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훈,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 말라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6. 19. 07:48
강연100℃ 한재훈의 강연,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 말라
우리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 혹은 주위 어른들로부터 언제나 '남만큼만 살아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고, '남처럼 공부 좀 잘해봐라!'라는 등의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르침은 옛날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닌,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만약,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다면, 어른들은 "왜 너 혼자 다른 것을 하려고 하느냐? 남들처럼 입시공부를 하고, 대학을 가고, 스펙을 쌓고, 직장에 취직이나 해라."고 말하면서 뜯어말리기 바쁘다.
그래서 지금의 많은 청춘은 도통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꿈'은 주위 어른들로부터 만들어진 것이고, 진정 자신이 열정을 불태우면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현실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나는 그 이유가 어른들은 단 한 가지의 잘못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올바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그런 어른들에게, 아니, 그런 잘못된 고정관념에 잡혀있는 많은 사람에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성공회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재훈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아마 우리 모두 '서당'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당은 옛날에 아이들을 가르치던 지금의 학교와 같은 곳인데, 이 서당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존재하고 있다. 평범한 학교에만 익숙한 우리에게 이 같은 서당은 너무나도 낯설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인 한재훈은 서당에서 15년간을 공부하고, 검정고시를 거쳐서 대학에 입학한 사람이다.
ⓒKBS1 강연100℃
많은 사람이 '굳이 대학을 갈 거면 왜 서당에서 공부하였느냐?'라고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한재훈 씨가 대학을 가게 된 것은 '현대의 학문과 전통을 접하여 아름다운 전통을 전파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아버지의 강요가 아니었고, 형제들끼리 누가 대학을 갈지 논의하여 자신의 의지로 가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아마 위의 이야기를 보면, 요즘처럼 무조건 '해라!'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강제적으로 어떤 행위를 시키고 있는 부모가 있는 가정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인재라는 것은 올바른 가정교육과 훌륭한 부모님이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 한재훈 씨의 가정 또한 그런 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렇게 2년간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하였고, 3년간의 공부 끝에 '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고려대에 합격했을 때, 신문에서는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그도 그렇지 않겠는가? 서당에 다니는 웬 시골 촌뜨기가 그 어렵다는 고려대에 합격했으니까 말이다. 한 신문사에서 그에게 "서당에 공부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자신처럼 대학을 가도록 가르치겠나?"라고 물었었는데,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아니요. 나에게 대학 입학을 권할 이유는 없습니다. 내가 가는 길보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더 나은 길일 수도 있고,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더 나은 길이라고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말이 맞다. 이 말은 앞에서 언급했던 '남들과 똑같은 길만이 인생의 정답'이라고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큰 가르침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의 길은 이미 잘못된 길이라는 것이 판명이 나 있음에도, 잘못된 길로 가다가는 결국 길이 끊어져 절벽 밑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 길을 도대체 왜 가려고 하는가? 내가 계속해서 블로그의 글을 통해 책을 읽고, 교육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KBS1 강연100℃
한재훈 씨는 자신이 입시공부를 하고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시간표'라고 했다. 자신이 서당에서 공부할 때는 배움의 주체가 나 자신이지만, 학원에서 입시공부를 할 때는 배움의 주체가 나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서당의 공부는 나와 맞추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입시공부는 나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학교와 학원에 맞춰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것을 '시간표의 억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보통 입시학원의 종합반에 들어가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학원에 있어야 하고, 밖으로 자유롭게 나가지 못한다고 한다. 학원에는 경비 아저씨가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복도에서 밖을 보는 것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재훈 씨는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시절, 화창한 날 복도에서 녹읍이 푸른 사육신의 묘를 보며 '좋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도대체 내가 뭐하고 있는 짓이지?'라는 생각이 말이다. 그 순간에 자신이 그렇게 화가 나고 처량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마치 자신이 동물원에 갇혀 철장을 통해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동물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일부 사람들은 섬뜩할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입시공부의 실체가 바로 이러한 것이니까. 이 글을 읽고,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비정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KBS1 강연100℃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늘 남들과 같은 삶을 살도록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되어 있는 교육풍토를 많은 부모님이 잘못되어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아이들에게 그대로 가르치고 있으며, 아이들은 그런 가르침을 받고 획일화된 인생만을 살아가도록 강요받고 있다. 이것이 정말 아이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가르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그런 획일화된 교육을 받은 사람 중에서도 '이것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상당수의 사람은 지금 자신이 사는 삶의 방식을 쉽사리 바꾸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삶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한재훈 씨는 이 같은 두려움은 자기이유가 있는 삶을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재훈 씨는 '자유=자기이유'라고 칭하며, 어떤 사람이 자유로운 삶을 산다는 것은 자기이유가 있는 삶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남들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두려워한다. 분명 남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자기이유가 있다면 불안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불편한 것은 외부에 원인이 있는 것이고, 불안하다는 것은 내부에 원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기이유가 분명하다면 불안한 것이 아니니까.
많은 성공한 사람이 언제나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그들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부러워 하는 '성공'이라는 것을 거머쥘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자기이유가 확실했기 때문에, 남들이 두려워 가지 않는 길을 갈 수가 있었고,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진정으로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논어에는 화이부동 동이불화(和而不同 同而不和)라는 말이 있다. 어울리기는 하되 같아지지는 않고, 같아지기는 하되 어울리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어울린다는 것은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과 향이 있다는 말이고, 같아지기는 하되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과 향이 없다는 말이다. 이것은 자기이유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을 나타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청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분명한 자기 빛깔과 향기가 있는 삶이야 말로 자기 이유가 있는 삶이며, 그 삶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다. 그러니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 말라"
우리는 반드시 위의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그런데 왜 그렇게 남과 똑같이 살지 못해서 안달인가?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다. 그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교육은 바로 이 같은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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