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내가 이런 바지를 입고 외출을 했었다니!
- 일상/일상 다반사
- 2015. 6. 20. 07:30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한테 지적 당하고 나서 안 내 바지 상태… 헉!
사람은 누구라도 작은 실수로 창피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되고는 한다. 자신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일을 주변 사람의 지적으로 알게 될 때다. 예를 들면, '어? 너 티셔츠 이상한데? 거꾸로 입은 거 아니야?'이라는 지적을 받고 티셔츠를 거꾸로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같은 경우 말이다.
그 이외에도 우리는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기 전까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여러 경험을 한다. 음식점에서 신발을 벗었다가 구멍 난 양말이나 짝짝이로 양말을 신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후다닥 발을 감추거나 실수로 현관에 놓여 있던 두 켤레의 신발을 한 짝씩 신고 왔던 그런 경험 말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아침 일찍 등교할 때는 꿈에도 모르다가 체육 시간에 신발을 신으려다 내가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적이 있었다. 그때 스스로 '내가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야! ㅋㅋㅋ 미치겠다.' 하면서 웃다가 체육 시간에 멍하니 있어야 했다.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아마기 브릴리언트파크
숨기고 싶은 흑역사 중 하나지만, 당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탈 때도 참 얼마나 머쓱했었는지…. 그래도 생각보다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주변 사람이 발밑을 보는 경우는 아주 드물어서 굳이 종종걸음으로 다닐 필요는 없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참 바보 같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런 창피한 경험은 아무리 그때 얼굴을 붉히면서 '아. 바보 같아. 다음엔 절대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또 반복하기 마련이다. 양말을 신고 나갔는데 양말이 짝짝이라거나 식당에서 신발을 벗기 전까지 구멍 난 양말인 줄 몰랐다거나 같은 일은 너무 사소한 일이라서 그렇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나는 사소하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치명적인 경험을 했다. 실수로 엉덩이 부분이 찢어진 청바지를 아무것도 모른 채 입고 다녔던 거다. 청바지가 찢어진 사실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가 "노지야! 니 바지에 빵꾸(구멍) 났다." 하고 말했을 때 겨우 눈치를 챘었다. 얼마나 놀랐었는지!
구멍이 난 청바지, ⓒ노지
다행히 티셔츠 위에 걸친 반팔 와이셔츠가 바지 상단을 가려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움직일 때마다 흠칫 보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분명히 길거리에서 몇 명은 눈을 돌리다가 우연히 바지에 났던 구멍을 보고 남몰래 웃지 않았을까? 그런 상상을 하면 글을 쓰는 지금도 창피해진다. (///)
지금 생각해보면 작년에 저 청바지에 구멍 난 사실을 알게 되어 세탁하고 '다음에 수선해서 입어야지' 하고 옷장 구석에 놓아두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날 다른 입을 바지를 찾지 못해 이 바지를 입고 갔었는데, 이런 일이 또 벌어지다니! 역시… 사람은 실수할 수밖에 없는 생물인 것 같다.
위 사진이 구멍이 난 그 청바지다. 이것을 입고 다녔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다행히 사람이 많은 곳은 거의 다니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최악의 하루가 될 뻔했다. 도대체 이렇게 보이지 않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내가 이런 바지를 입고 외출했었다니!
|
사람은 그렇게 실수를 하면서 웃고, 창피해 하고, 화를 내면서 사는 존재인 것 같다. 아무리 완전무결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허점이 있기 마련이듯이, 우리는 일상에서 완벽하게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순간에 자신을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 이 사건을 겪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가만히 앉아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종종 양말을 짝짝이로 신었거나 조금 특이하게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다. 음식점에서 계산할 때에도 옆 테이블에서 '아, 카드 안 들고 왔어! 어떡하지? 너 현금 있어?' 하며 심각하게 대화하는 일행도 종종 볼 수 있다.
어쨌든, 구멍 난 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돌아와서 창피함에 끙끙거렸던 하루. 그래도 포스팅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가 생겼다면서 만족하면서 그날에 겪은 추억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역시 포스팅 작가는 어떤 경험이라도 글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존재일까? 아하하.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