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무한도전 팀이 가요제 이후 이랬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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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가요제 쓰레기 피해 논란, 여전히 땅바닥을 친 한국 시민 의식


 나는 토요일 밤마다 TV로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보느라 다른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지만, 늦은 밤 이후 올라오는 여러 예능 기사는 종종 읽어볼 때가 있다. 특히 많은 사람의 꾸준한 인기 속에서 언제나 대중의 큰 관심에 올라있는 <무한도전>의 이야기는 싫어도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된 <무한도전>의 기사를 읽어보았는데, <무한도전>에서 1년마다 하는 가요제 편을 이번에 또 개최한 것 같다. 작년이었는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우연히 무한도전 가요제 준비 편과 공연 편을 TV로 본 적이 있어 가요제 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를 보기 위해서 하루 혹은 이틀 전부터 대기하던 사람이 있을 정도로 가요제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 같았다. 그 기사를 읽어보면서 '와, 역시 파급력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는데, 가요제가 끝난 후에는 조금 다른 의미의 기사가 공유되기 시작했다.


[각주:1]


 그 기사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렸던 평창 알펜시아 쪽에 쓰레기가 넘치고 있다는 기사였다. 다른 사람은 조금 불쾌하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기사를 보면서 '역시 한국의 시민 수준은 여전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시민이 자신이 있었던 자리를 치울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면서 열대야가 그치고 있지만, 열대야가 한창 심했던 시기에 공원을 비롯한 열대야 피해서 자주 사람들이 들린 곳은 다음날이 되면 온통 쓰레기만 가득했다. 자신이 있었던 자리의 쓰레기를 제대로 치운 사람이 드물었다. 이게 우리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하물며 연예인이 와서 특별 공연을 한다는 곳에 우후죽순 모여든 사람들의 수준이라고 다를 리가 없었다. 역시 그들 또한 철야를 하면서 가요제를 기다리는 동안 만든 쓰레기를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버린 채, 가요제 당일에 느낀 열기만 가지고 돌아갔다. 최소한의 양심은 바닥에 버려졌던 거다.


마을 시민이 많이 치웠다고 하던데


 이 쓰레기 기사가 퍼지면서 논란이 되자 <무한도전> 측은 지금 쓰레기를 열심히 치우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그런 방송이 아니라고 말했다. 물론, 이 쓰레기는 <무한도전> 팀이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치우는 게 맞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었던 모습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거둔 모습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만약 무한도전 팀이 가요제 이후 바로 떠나기보다 다음날 멤버들이 가요제를 찾은 시민들이 버리고 간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런 모습을 방송으로 보여주게 되면, 확실히 사람들이 비양심적 행동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조금 편견이 가득한 시선으로 우리 한국 시민의 모습을 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쓰레기통이 근처에 없다고 불평[각주:2]하지만, 쓰레기통이 없으면 개인이 작은 쓰레기용 봉지를 들고 다니면 해결되는 문제이지 않을까?


이런 쓰레기 봉지 말이다


 누가 그런 쓰레기 봉지를 들고 다니느냐고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미안하지만 나는 작은 봉지를 언제나 들고 다니는 한 사람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쓰레기가 생길 수 있어서 가방에 작은 검은 봉지나 사용하지 않는 봉지 하나를 들고 다닌다. 그러면 땀을 닦은 휴지나 과자 봉지 등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휴대용 재떨이가 일상화가 되어 있을 정도로 이런 문화가 잘 되어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법을 어긴 사람에게 엄격한 처벌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아무도 관심이 없다. 담배를 피우다가 손으로 재를 터는 모습이 너무 흔하다.


 그러다 담뱃재 테러가 발생하면서 아직 미숙한 아이들이 화상을 입거나 다른 사람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 시민 수준이 아직 바닥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 이외에도 밤에 놀러 와서 쓰레기를 버리거나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다.



 대중에 상당히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무한도전>은 여섯 번째 멤버를 새로 뽑을 때는 대통령 선거 이상의 관심을 보여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에 페이스북을 통해 '<무한도전>에 관심 가지는 것만큼 대통령 선거와 정치에 관심을 가졌으면, 오죽 좋을까?'는 회의적인 반응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재미있는 내용이 있는 <무한도전>은 누구나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 쓰레기 논란에서 인력을 고용하여 쓰레기를 치우기보다 멤버들도 함께 다음날 찾아와 치우는 것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싶다.


 비록 회의적인 시선도 함께 등장했을지도 모르고, 이런 의견을 제시하는 나에게도 '그렇게 고생했으면 됐지. 또 뭘 바라느냐?'고 비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한도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확실히 낮은 시민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에 크게 이바지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끝나고 술을 마시면서 '해냈다!'고 취하는 것보다 더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 무한도전 가요제 쓰레기 동영상 : http://goo.gl/SRwXO6 [본문으로]
  2. 누군가 지켜봐야 쓰레기를 치우는 한국인들 : http://goo.gl/OO5GPH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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