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마지막, 내가 내게 보내는 작은 편지
- 일상/사는 이야기
- 2014. 12. 31. 07:30
시간이 지나면 과거가 될 내가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내게 보내는 편지
오늘 12월 31일이 지나면, 2014년이라는 한 해는 끝이 난다. 내일부터는 새로운 달력으로 날짜를 셀 수 있는 2015년 1월 1일이 시작한다. 지난 2014년 한 해를 돌이켜보면 나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 질문 중에서 '과연 나는 2014년 한 해 동안 정말 열심히, 정말 똑바로 살았을까?'는 질문에 확신을 담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정말 열심히 똑바로 살기 위해서 노력했던 걸까?
오래전부터 나는 종종 생각했다. 나는 언제나 무엇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늘 말로만 그치는 바보라고. 지난 2014년 한 해에도 2014년 새해의 목표와 비전을 블로그에 게시하고, '그래, 이번 한 해는 더 열심히 해보자!' 하면서 각오를 다졌지만, 역시 세웠던 목표 중의 절반밖에 이루지 못했다. 몸무게는 오히려 더 늘어나 버렸고, 문학 공모전은 잊고 있다가 신춘문예에 도전도 해보지 못했다.
가지고 싶었던 물건 몇 개를 사는 데에 성공했지만, 솔직히 지금 이 물건들은 '내게 꼭 필요한 것이었나?'라는 질문에 속 시원하게 대답할 수가 없다. 매번 어떤 행동을 하고 후회하지만, 막상 경제적인 부분이 작용하는 것에는 훨씬 더 후회되는 것 같다. 2014년 한 해는 내게 그런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해보고 싶은 몇 가지를 해봤지만, 도전하지 않은 것이 더 많았고, 쓸데없는 짓을 너무 많이 한….
사람은 다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이런저런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좀 더 다르게 살고 싶었다. 좀 더 내게 엄격하고, 좀 더 내게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어렸던 시절에는 후회밖에 남지 않는 인생이었다. 조금도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 지금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웃고, 할 수 있는 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었지만, 역시 2014년도 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침 해(1), ⓒ노지
이런 내가 바보 같아서 "멍청한 녀석!"이라고 화를 내고 싶지만, 화를 내는 건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어버리면 결국 다치는 건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2014년 한 해 동안은 늘 블로그에 올린 내 목표와 내 다짐을 쓴 글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면서 오늘은 어제보다 더 후회 없이 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게 지금에서는 너무 아쉽다. 그리고 아마 나는 이 행동을 년도가 바뀌는 내일도 크게 고치지 못할 것 같다. '내년에는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기를!'하는 마음으로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역시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하게 되는 행동과 생각은 이런 다짐과 상관없이 일어나게 되니까. 그래서 내가 사는 세상도 사람들이 욕을 하지만, 결국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닐까?
사람은 '항상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내일은 무엇을 해야지.' 하면서도 내일이 되면 금세 까먹는다. 알리바바의 마윈은 "많은 젊은이가 저녁에 수많은 길을 생각하다가도 아침이 되면 가던 길로 갑니다. 창업은 당신의 훌륭한 이상과 생각에 달려 있지 않고,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그것이 옳다고 증명될 때까지 전심전력을 다 해 행동하세요."라고 말했다.
과연 나는 내가 가진 항상성을 이겨내기 위해서 전심전력을 다 해서 행동했을까? … 아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가지 내 주변에 쳐진 울타리를 넘기 위해서 도전하지 못했다. 그저 늘 하던 방식으로 하고자 했을 뿐이고, 어떤 때에는 방황하면서 '아, 어떻게 하면 좋지?'이라는 고민을 했고, 어떤 때에는 내가 하는 일의 즐거움조차 잊은 채… 덧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정말 멍청한 시간이었다.
2014년의 마지막 12월 31일을 앞두고 또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내년에 나는 올해의 나와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얼마나 믿는지,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옳다고 증명될 때까지 전심전력을 다 해 행동할 수 있는지에 달렸을 것이다. 지금도 머릿속으로는 그것을 똑똑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나는 2014년의 절반 이상을 바보처럼 보낸 걸까?
