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1주기, 여전히 '대한민국호'는 침몰 중

여전히 침몰 중인 '대한민국호'에 탑승한 시민과 선원들


 벚꽃과 개나리, 매화 등의 다양한 꽃이 피며 생명의 생기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계절이다. 화려하게 우리가 사는 도시를 장식했던 벚꽃과 개나리와 매화 등의 꽃이 서서히 지고, 이제는 점점 더워지는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봄이 가고, 그렇게 우리에게는 다시 여름이 찾아오고 있다.


 원래 4월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약간 들뜨는 시기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의 열기가 서서히 오르는 시기이고, 5월 어린이날을 비롯해 여러 휴일이 다가오는 설렘을 느끼는 시기이고, 수학여행을 비롯한 작은 여행 일정이 달력에 언제나 별표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2015년에 우리가 맞이하는 4월은 그런 기분이 솔직히 가볍지만 않다. 작년 4월 16일에 우리는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 사건은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에 상처가 되어 눈물을 흘리게 하고, 아직도 슬픔으로 가득 찬 아우성을 지르게 하고 있다.


 '세월호'이라는 이름의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과 여행을 가던 가족, 군대에 입학하기 전에 여비를 벌기 위한 청년, 일을 하기 위해서 화물차와 함께 가던 아저씨… 갖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작년 4월 16일에 비통한 슬픔을 껴안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1주기가 되었다.


세월호는 아직도 진행형, ⓒ노지


 세월호 침몰 사건은 아직도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는 많은 사람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했지만, 우리 사회는 그 피멍 든 가슴을 부여잡고 우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다. 우리 사회는 그들을 '유귀족'이라면서 매도하고, '종북'이라면서 뺨을 때렸다.


 처음에는 모두가 그들을 위로하면서 도와주고자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세월호 사건에 '정치'가 개입하면서 대중적인 공감을 샀던 세월호 침몰 사건은 '불신'과 '화'만 남는 이상한 사건으로 변질하고 말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하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꼬인 매듭은 오늘 1주기를 맞이하는 2015년 4월 16일에도 여전히 풀지 못한 채로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아직 구조하지 않은 이유와 정부 기관의 잘못에 대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에 관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지만, 정부 기관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언제나 보여주기 식으로 그들을 위로한다는 말만 할 뿐,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가만히 있으라.'이라고 고함을 치면서 그들의 입을 다물게 하고, 여론이 등을 돌리려고 하면 '돈'을 언급하면서 다시 비판의 각도를 바꾼다.


세월호 농성, ⓒ노지


세월호 농성, ⓒ노지


 세월호 침몰 사고 1주기를 맞이한 우리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나라의 대통령이 1주기를 맞이하는 날에 남미로 해외 순방[각주:1]을 간다는 소식과 나라에서도 위로해주지 않는 세월호 가족을 타국에서 온 손님이 위로해주는 상황을….


 오드리 헵번의 손녀와 아들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세월호 추모 숲을 조성하는 데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각주:2],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각주:3]은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정치인이 진실한 마음으로 만나주지 않는 피해자 가족을 만나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었다.


 세월호에서 아이들을 구하느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의인들을 추모하는 우표[각주:4]가 미국에서 발행되었고, 한국은 여전히 그들에게 매몰차게 대하고 있다. 아이들을 다 구하지 못했다며 어떤 아저씨는 자해하고, 우울증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어도 당국은 손을 놓고 '어쩌라고?' 할 뿐이다.


 이런 기막힌 현실은 우리 한국이 마주한 현실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 기관에서는 안전을 챙기기 위해서 많은 것을 바꾸고, 개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빈 깡통이 요란한 것처럼 시끄럽게 떠들기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시행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악화만 했다.



 우리는 지금도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에 탑승한 채, 배가 기울여지는 속수무책으로 모습을 보고 있다. 배를 책임지는 선장과 선원들은 '안전하다'면서 자신들은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고, 시민들은 자기들끼리 편을 나누어서 다투고 있다.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배에 있는 구조선은 비리와 탈세로 엉망이라 작동되는 것이 거의 없고, 선원 또한 뇌물 리스트에 오르면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도대체 이 대한민국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다시 중심을 똑바로 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이렇게 점점 더 기울여져 결국 많은 시민이 희생되게 될까?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는가'에 달렸다. 배의 운항권을 가진 사람들은 내부 분열 속에서 서로 다투고 있고, 일반 시민은 내부다툼에서 쏟아지는 갖가지 이슈에 눈을 돌리면서 침몰하는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모두 바보가 되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소리 없는 신음을 내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1년. 한국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을 죄인으로 몰면서 스스로 포기하게 하려고 했지,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러난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서 또 한 번 물타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 지금 당신의 눈은 어디를 보고 있는가? 당신이 보는 곳에 답이 있을 것이다.



  1. [한겨례] 4월 16일 세월호 1주기에… 대통령은 출국한다 : http://goo.gl/ZUQS1C [본문으로]
  2. [SBS 뉴스] 오드리 햅번 가족, 세월호 '기억의 숲' 나무 심어 : http://goo.gl/4cL3o3 [본문으로]
  3. [오마이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어떻게 해결됐나요" : http://goo.gl/Dk90QE [본문으로]
  4. [허핑턴 포스트] 세월호 영웅들의 추모 우표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 http://goo.gl/mt7OLN [본문으로]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1)

  • JB
    2015.04.16 16:18

    1년 전 오늘, 우리는 참담한 광경을 목격했고 이는 말씀하신 대로 우리 나라 현재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줬습니다. 한국호는 침몰중이고 앞으로 더 깊숙이 내려갈 것이고 완전히 가라앉아 부표만 남겠죠. 그 과정에서 선원들은 모두 빠져나가 명줄을 유지할테고 의인들처럼 국민을 돕다가 희생당하는 분들도 생길 겁니다. 아무 죄 없는 국민들을 맞이하는 건 죽음 뿐이죠.

    만약 내 새끼가 저렇게 허망하게 죽음을 당했다면 난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유가족분들 상상 이상으로 잘 참고 계신 겁니다. 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는 기생충만도 못한 것들 반드시 그놈들 가족에게 이런 불행이 닥치기를 예수와 석가의 이름으로 바라 마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