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께서 말씀한 교육의 중요성, 혹시 이런 겁니까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12. 4. 07:30
극단주의 사상을 막기 위해서 중요하다는 교육, 공감합니다. 그런데…
국정 교과서가 발표된 이후 여전히 곳곳에서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목소리를 줄기차게 내고 있지만, 우리가 보여주는 관심은 이전과 사뭇 다른 것 같다. 한국에서는 무엇이든지 한 달 정도만 지나면 관심이 사라져버리는데, 아무래도 국정 교과서 또한 그런 것 같아 심히 염려스럽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국정 교과서에 반대하는 많은 교수와 연구가가 대안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과연 우리의 관심은 차후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우리 한국 시민이 어떤 사안이라고 일시적인 관심만 보여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도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우리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에 방문하여 "테러와 같은 극단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나는 대통령님의 이 말에 정말 공감하지만, 이런 말을 한 인물이 '국정 교과서' 추진을 비롯해 '시민을 IS에 비유'하는 사람이라는 점에 괴리감이 느껴진다.
극단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이 중요한 것은 맞다. 그런데 대통령이 말한 그 교육이 무조건 한 방향으로 흐르는 생각을 강요하는 획일적인 교육으로 해석할 수 있어 괴리감이 느껴진다. 다양성을 배제한 역사 교과서의 국정 교과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절대 옳은 교육을 말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잔인한 폭행 기록, ⓒSBS
현재 한국의 교육이 흐르는 방향을 철저한 성적 지상주의, 즉, 엘리트주의다. 학교에서 제출하는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학생이 모범생이 되고, 학교와 교육부가 이끌어가는 교육 시스템에 반항하지 않는 학생이 가장 이상적인 학생의 형태로 취급을 받고 있다. 이런 게 좋은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엘리트주위 교육은 이미 많은 부작용을 우리 학교와 아이들, 나아가서 우리 사회에 많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 한창 뜨거운 논란으로 떠오른 의대생의 폭행 사건에 대한 가벼운 처벌 문제도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편협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엘리트주의를 고집하게 되면, 자연히 생겨나는 것인 극단주의다. 엘리트들은 자신의 인간성이 아니라 성적으로 평가하는 교육 제도 내에서 자연스럽게 권력과 서열을 형성한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스스로 권위주의에 빠지게 하고, 학교 폭력을 만들어지는 최초의 출발점이다.
인간성을 잃어버린 방향에서, 한 가지의 정답을 고집하는 교육 속에서 어찌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간성을 가진 사람을 기대할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고집하는 국정교과서는 이런 획일화 교육을 더 부추기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통령이 말한 교육의 필요성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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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한 방향을 고집하는 교육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있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고, 나와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고,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교육의 실질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말을 쉽게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처럼 열띤 토론을 하며 개인의 생각은 존중하는 방식은 일제식 암기 시스템에 익숙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모델이다. 그래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는 있지 않을까.
교육이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근본, 어떤 생각과 사고 방식을 가진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이 되는지 출발점에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극단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인물에 공감할 수 없는 탓은 이 생각의 오류에 있다.
극단적인 정부 지지자가 자연스럽게 그런 교육을 밑바탕으로 만들어지자, 정부에 반항하는 극단주의자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은 너무 이른 시일 내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탓에 무조건 극과 극이다.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것이 사람과 생각인데, 이분법을 버리지 못하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돈도, 빽(배경)도 없는 아이들에게 '바르게 살라'고 가르치는 건 위선 아닌지, 죄의식이 들곤 해요. 남이 내민 서류에 함부로 사인 하지 마라, 어떻게든 빠져나갈 알리바이를 남겨라, 남의 잘못까지 책임지려고 하지 마라, 차라리 그런 걸 가르치는게..."
(본문 36_ 정의를 부탁해)
- 허핑턴 포스트 : 의대생들이 '조선대 폭력남' 사건에 대해 밝힌 입장 http://goo.gl/Lbe5qO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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