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공황장애, 연예인이라는 빛에 감춰진 그림자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12. 26. 07:30
아파도, 힘들어도 사람들 앞에서 웃어야 하는 연예인들의 슬픈 그림자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우리 시대에서 '공무원'이라는 직업과 함께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다.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눈앞의 현실을 보면서 계획적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아이들은 '공무원'을 장래희망 질문지에 답을 써넣고, 그저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에 반해 서투른 꿈을 꾸는 아이들은 '연예인'을 장래희망 질문지에 답을 써넣는다.
이 글을 읽게 되면, 어떤 사람에게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현실을 보지 못한 채 허황한 꿈에 빠져 있다고 들릴지도 모른다. 뭐, 어느 정도 그런 생각도 있기에 그 의견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꿈이 '연예인'인 아이들은 연예인들이 무대 위에서 빛나는 모습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하' '호호' 웃는 모습을 보면서 연예인을 꿈꾸는 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을 동경하는 것과 같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정말 멋진 직업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일인만큼 그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 뭐, 연예인이 아닌 내가 뭐라 말하기도 그렇지만, 이미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그들의 사적인 이야기는 '이미 개인의 사생활은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연예인이라는 이름은 빛나기도 하지만, 금방 빛을 잃어버릴 수 있는 별똥별 같은 직업이니까.
김구라와 김준호
특히 그들은 속이 활활 타고 있음에도 사람들에게는 빛나 보이는 존재로 있어야 한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더라도 내색을 잘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에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연예인 김구라가 공황장애로 입원했었다는 소식과 코코 엔터테이먼트 대표 김준호와 함께 다른 공동 대표가 기업의 돈을 횡령해 해외로 도주했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김구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아내가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빚이 크게 지게 되었다는 것을 간간이 이야기하고 했었는데, 그럼에도 그는 방송 생활을 꾸준히 이어나갔다. 먹고 사는 일이 그런 일이니 쉽게 내색하지 못한 채, 평소의 모습으로 방송해야 돈을 벌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여러 심리적 불안을 동반한 스트레스는 조금씩 쌓여 공황장애가 입원을 해야 할 정도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김준호도 사정이 정말 아픈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1박 2일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의 프로 정신이 대단할 정도다. 동료 개그맨들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기획사를 차려 좀 더 개그맨들의 살림살이를 낫게 하고자 했던 그 사업의 공동 대표가 그런 배신을 해버렸으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럼에도 내색하지 않고 하는 모습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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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라는 직업은 그런 상황을 감수해야 하는 직업이다. 빛이 강해서 언제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위에서 빛나 보이는 것 같지만, 때때로 그들은 자신의 몸이 활활 타고 있음에도 웃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특히 그들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는 너무 강해 그들이 보여주는 슬픔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은 채, 빛 속에서 녹아 그들을 삼켜버리기도 한다. 비운이다.
"있지, 누가 그러는데, 여긴 차갑고 반짝이는 빛과 소리로 가득한 세계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는 묻혀버려서 아무에게도 안 들리지."
(하느님의 메모장 7권 中)
특히 다른 어떤 직업만큼 청렴을 강요받고, 무엇보다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직업이 또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특이점이기도 하다. 일부 연예인은 자신의 이름값에 취해 함부로 투자하다 거액의 빚을 지면서 파산 신청을 하거나 회생 신청을 하기도 하는데, 이건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단점 중 하나다. 가볍게 돈을 손에 넣으면, 무겁게 다칠 수 있는 게 돈이니까.
그래서 잘나가던 연예인 중 어떤 사람은 돈과 사람 관계로 완전히 무너지기도 한다. 과거 남자의 자격에서 얼굴을 보였던 윤정수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망해버린 신세였고, 신동엽도 사업 실패로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화려하게 빛나지만 쉽게 무너지는 모래성이라는 거다. 보수조차 제때 할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모래성.
연예인이라는 반짝이는 이름표 뒤에 감춰진 그림자를 보지 못하면, K팝스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과거의 잘못이 드러나거나 악성 루머가 퍼져 평생 십자가를 등지고 살아야 한다. 뭐, 자신의 잘못을 비로소 인지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무턱대고 연예인의 한 모습만 보며 동경하지 말자. 그들도 한 명의 사람이고, 하나의 직업인데, 어려운 일이 없을 리가 없을 테니까. (추잡스러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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