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총이 있었다면, 나는 쏘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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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에게 관대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나라, 대한민국은 정상인가요?


 우리나라는 범죄자가 살기에 정말 좋은 나라다. 아니, 그냥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손에 쥐고 있는 돈과 권력이 많은 범죄자에게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고 말하는 게 옳은 표현일까? 강도가 높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수중에 돈과 권력이 있으면, 좋은 로펌의 판사 혹은 법관 출신의 변호사를 고용해 처벌 수위를 낮을 수 있고, 어떤 때에는 국가기관의 도움으로 가석방도 되니까.


 '유전무죄, 무전유죄.'이라는 말이 괜히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 된 것이 아니다. 그냥 대기업 회장들만이 직계 존속과 직계 비속에도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힘들다. 게다가 문제는 이런 고위층의 처벌에만 관대한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처벌에서 가해자에 대해 강한 처벌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술 마시고 했으므로, 고의성을 찾아보기 힘들기에 감형!", "직접적인 폭행을 하지 않았으므로 무죄!" 같은 판단이 정말 흔하다. 해외에서는 '있을 수 없는 판결'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흔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모자라 사람들은 그런 판결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일부 사람들이 판결 결과에 분노하더라도 그저 피해자의 고집으로만 보는 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윤일병 가해자 45년, ⓒJTBC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지독한 참사와 슬픈 범죄가 자주 발생했다.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세월호 사고를 제쳐 놓더라도, 우리는 윤 일병 사건과 임 병장 사건 같은 대한민국의 미친 사회를 보여주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건을 볼 수 있었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군 가혹행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해결 방안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얼마 전에 윤 일병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판결이 내려졌는데,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그들에게 내려진 판결은 '살인죄에 대한 사형'이 아니라 '상해치사에 대한 징역'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다시 기사를 읽더라도 이 글은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판결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람을 죽여놓고도 '살인죄'가 아니라 '상해치사'라니!


 세상이 이런 말도 안 되는 판결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판례를 살펴보면, 이런 말도 안 되는 판결이 상당히 많다. 간단한 예로, 아동 성폭행을 저지른 조두순 사건을 떠올려보자. 누가 보더라도 이는 '살인'에 해당하는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만 했다. 그런데 그는 겨우 징역형을 받았을 뿐이다. 게다가 곧 그는 출두한다.


징역 240년 선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국가에서는 이렇게 아동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징역 240년이라는 사람의 수명보다 더 긴 판결을 내린다. 얼마 전에 우연히 본 기사에서는 미국에서 아동 음란물을 촬영한 두 부부에게 징역 7500년이 내려졌다는 것을 읽어볼 수 있었는데, 그저 술 먹고 아동을 성폭행했다고 하면 '징역 12년' 같은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과 천지 차이다. (도대체 이놈의 나라는 무슨 이따위인지)


 이렇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강경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죄를 저지르는 것을 누가 무서워하겠는가! 특히 돈과 권력을 쥔 사람에게 법이라는 건 그저 쥐고 있는 돈을 조금 풀고, 손에 쥔 권력으로 전화를 조금 돌리는 것만으로도 '집행유예' 혹은 '무죄'까지 되어버린다. 이 세상에 정의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더 그런 것 같다. 이건 단지 나의 착각일까?



 어릴 적 내게 총이 있었다면, 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나를 끈질기게 괴롭힌 녀석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을 것이다. 이건 세월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만약 누군가 내게 총을 손에 쥐여주면서 '널 지독하게 괴롭힌 놈을 죽여도 넌 처벌을 받지 않는다.' 같은 권리를 준다면, 나는 지금도 망설이지 않고 당장 그놈을 향해서 총을 쏠 생각이 있다.


 내가 극단적인 예에 해당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피해자가 그렇게 가슴의 울분을 평생 삭이지 못하고 품고 살아간다. 피해자가 원하는 건 크지 않다. 가해자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가해자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가해자가 진심으로 피해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윤 일병의 가족은 판결 이후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했고, 난방비 비리를 밝혔으나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을 겪은 김부선도 비슷한 심경을 전했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피해자로 삶을 살았던 모든 사람이 비슷하지 않을까? 한 범죄에서 피해자가 되었음에도 오히려 가해자가 받을 손가락질까지 받아야 하는 이런 나라에서 누가 살고 싶겠는가?


 나라도 절대 이따위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을 거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정의라는 건 없고, 신이라는 것도 없다. 그저 이 세상은 자본과 권력을 중심으로 가진 자를 위해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오늘도 우리는 가지지 못한 자에서 벗어나 가진 자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며 이 사막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세상에 점점 무뎌져 간다. 이후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없었네.' 하면서 회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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