아침 해(2), ⓒ노지
뭐, 지금에 와서 이런 고민을 해보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나쳐버린 과거를 떠올리면서 후회만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여러 책을 통해서 배웠으니까. 내일이면 과거일 오늘이 기적이기에 지금 이 순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 한다. 단지 그것을 가슴에 새기고, 2015년 새해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걸로 끝이 나기 싫으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욕심이 얼마나 큰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 욕심도 있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욕심도 있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이것저것 다 저질러보고 싶기도 하지만, 나는 그런 용기를 갖추지 못했다.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에서 나는 그냥 가만히 계획만 세우는 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짓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런데도 이 모양이라는 게 참… 한심스럽다.
나도 잘 알고 있다. 빌어먹을 이 세상이라는 게 언제나 모든 것을 받아 들여주는 말랑말랑한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 눈앞에 놓여있는 커다란 과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에 큰 제약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이것도 변명일까? 그래,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나는 무서운 거다. 실패가 무섭고, 다른 사람의 조롱이 무섭고, 비난이 무서운 거다.
지금도 눈만 감으면 어릴 때부터 들었던 그 갖은 조롱과 비난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지금도 눈앞에서 나를 보고 웃는 사람이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나를 비웃는 것 같아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나는 내게 그런 확신을 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더욱 어떤 행동에 대해 소극적으로 하게 되고, 바깥보다 안을 위주로 크고 작은 도전을 하게 되는 것 같다.
2015년 한 해는 이런 나의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고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것 이상으로 해내고 싶지만, 지금의 방향에는 그것이 최선일 것이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만들기 마련이고, 지나치게 빨리 달리려고 한다면, 고꾸라져서 평생 달릴 수 없는 몸이 될 수도 있으니까. 지금도 평생 달릴 수 있는 발을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건 천천히 걸어가는 것밖에 없다.
"다른 사람과 나의 행운을 비교하지 마세요. 나는 다란 사람들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그들보다 끈기가 더 있었을 뿐입니다. 가장 어려울 때에 나는 남들보다 1, 2초를 더 견딜 수 있습니다." _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강의
아침 해(3), ⓒ노지
내년의 목표는 거창하게 세우지 말자.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크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가볍게 생각하고 일을 넌지시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 그게 좋을 것 같다. 지금도 몇 가지 구체적인 목표는 가지고 있지만, 내가 세운 목표는 모두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목표들이다. 이건 목표라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목표는 높아야 한다고 하는데, 너무 낮은 목표일지도 모르니까.
내년에 만기가 되는 15만 원 적금을 30만 원 적금으로 바꾸고, 몸무게를 80kg으로 줄이고,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일주일에 두 번은 인터넷 서점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일주일에 15시간은 피아노 연습을 하고, 공모전에 도전해보는 등의 목표는 말이다. 그냥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목표다. 어느 정도 참을성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하고, 실천력이 필요할 뿐인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딱 이 정도가 적당할지도 모르겠다. 블로그에 모든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내게 더 크게 무엇을 하겠다고 하는 건 조금 현실성이 떨어질 테니까. 그래도 몇 가지 추가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역시… 무슨 일이 있어도 내년에는 종이책을 내고 싶은 것일까? 다른 사람에 비해 콘텐츠 작성 능력도 떨어지고, 무엇을 할지도 아직 잘 모르는 내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작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그리고 대원씨아이에서 발행하는 만화 애니메이션 잡지인 뉴타입에 글을 기고할 수 있게 되면 좋겠지만, 어떻게 방법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만화와 라이트 노벨,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하는 내가… 일부 글을 작성해서 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지금도 라이트 노벨 블로그에 매달 15권가량의 라이트 노벨 구매해서 읽고 감상 후기를 올리고 있는데, 과연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특정한 분야에 재능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이크로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특정한 분야의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 딜버트 시리즈를 그린 만화가 스콧 애덤스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만화가로서 필요한 모든 재능을 다 갖추지는 못했으나 성공했다.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은 예술적 재능, 기본적인 글쓰기 능력과 평범한 유머 감각, 그리고 기업 조직 문화에 대한 약간의 경험만 있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딜버트 시리즈는 네 가지 기술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성공작이다. 세상에는 더 훌륭한 예술가, 더 똑똑한 작가, 더 유머러스한 사람, 그리고 더 노련한 사업가들이 많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여러 가지 능력을 하나로 모아 내는 데서 큰 가치가 창조된다.
