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의 톡투유'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 문화/문화와 방송
- 2015. 6. 9. 07:30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힘을 얻는 프로그램
매일 아침 '오늘은 어떤 글을 써야 할까?'이라는 고민으로 시작하는데, 어제는 머리가 뒤죽박죽이라 한참 어떤 글을 쓸지 정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문득, 일요일에 본 JTBC <김제동의 톡 투유> 프로그램을 이번에 소개하고 싶어 오늘 글의 제목을 <김제동의 톡 투유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로 정했다.
지난 일요일(7일)에 본 <김제동의 톡 투유>에서는 '편견'을 주제로 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었는데, 사연을 신청해서 선정되어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 형식의 프로그램에 초대된 사람과 나누는 이야기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만히 생각해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김제동의 톡 투유> 프로그램의 패널로 참여하는 최진기 선생님의 말씀은 우리 사회가 왜 편견을 조심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최진기 선생님은 '편견이 위험한 이유는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나누어져 사회적 차별로 발전하라 가능성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나와 다른 것을 차별하는 우리의 모습은 '집단주의' 경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지 않다.'고 어떤 사람은 반대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집단에 소속되는 것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집착한다. 그래서 도덕적 양심을 거부하는 비행(非行)이 발생하는 거다.
ⓒ김제동의 톡투유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대학교에서 종종 일어나는 과다 음주로 인한 사고, 군기 잡기 등의 문제가 될 수 있고, 군대에서 일어나는 가혹 행위는 말할 것도 없다. 한국 사회는 '내집단'에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 불필요할 정도로 집단의 공동 가치를 추구하다 그 편견에 나를 맞추는 삶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니 그런 행동 하나하나에 '나'가 사라지고, 어떤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자부심을 가지기보다 오히려 '왜?'이라는 질문도 하지 못한 채 '여기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집착마저 보여준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잘못을 알면서도 잘못을 눈감아주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양심적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지난 <김제동의 톡 투유>에서는 이렇게 편견에 대한 인문학적 시선과 함께 객석을 매운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고등학교를 자퇴한 여학생의 사연이었다. 그녀는 배우기 위해 안정을 위해 가는 대학이 불필요하다고 느껴져 고등학교에서 자퇴했다고 했다.
딱 여기까지만 들어도 우리는 머릿속에 '그러면 어떻게 살지? 대한민국에서 대학 졸업장을 따지 않으면 사는 게 쉽지 않을 텐데.'이라는 편견이 떠오른다. 나 자신도 '대학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내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김제동의 톡투유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다른 길을 가는 일이 어렵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그 여학생이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학벌 사회 한국에서 학벌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은 당연한 걱정이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일방적으로 주입 받은 교육은 '대학 졸업장'이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김제동은 그 여학생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저 여학생은 학교 대신 사회를 선택한 겁니다. 학교 대신 사회를 선택한 게 나쁜 건가요? 인생을 혼자 자립해서 살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에요.'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김제동의 말대로 이런 선택은 다르지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사회를 살펴보면 대학교에 가더라도 사회를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대학교에서 졸업을 유예하면서 취업에 매달리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준 '해야 하는 일'을 쫓느라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한 채, 자기변명을 하며 회피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김제동의 톡 투유>에서는 '대학은 꼭 가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에 맞선 이 여학생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런 편견을 깨야 함을 말하면서도 나 자신이 '과연 나는 이 편견을 이겨낼 수 있을까?'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에 작은 용기를 얻으면서 그 여학생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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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김제동의 톡 투유>는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패널 최진기 선생님의 인문학적 사고로 바라보고, 그리고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의 자료를 통해 좀 더 명확하게 하고,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가 작은 휴식을 준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난 생각한다.
최진기 선생님께서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평적 관계로 그 만남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확실히 그렇다. 수직적 관계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우리 속 시원하게 얘기해보자.'고 해서 과연 얼마나 열린 이야기가 되고, 바뀔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런 수직적 관계 내에서도 만남과 대화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이미 우리 사회는 여러 번 바뀌어야 했다. '상담 프로그램'을 가진 군대와 학교는 진작 학교 폭력과 가혹 행위가 줄어야 했고, 국민과 소통을 거부하며 내집단을 고집한 박근혜 정부는 좀 더 좋은 결과를 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수직적 관계에서는 편견을 벗어난 대화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김제동의 톡 투유>는 수평적 리더십을 가진 김제동이 이끌기에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고, 모두 거리낌 없이 솔직한 마음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정말 멋진 프로그램이다.
아직 이 프로그램 <김제동의 톡 투유>를 보지 못했다면, 꼭 한 번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일요일 밤에 시간이 되지 않는다면, JTBC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다. 언젠가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김제동의 톡 투유> 프로그램을 들을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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