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탄 KTX 좌석이 이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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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내심 불안한 KTX의 깨진 겉 유리창


 2014년 한 해는 우리나라에 정말 크고 작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한 해였다. 특히 어느 해보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는데,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또 벌어진 판교 붕괴 사고는 사람들이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에 충분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이 곳곳의 안전 문제를 지적했고, 지자체는 그 안전 문제를 점검하고 보수하기 위한 투자를 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여러 문제가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지금 서울 송파구에서 볼 수 있는 제2롯데월드와 관련한 일이 아닐까? 제2롯데월드는 이미 건설 초기부터 싱크홀 논란과 함께 많은 문제가 지적되었는데, 지금은 아쿠아리움의 누수 문제와 함께 지하철 내에서도 누수가 발생하면서 사람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거다.


 더욱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국 원자력 발전소를 해킹한 한 집단에 의해서 원전에 대한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은 2014년 마지막도 '안전'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많은 사람이 원전의 안정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지만, 한국은 언제나 '안전하다'는 말 일색이었다.


 하지만 한국 원전이 종종 멈추기도 했고, 뉴스에서도 원자력 발전소의 납품 비리나 여러 크고 작은 사고가 보도되기도 했다. 애초에 한국 사람들은 한국 원전에 대해 100% 신뢰를 하지 못한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원자력 발전소가 해킹까지 당하면서 정보가 공유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과연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걸까?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길거리를 가다 보면 움푹 파여진 길이 있어 위험하거나 KTX를 탔는데, 창문이 깨져 있거나 하는 일이 말이다. 나는 어제 12월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YES24 올해의 책 시상식 2014>에 참석하기 위해서 서울로 향하는 KTX를 탔었다. 그런데 내가 탄 좌석의 창문의 외부 유리창이 깨져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처음엔 데코레이션인 줄


무언가에 맞아 금이 쫙 가버렸다


남은 건 비상창 유리


이렇게 달려도 괜찮나?


 위 네 장의 사진이 바로 그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처음에는 '어? 크리스마스라고 눈 결정을 장식했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유리창에 모두 금이 간 것이었다. 이중 유리라서 안은 괜찮았지만, 바깥은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이거 깨져 있는데…이거 괜찮나요?" 하고 물어보았었다.


 그러니 승무원은 "네. 안이 아니라 바깥 유리가 깨진 거라 괜찮습니다. 아마 위에서 알고 있을 텐데…." 하면서 지나갔다. 이중 유리라 안의 유리가 깨지지 않는 한은 이상이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조금 불안했다. 그래서 다른 승무원이 왔을 때에도 똑같이 물어보았고, "이거 원래 고치는 작업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물어보니 승무원은 "서울역에 도착하면 할 예정입니다."이라는 대답을 해줬다.


 구포역에서 서울역까지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동안 이런 상태로 가야 한다는 건 조금 그랬다. 더욱이 일부러 창밖 풍경을 보면서 가려고 창측 좌석을 선택했던 건데, 유리가 이렇게 깨져 있는 바람에 창밖 풍경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앞좌석의 유리를 슬며시 보면서 '어, 밖에 눈이 와 있네?' 하는 정도로 경치를 볼 수 있었을 뿐…. 하아, 이러면 창측 좌석을 선택한 이유가 없는데!


 아무리 당장 안전상으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거는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겨우 한 좌석에 유리창이 깨진 것만으로 KTX를 정지해서 고치고 간다는 건 시간과 비용적 측면에서 손실일 것이다. 하지만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해서 작은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좌석에는 사람이 앉지 못하게 한다거나 기존 좌석 손님의 좌석을 교체해주는 식으로 말이다.


 개인적인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했다. 이런 좌석에 앉아서 서울역까지 간다는 건 꽤 찝찝한 일이다. 차라리 좌석을 바꾸어 주었다면 조금 더 좋은 대처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이런 분야에 대해 조금만 더 배려해줬다면, 더 좋은 코레일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작은 배려에서 감동하는 법이니까.



 당시에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었는데,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에 선로에 있던 자갈 파편이 튀면서 유리창이 파손되었고,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최고 속도를 낮춰 부산까지 운행했었다고 한다. (링크)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고, 이번에는 그냥 외부 유리창만 깨진 거라 그냥 가볍게 넘어간 것 같다.


 그러나 안전 문제는 '괜찮겠지.' 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것이기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세월호 사고도 '매번 그렇게 했으니 괜찮겠지.'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발생했고, 환풍구 붕괴 사고도 '매번 사람들이 올라갔었는데, 크게 문제가 되겠어?'이라는 사람들의 안일한 생각에서 발생했다. 결국, 모든 안전 문제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원인이 되는 것이다.


 비록 이번에 내가 타고 갈 때에는 내부 유리창까지 깨지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다음에 또 그럴 것이라는 법은 없다. 타고 갈 때에도 금이 가 있던 외부 유리창에서 나는 소음이 간간이 신경이 쓰이기도 했는데, 다음에는 이런 좌석에 앉은 손님들에게 '좌석을 바꿔드릴까요?'이라는 질문을 통해 좀 더 모두가 기분 좋을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


 2014년 한 해는 우리나라 한국에서 그 언제보다 안전이 중요한 한 해였고, 2014년 12월에 터진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건은 사람의 존중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내년에는 더 안전하고, 더 사람의 존중과 배려가 실천되는 2015년이 되기를 빌어본다. 이번 새해 일출을 보면서 빌 소원은, 바로 그 소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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