즉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일을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재주들 가운데 남들에게 유용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재능과 재주들을 어떻게 잘 결합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그런 방향으로 되지 않는다면, 책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를 통해 읽을 수 있는 글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하고, 블로그를 통해 좀 더 넓은 분야를 개척하는 일이 될 테니까. 비록 최고가 아니더라도 이 일을 즐기고 있으니 어떻게 계속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하나의 답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
2015년에 해결해야 할 큰 문제 중 하나는 역시 대학이 될까? 나는 대학에 딱히 비전을 두고 있지 않아서 아직도 '왜 다녀야 하는가?'는 질문에 답을 찾지 못했다. 한 해 더 휴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휴학을 신청하기는 하겠지만, 과연 나는 2016년에도 대학을 다녀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2015년에 찾지 못하는 한, 나는 어느 부분에서는 멈춰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꼭 이 질문에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내년의 나, 꼭 찾으라고!
그래,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하느라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것저것 되는 대로 해보면서 답을 찾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그저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즐겁고, 가치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새해 가지는 작은 소망이다. 그리고 과거가 될 오늘의 내가 내일 찾아올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내게 할 수 있는 말은 '후회해도 행동하고 하자.'는 말인 것 같다.
이런 말은 지금도 쉽게 이렇게 글로 칠 수 있다. 말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실천이 될지 말지는 내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고민을 형식이 갖춰지지 않은 글로 블로그에 올린다. 적어도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이 글은 공개되어 있을 것이고, 내게 더 강한 의지를 갖출 수 있게 해줄 테니까. 2014년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이 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는 2015년에는 책을 소개하는 영상이나 라이트 노벨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수 있을지 없을 지인데… 이 문제는 정말 글로 이야기하는 것도 무섭다. 한 번은 해보고 싶고, 이 분야로 발을 넓힐 수 있다면, 분명히 내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아니, 지금의 내게 용기가 나지 않는다.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같은 외모와 목소리로 과연 그런 일을 할 수 있을지….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하면 외모는 상관이 없다. 남자의 재능은 용모와 반비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강의)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이 분야만큼은 여러 가지로 힘들다. 마윈의 윗글을 읽어도 한숨만 나온다. 2014년 한 해도 그냥 무턱대고 참가해본 포럼이나 올해의 책 시상식 같은 행사가 있었지만, 군중 속에 섞이는 일이라 가능했다. 그러나 내 모습을 보여주고, 해야 하는 일은 역시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글로 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이 분야에 대해서는 더 고민해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책 <유튜브 마케팅 가이드>를 읽어보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지만, 역시 실천이 잘 안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용기가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이래저래 사람들의 발로 차인 기억은 너무 아프게 남아있다. 이것을 넘어서야 더 빠르게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과연 2015년의 나는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문제는 내년의 내게 넘기고 싶다.
2014년의 갈림길에 서 있는 내가 과거의 나와 내일의 내게 할 수 있는 건 겨우 이 정도인 것 같다. 그냥 열심히, 전심전력을 다 해서 사는 수밖에 없다. 그게 인생이다. 비록 남과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어 흔들리고, 방황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을 즐길 수 없는 한 웃을 수가 없을 테니까. 어제 힘들었던 것처럼, 오늘도 힘들었고, 내일도 힘들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 꿈을 잊으면 안 된다.
내일의 나, 힘내자!
아무리 누군가가 '절대 될 리 없다, 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상식을 들이대며 이야기할지라도 과감하게 도전하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로 노력하라. 매일매일 굉장한 근성을 가지고 새로운 방법과 수단을 찾는 데 몰두하라. 경영자에게 승리를 쟁취하기까지 끝없이 싸우고자 하는 투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불타는 투혼을 지녀라)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