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멤버가 말한 이상한 한국 문화에 끄덕인 이유

비정상회담 100회 특집,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공감한 한국의 조금 이상한 문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27년의 인생을 살아왔지만,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한국 문화가 종종 있다. 간혹 '종종 왜 이렇게 해야 하지? 내 생각이 잘못된 건 아닐 텐데, 왜 사람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는 문화를 맞닥뜨릴 때마다 조금 짜증이 난다.


 지난 월요일(6일)에 방송된 <비정상회담>은 100회 특집을 맞아 이때까지 출연한 모든 비정상회담 멤버가 출연한 두 번째 편이었다. 두 번째 편에서는 진중권 교수님이 의제로 던진 '한국의 좋은 점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이상하거나 불편한 부분을 말해달라'는 주제에 따라 모두 솔직히 이야기했다.


 대체로 '아마 이런 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던 문제점이 역시 비정상회담 멤버를 통해서 언급되었고, 평소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지내면서도 불편한 몇 장면은 정말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표시했다. 아마 이번 <비정상회담>을 본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은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꺼낸 한국의 이상한 문화 중 꼭 내가 한 번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이 글이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 글에 공감하며 '앞으로 고쳐져야 할 문화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비정상회담


 제일 먼저 언급하고 싶은 문화는 역시 타인의 기준을 지나치게 맞추려는 한국의 이상한 문화다.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고, 마치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지 않으면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한국의 문화는 개인이 가진 개성을 흐리게 하는 동시에 주체성을 가지지 못하게 한다.


 지난날에 내가 다니는 대학에 방문하여 강의한 패션큐레이터 김홍기 씨는 "어떤 틀에 갇히려고 하지 마십시오. 세상의 틀에 맞추느라 '나'가 없어지게 되면, 절대 팔리는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고 말씀하시면서 세상의 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모습을 마주하고 인정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것은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개인의 개성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한국 사회는 너무 오랫동안 천편일률적으로 한 가지의 답을 고집했고, 유행과 대세에 따라서 옷을 입거나 책을 입거나 전공을 선택하거나 꿈을 꾸는 모습을 보이면서 '나'를 잃어버리는 일이 쉽게 발생했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일을 하는 거지?'이라는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해서 '왜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같은 무거운 질문을 뒤늦게 마주한 탓에 방황도 하고, 이런 질문조차 해볼 시간이 없어 '나'를 잊어버린 채 일말의 행복도 느낄 수 없는 삶을 기계적으로 살아가게 되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한국에서 유독 강하게 고개를 들고 붇지히는 여러 혐오 사상은 한 가지를 고집한 이상한 문화가 낳은 것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대세를 따라서 한 가지를 고집하는 사회에서는 한 가지 정답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오답이 되어버리는 사회라서 존중받지 못하니까.



ⓒ비정상회담


 두 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한국의 이상한 문화는 결혼식 주례 같은 행사에서 한 사람의 타이틀에 너무 얽매이는 문화다. 아마 한국에서 결혼식을 비롯한 여러 행사에 참여해본 사람은 행사의 주인공만큼, 어떤 때는 행사의 주인공 이상으로 특정 지위를 가진 사람이 소개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봄에 있었던 사촌 형의 결혼식 때도 주례를 보는 한 대학교수님의 소개가 길게 이어졌었고, 전국 체전 이후 해소식을 하는 자리에서도 전국 체전에 참여한 선수보다 참여한 내빈 인사를 더 비중 있게 소개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특별한 예외가 아니라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모습이다.


 나는 한국의 이런 이상한 문화는 권위에 집착하는 문화가 파생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행사에는 이렇게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이 참여했다.'고 말하면서 있는 척을 하려고 하고, '나는 이렇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과 친분이 있다.'고 말하면서 권위를 과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이런 모습을 일상 속에서 보아왔기 때문에 '어? 그런 의도가 있었어?'라며 놀랄지도 모른다. 오히려 이런 생각이 너무 편협한 편견에서 나온 비판이라고 말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생각이 궁금하다.


 적어도 나는 이런 이상한 문화가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잘못된 문화라고 주장하고 싶다. 이렇게 어떤 타이틀에 집착하는 문화는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 문화로 이어졌고, 그 속에서 부정부패가 발생하거나 힘없는 약자가 상처를 입는 일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비정상회담


 이 두 가지 이외에도 윗사람이 항상 아랫사람을 가르치려고 하는 태도와 함께 아랫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짙다. 손윗사람을 공경하는 일은 우리에게 당연한 도덕과 같은 일이지만, 언젠가부터 그 도덕이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듯이 변질 되어버렸다.


 한국 사회에서는 윗사람이 시켰다는 이유로 부당한 일을 해야 할 때가 많고, 절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갑의 요구를 쉽게 어길 수가 없다. 논어에는 "어린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어떨까?


 대체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뭘 아는 척하고 있어?"라며 핀잔을 주는 모습이 더 흔하다. 위아래 위계질서가 분명하고, 절대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어떤 행동에 개입할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한국 사회의 이런 모습은 사회 각 부분에서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정치 문제만 보더라도 너무 쉽게 알 수 있다. 청소년에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선거권을 주자는 이야기는 어른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논파 되고, 각 정당 수뇌부에 신입 정치인이 보여주는 자세는 '과연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치를 하고 있는가?'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 이외에도 알베르토가 언급한 직장인이 계약서를 작성할 때 보장받은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 일리야가 언급한 일상생활 속에서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모습, 수안이 말한 외국인을 차별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점자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이런 게 언급되어 정말 좋았다.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이 100회까지 이어오는 동안 정말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 사회의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과 앞으로 우리 한국 사회에 필요한 과제를 알 수 있어 좋았고 틀에 갇히지 않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삶을 살아가는 멤버들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님의 말대로 한국의 어떤 사회 시스템과 문화를 말할 때마다 지나치게 '긍정적으로만' 말하는 부분이 있어 아쉬웠는데, 이번 <비정상회담> 100회 특집을 맞아 조금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멤버들의 의견에 공감했다.


 어떤 사람은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말한 모습을 '우리가 모르는 모습'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우리가 모르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말한 한국의 이상한 문화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우리가 흔하게 접하면서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한 게 많았다.


 다수의 의견을 따르지 않아서 차별을 당하는 모습을 우리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고개를 돌렸고, 윗사림이 아랫사람을 함부로 하는 모습에서는 속으로 욕을 하면서 참아오기만 했다. 앞으로 우리는 고개를 돌리는 것보다 잘못된 모습을 마주하고, 부당한 일에는 확실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저 집단에 이끌려가는 한국의 문화는 집단주의, 폐쇄주의와 이어지면서 많은 사회적 문제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섬마을의 사건도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존중이 사라진 집단주의 속에서 일어났고, 사소한 하나의 어긋난 금이 커다란 금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순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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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2016.06.14 18:12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 열아홉
    2016.06.18 01:17

    이상한 문화중에 자기가 당한 일을 밑에 사람에게 똑같이 해주려는 심보. 도데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절대 이해할 수 없어요

    • 2016.06.19 09:05 신고

      맞아요, 한국은 당한 일이 있으면 고치려고 하지 않고, '너도 똑같이 당해봐라'는 문화가 너무 강하죠. 이건 문화가 아니라 시스템과 인간성이 잘못된 건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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