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방지법 추진은 정말 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할까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12. 2. 07:30
과잉 공포를 부추기는 발표 속의 대 테러 방지법, 무엇을 노리나
IS에게 충격적인 테러를 당한 프랑스에서 전투기로 IS 은신처를 공습하고 있다는 뉴스를 며칠 동안 꾸준히 볼 수 있었다. 'IS'란 이라크 및 시리아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국가를 자처하는 무장 단체로, 시리아와 곳곳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극단적인 세력으로 현재 맹비난을 받는 단체다.
그들이 파리에서 벌인 테러 소식은 그동안 미지근하게 반응하던 나라가 적극적으로 IS 조직에 대응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 시리아에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어 이를 두고 비판하는 글이 페이스북에서 퍼지기도 했지만, 테러에 대한 위협은 현실적인 공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추세에 맞물려 우리 한국 내에서도 테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여당에서 추진 중인 대 테러방지법은 그런 국제 정세에 힘입어 추진하는 일 중 하나인데, 당연히 통과되어야 하는 이 법안을 두고 벌어지는 국내 정치의 모습은 뭔가 조금 이상하다.
여기서 내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테러방지를 위해서 그런 법안을 추진하려는 겉으로 드러난 목적 자체가 아니다. 도대체 이 테러방지법을 추진하면서 다시 국정원에 힘을 실어주고, 과잉 공포심을 심어주면서 정부가 두드리는 계산기의 산출 값은 분명히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국민을 IS에 비유하다니, ⓒJTBC 뉴스룸
위 자료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국민을 IS에 비유한 어떤 여성의 발언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런 발언을 한 어떤 여성이 그저 악성 댓글을 다는 얼굴을 가린 네티즌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경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확실히, 민중시위를 벌인 일부 시민은 '극단'이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잘못했다. 하지만 민중시위를 벌인 시민만 탓하는 게 아니라 경찰도 함께 탓하며 과잉 진압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런 논의도 없이 무작정 시민의 행동을 IS 무장 단체와 동일시하며 비판한 것은 절대 옳은 처사라고 말할 수 없다.
나는 우리나라의 이 대통령의 모습에서 현재 추진하려고 하는 대 테러방지법의 숨겨진 의도를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겉은 분명히 테러안전국이라고 말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법이지만, 속은 민중시위를 억제하는 동시에 땅으로 떨어진 국정원의 권위를 회복하려는 것이다.
국정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부터 정치에 개입한 사건이 밝혀져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국정원의 위상을 다시 높이는 동시에, 국정원이 감찰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과거 군부 시대와 마찬가지로 시민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위협하기 위한 암묵적인 시도일지도 모른다는 거다.
억울한 착한 사람들, ⓒJTBC 뉴스룸
내년은 총선이 있는 해이다. 이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여당과 대통령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갖은 악수로 떨어진 지지율을 위해서도 현 정부에게 공포심을 부추겨서 안보를 걱정하게 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이번 테러 사건으로 크게 공포를 심어주고 대처하는 모습으로 반전을 노린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선거 때마다 항상 종북 논란, 북한의 위협 등 갖은 색깔 이념 전쟁에 불을 지폈다. 아마 이번에는 IS 무장 집단의 공포를 부추겨서 국정원의 실리를 되찾아주고, 이런 이미지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고 생각해도 전혀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의 색깔은 완전히 그런 색깔이다.
얼마 전에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 권력과 언론이 함께 붙어서 사실을 왜곡하며 대중을 개·돼지에 비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영화 속의 허구가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재 검·경찰이 시위를 진압하는 모습과 그 이후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영화 그 자체다.
영화와 다른 점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그런 잘못을 바르게 잡아줄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위 자료 화면만 보더라도 지나치게 공포를 조장하여 시민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나 한국은 이런 차별에 과잉 반응하는데, 공포와 혐오증은 결코 우리에게 이득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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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테러방지법이 제2의 국가보안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한국은 UN으로부터 국가보안법에 대해 강한 권고를 받았지만, '남북으로 나누어져 있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의 법이 또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겉은 '우리나라도 테러 안전국이 아니기에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법과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변명은 아주 그럴싸하다. 그런데 그 속에 감추어진 것은 테러에 대비하여 테러범을 붙잡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하기보다 우리나라 시민을 상대로 한 감시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진하게 섞였을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에 불만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시민을 IS 무장 단체에 비유할 정도이니, 우리는 그들의 언행을 통해 이 정도의 유추는 해볼 수 있다. 단지 소설이다. 이 모든 것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허구가 섞인 소설에 불과하지만,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다고 여겨진다.
한국에서 IS 추종 인물로 붙잡힌 인도네시아인은 보도된 테러와 관련한 일이 아닌, 여권 조작을 비롯한 죄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공포를 부추겨서 공권력의 부당한 남용을 옹호하는 일에 나는 반대한다. 지금도 한 농민이 공권력의 폭력에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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