자 한다.
이렇게 우리는 걷기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 막상 일상 속에서 걷기를 실천하는 예는 드물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 가려고 하면, 항상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 열쇠를 가지고 나서고, 걷는 일이 불편하거나 귀찮아서 가까운 곳에 걷기보다 그냥 소파에 눕는 걸 선택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나 또한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요즘처럼 여러 서비스 문화가 발달한 시대에는 굳이 마트에 장을 보러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장보기가 가능하고, 여러 음식 또한 굳이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배달을 통해 먹을 수 있다. 오히려 걷는 일이 불편하고, 쓸데없는 소비가 된다.
우리는 점차 걷는 일을 줄여가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걷기의 재발견>이라는 책은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던 '걷기'가 우리에게 주는 다양한 이익을 말하는 책이었다. 책의 카피로 "이 책을 읽으면 걷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이라는 문장이 있는데, 딱 그대로 걷고 싶은 마음을 부추기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걷는 일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거리가 떨어져 있으면 자동차를 이용하려고 하고, 매일 같이 숨 쉴 틈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직장 생활을 비롯한 사회생활 속에서 여유 시간이 있을 때는 조금이라도 쉬기 위해서 편안하게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것을 선호한다. 나도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걸으세요!'라고 말하는 건 조금 배려가 없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걷기의 재발견>은 일단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바꾸면서 걷기를 실천할 수 있는 과정을 말하고, 걸으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이익을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걸으면 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고?
바로, 우리는 걷기를 통해서 건강은 기본이고, 덤으로 사람과 돈을 얻을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걷게 되면, 우리는 자동차에 사용하는 자동차 유지비와 기름값과 함께 혹시나 해서 가입한 자동차 보험료와 고장이 나면 또 지급해야 하는 수리비를 아껴서 목돈을 모을 수 있게 된다.
이 목돈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으면서 얻을 수 있는 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굉장히 불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통해서 생각보다 더 쉽게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정말 너무 먼 거리라면 자동차가 필요하겠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를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자동차를 덜 이용하려는 노력으로 걷는 시간을 늘리자는 의미다. 휴일에 굳이 자동차를 타고 먼 곳까지 갈 필요 없이, 우리는 그냥 동네공원을 걸어보는 것으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휴가를 떠나는 것도 걸을 여유 때문이 아닐까?
휴가를 떠나는 일을 고민하지 않고, 천천히 걷고자 우리는 교통체증을 뚫고 그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조금 생각을 달리 해보면 이건 일상 속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운동화만 신고 나가면 우리는 가까운 공원이나 산책로를 따라서 충분히 여유를 즐길 수가 있다.
어딘가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곳으로 휴가를 갔다고 생각해보자. 바나 레스토랑에서 술을 몇 잔 마시고 슬슬 걸어서 방에 들어와 잠을 잘 것이다. 휴가를 가면 우리 모두 이렇게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얼마나 휴가가 느긋했는지를 생각하고 놀란다. 그런데 그 느긋함의 이유가 운전 걱정을 안 해도 되어서였다는 점은 생각하지 못한다. 우리는 친구를 만나 한 시간을 재밌게 보내고도 운전 때문에 서둘러 자리를 접는다. 운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면 와인이 얼마나 더 맛있을까? 그리고 모두를 위해 얼마나 더 안전해질까? 왜 그런 느긋함을 휴가 때만 누려야 한단 말인가? (본문 175)
만약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좀 더 멀리 나가서 신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다. 굳이 자동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건강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특히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를 한다고 겨우 '한 달' 나가고 말 헬스장에 특가 할인이라고 3개월을 등록하여 돈을 낭비하는 일은 쓸모없는 일이다.
<걷기의 재발견>에는 이런 글이 있다.
제자리 자전거를 타거나 러닝머신에서 뛰는 것보다 지루한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나는 운동이 하고 싶으면 그냥 문을 열고 나선다.
물론 웨이트 트레이닝이 하고 싶으면, 근처 헬스장에 가거나 집에서 기구를 사용해야 하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는 것은 동네에서 매우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
헬스장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기도 하다. (페이지 48)
우리가 도로 주변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훨씬 다양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그 풍경 속에서 우리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교적인 활동을 하게 되어 자신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다니면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자연히 사회성도 생긴다.
걷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절대 불행하지 않다.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가지고 편하게 다니는 일이 부러울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은 쓸데없는 지출을 하는 데다가 환경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자동차를 타는 게 아니라 걷기를 선택한 우리는 지출도 줄이고, 환경을 위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조금 과장해서 접근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른 청소년 비만 인구 증가와 차별 증가 또한 걷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자동차를 타고 학교에 가고, 학교를 마치면 학원 차를 타고 학원에 가고, 학원을 마치면 또 학원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거리가 가까운 곳에 학교와 학원이 있다면, 굳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필요가 없다. 걸어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그동안 빽빽하게 흘러가는 일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도 해보고,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때때로 군것질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비만도 줄어들고, 차별도 줄어들지 않을까?
요즘 세상에 밤늦게 아이들을 걷게 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일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이어서 학원에서도 긴 시간 동안 앉아서 공부만 해야 하고, 다양한 친구와 다양한 것을 보기보다 딱 한 가지 정답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게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으니 바뀐 식습관에 비해서 운동량이 줄어 비만이 되고, 걸기를 통해서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를 듣지 못하니 다양성과 사회성이 점차 결여된다. 시스템적으로 악영향이 발생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라고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자동차가 아이들에게 가장 위험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 아동 사망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자동차 사고다. 1세 미만 영아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 집단에서 그렇다. 질병, 기형, 살해보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아이가 더 많다. 이에 더해 수백만 명의 아이가 자동차 사고로 다친다.
안전상의 이유 말고도, 이동성과 독립성은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도 더 좋다. ,아이들은 컴컴한 방에서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는 것을 넘어서 확장해야 한다. 사회성은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할 중요한 덕목이며,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사회성을 배우기에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리고 아이들이 집에 틀어박혀서 부모가 어디론가 데려자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거나 자전거를 탄다면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훨씬 쉽다. (본문 86)
<걷기의 재발견>을 읽으면서 나는 걷기가 주는 건강한 삶을 신체적 측면이 아니라 경제적, 정서적 측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자주 영향을 미칠 때는 늘 걷기가 쉽지 않겠지만, 날씨 좋은 주말에 자동차를 몰고 나가는 것보다 걸어서 공원을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휴가를 가면 우리는 걷고, 약간 느리게 살고, 하루를 조금 더 즐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상의 압박을 받지 않는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돌아다니는 경험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했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교통 체증 속에 앉아 있지 않고 몸을 사용해서 세상을 탐험한 것이다.
나는 휴가가 주는 행복은 상당 부분 우리가 두 발로 걷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일상에서도 그럴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지 않는가? (본문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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