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공룡 팬입니다.
- 일상/사는 이야기
- 2015. 1. 23. 07:30
봄보다 더 기다려지는 프로야구 개막일, 야구 시즌 기간은 '야구 하는 날과 쉬는 날'
2015년을 맞이한 내게 가장 즐거운 스포츠는 야구이지만, 나는 처음부터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다. 야구에 흥미를 두기 시작했던 건 우리나라의 야구 대표팀이 WBC( World Baseball Classic)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던 나는 그해 대회가 끝나고 나서 일본에서 활약하는 이승엽, 임창용 두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야구'라는 스포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한국 국내 경기는 한국 시리즈 삼성 경기만 챙겨보았었는데, 이는 엄마가 삼성 라이온즈의 팬이라 한국 시리즈가 하는 날에는 언제나 TV로 야구를 보았기 때문이다. 한국 야구를 보면서 '우리 한국 야구 응원 문화는 일본 야구나 미국 야구 응원 문화와 비교하면 너무 시끄러운 것 같아.' 등의 생각을 하면서 왜 저렇게 난리법석을 떠는 건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편견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런 편견을 벗고, 한국 야구를 즐겁게 보기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그건 바로 마산에 새로 생긴 야구 구단 NC 다이노스였다. 'NC 다이노스'이라는 신생팀이 과연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나는 호기심으로 NC를 응원하면서 야구를 시청했다. 역시 어떤 스포츠라도 응원하는 팀이 생기면 몰입하게 되고, 열정적으로 변하게 되듯이 나는 야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내가 거주하는 경남을 연고지로 하는 팀이라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신생팀이 1군 무대에서 승리 한 번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탄식을 자아냈다. 그래서 '제발 오늘은 1승만 하자. 수비만 잘하면 이길 수 있다!' 하고 TV 앞에서 말하면서 열심히 응원했었는데, NC가 LG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는 그 순간에 "드디어 이겼다!!!" 하며 환호성을 질렀었다.
ⓒ엔씨 다이노스
첫 승리 이후 나는 더 열심히 야구를 보면서 NC를 응원했다. 그리고 2013년 7월에는 추락 사고로 장기간 입원을 하게 되면서, 나는 병원에서 저녁마다 야구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는 책을 읽고, 오후에는 야구를 보고. 이게 병원에서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낙이었다.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공포심을 잊을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두 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병실은 개인실이었기 때문에 혼자 야구를 보는 데에 무리가 없었고, 자주 지면서도 늘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NC 다이노스의 모습은 큰 힘이 되었다. 그렇게 2013년 한 해 중 7월, 8월, 9월, 10월을 병원에서 보내면서 완전히 팬이 되었고, 그렇게 늘 눈으로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오늘 야구'를 머릿속에 떠올린 것이 발목 상처 치유에 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서도 '운동하는 상상만 하더라도 건강 증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었었는데(링크) 아마 2013년에 가장 큰 위기였던 내게 건강 증진 효과를 줄 수 있었던 건 NC 다이노스가 보여준 야구의 힘이 아니었니 싶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나는 줄기차게 NC를 응원했고, 2013년 첫 시즌을 7위로 마치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에게 '우리 엔씨가 꼴등 안 했다. ㅋㅋㅋ' 하며 즐거워했다.
ⓒ엔씨 다이노스
그리고 시작한 2014년 시즌. 2014년 한 해 즐거웠던 날은 모두 집에서 TV로 엔씨 다이노스 야구를 시청한 날이었다. 이전에는 그냥 빨간 날만 기다려졌었는데, NC의 야구 시합을 챙겨보기 시작하면서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NC가 야구 시합을 하는 날이 되었다. 2014년 한 해 열심히 응원했던 엔씨가 창단 2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을 하면서 즐거워했고, 조기 탈락에 아쉬움을 가득히 느꼈었다.
지금 2015년 1월을 보내고 있는 이 시기에 내가 가장 기다리고 있는 날은 3월 28일부터 시작하는 프로야구 개막일이다. 이제 100일도 남지 않은 프로야구 개막일. 올해는 10구단 KT(갑질 구단)도 합류하면서 야구 일정은 더 길어졌다. 덕분에 하루에 야구 경기를 두 번이나 볼 수 있는 날이 생긴다고도 하는데, 다른 팀과 상관없이 가장 먼저 체크를 해야 하는 건 역시 엔씨 다이노스의 시합이다.
비록 마산 구장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직접 현장 응원을 가지 못하지만, 집에서 늘 TV를 통해 보면서 올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야구팬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이 야구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림의 일정은 한 달이 'NC의 시합이 있는 날'과 'NC의 시합이 없는 날'로만 나누어진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다. '오늘 야구 일정이 있나, 없나?' 이게 3월 말부터 가장 중요한 일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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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응원하는 팬이 많아지고 있는 NC 다이노스. 엔씨가 이 정도로 성장하는 데에는 구단과 선수들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L 구단처럼 프런트와의 불화도 없었고.) 엔씨를 응원하는 팬들도 데뷔 첫해에 무리하게 극성을 부리지 않고, 연패하더라도 함께 응원하면서 마산의 야구 문화를 보여주면서 열기를 더 해주었다. 덕분에 엔씨는 연패를 딛고, 훌륭하게 승리를 거두면서 창단 2년 만에 무서운 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NC는 여전히 안팎으로 많은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새 구장이 겨우 마산 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 하기로 정해졌지만, 진해와 갈등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알고 있다. 부디 마산 종합 운동장에서 신축 리모델링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부채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도 깔끔히 정리되어 NC 다이노스를 응원한느 팬들이 '엔씨가 떠날지도 몰라.'라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응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1월에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겨울이 가고 다가올 초봄을 맞아 개최되는 프로야구 시즌이 정말 기다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엔씨는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는데, 올해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외국인 투수 한 명이 줄었지만, 김경문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엄마와 약속했던 대로 한국 시리즈에서 삼성과 엔씨가 맞붙어서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생겼으면 좋겠다.
아무튼, 정말 기대된다! NC의 슬로건대로 올해도 거침없이 가자! 아, 빨리 3월이 오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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